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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육군에서 복무중인 동생이 휴가를 나왔다. 오랫만에 만난 동생은 어느덧 상병으로 진급하여 나름 군인 포스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휴가는 지난번 육군에서 주최한 이벤트에서 받은 포상휴가였기에 더욱 반가웠다.
2009/08/03 - [가츠의 보물창고] - 육군에서 받은 포상휴가증과 넷북
동생은 자고 있는 내 옆으로 와서 연신 감사함을 표시하며 부비부비하였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특유의 군인냄새를 맡게 되었다. 이런 느낌이었구나. 나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려주고는 저멀리 쫓아내었다. 얼마나 잤을까? 배가 고파오기 시작하였다. 문득 얼마전 레뷰에서 받은 시식권이 떠올랐다. 피자헛의 신상품 코코넛 쉬림프 무료 시식권이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시식권을 챙기고는 동생에게 물었다.
"이봐 군바리!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한우!"
"노노! 너무 앞서갔어!"
"치킨?"
"업업!"
"설마? 피...피자?"
"코오올!"
나는 자랑하듯 시식권을 꺼내들고는 동생의 눈 앞에서 팔랑팔랑거렸다. 동생의 눈동자는 나의 손 끝을 따라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잽싸게 피자헛에 전화를 걸었고, 친절한 도우미는 30분내로 도착한다고 하였다. 휴대폰의 스톱워치를 가동시켰다. 1초라도 늦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그러나 20분만에 도착한 피자, 포스팅을 하기 위해 사진을 몇 장 찍어야 하기에 따끈따끈한 피자를 찍고 있었다. 동생이 다가와서는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저녀석 눈빛이 변했다. 2년전 군인이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 또한,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저런 좋은 눈빛을 가졌던 적이 분명히 있었다.
다시 피자의 훝어 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화려한 토핑들이 나의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일단 한눈에 보이는 통새우와 베이컨, 포테이토, 그리고 가열차게 뿌려놓은 이탈리아 고급 발사믹 소스와 허니레몬 소스가 식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일단 먹자!"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피자, 동생은 신나게 먹기 시작하였다. 먹는 와중에도 나는 동생에게 맛을 음미하며 먹으라고 하였지만, 그는 이미 무아지경이었다. 이대로는 하나도 남지 않겠어. 일단 나는 잽싸게 피자 한조각을 들었다. 핸드메이드 도우라서 그런지 쫄깃한 촉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게다가 얇은 도우는 풍부한 피자의 맛을 전해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얇은 도우에 가득 올려져 있는 각종 토핑과 치즈는 달콤한 맛의 향연이었다. 토핑의 무게로 인해 나의 손에 들려있는 피자는 급기야 휘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녀석 굉장히 유연해!"
게다가 한 조각에 기본 2, 3마리의 통새우가 어김없이 올려져 있었다. 문득 피자이름이 코코넛 쉬림프인데 도대체 코코넛을 어디 있는 걸까? 그 답은 새우에 있었다. 새우를 굽기 전에 달콤한 코코넛을 듬뿍 바른 것이었다. 어쩐지 일반 새우튀김 맛이 아니었다.
정확히 18마리가 올려져 있는 새우용사들은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었고, 나는 잽싸게 한마리를 구해서 그들의 흔적을 기억하였다.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새우는 보기만 하여도 너무 맛있어 보였다.
어느새 마지막 조각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였다. 군인에게는 뭐든 맛있지 않겠는가? 편의점에 파는 4900원짜리 냉동피자도 맛있을텐데 말이다.
"아우님! 입맛에 맞으셨는지 모르겠사옵니다?"
"최근 3개월간 먹은 것 중에 단연 으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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