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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레뷰에서 던킨도너츠의 신제품 캔들 브라우니 리뷰어를 모집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점심을 먹은지 한참 지나서였을까? 메일 속에 찍혀있는 캔들 브라우니가 너무 맛있어 보였다.
"먹고싶다~!"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레뷰사이트에 접속하여 신청을 하였다. 당첨자 발표까지는 자그마치 일주일이나 남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기도하며 기다릴 뿐...
"딩동~♪"
문자가 왔다. 하앍~! 리뷰어로 선정되었다. 나는 굶주린 배를 움켜 쥐고, 거리로 나갔다. 던킨 도너츠를 찾아야 된다. 그곳이 설령 지옥이라도 기필코 찾아 갈 것이다. 나는 가속페달을 더욱 힘껏 밟았다.
부아아앙~♪
얼마나 거리를 헤매였을까? 빛나는 던킨 도너츠 간판이 나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나는 그대로 드리프트 주차를 시도하였다.
끼이이익~♪
주차를 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나의 머리에 떡하니 설치되어 있는 불법주차 단속 카메라! 뭥미! 나에겐 5분이라는 시간 밖에 없다. 5분만에 물건을 사서 그 곳을 떠나야 한다. 매장 입구로 들어서는 찰나, 오늘의 주인공인 캔들 브라우니 형제가 나를 반겨 주었다.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무수히 많은 도넛들이 나를 유혹하였다. 하지만 너희들은 오늘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지갑을 놔두고 나다. 나는 휴대폰을 아르바이트생에게 들이대며 외쳤다.
"캔들 브라우니 주세요~!"
아르바이트생은 흡사 은행강도라도 본 거처럼 놀란 눈을 하더니, 빛의 속도로 캔들 브라우니를 포장하여 주셨다. 나는 받자마자 주차되어 있는 차량에 탑승하였다. 소요시간 3분 45초! 미션 클리어!
나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케이크가 왔어요~!"
"........."
아...아무도 없는건가? 나는 불 꺼진 거실을 뒤로 한 채, 주방으로 향하였다. 차라리 잘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마터면 단 한 장의 사진도 건지지 못하고, 레뷰 아저씨한테 반성문을 보냈을지도...
나는 조심스레 포장을 열었다. 급하게 꺼내다가 떨어트리기라도 한다면, 역시 또 반성문을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조심스레 식탁 위에 올려 놓았다. 리락쿠마 동생처럼 생긴 녀석이 나를 반겨 주었다.
"반가워~! 이제부터 너를 먹을거야~! 너무 원망하지마~!"
"........."
리락쿠마 동생이 초조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며, 칼을 손에 쥐었다.
"미안해~! 대신 고통스럽지 않게 단칼에 잘라주마~!
"........."
캔들 브라우니는 예상외로 부드럽게 잘렸다. 겉보기와는 다르게 부드러운 녀석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손으로 집어 먹을려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접시와 포크를 챙겨 왔다.
잘린 조각을 다시 3등분하여, 큼지막한 한 덩이를 입에 넣었다. 진한 초코릿과 촉촉한 브라우니의 만남이었다. 1906년, 지금의 브라우니라고 불리는 케이크의 제조법을 처음으로 공개한 보스턴 요리학교 교장선생님이 울고 갈지도 모르겠다. 생각보다 달지 않았고, 브라우니 사이에 발려져있는 크림의 맛 또한 일품이었다.
"오오~! 무언가 씹힌다~!"
자세히 살펴보니, 브라우니에 호두가 센스있게 자리 잡고 있었다. 나의 턱은 광속의 스피드로 연신 캔들 브라우니를 씹고 있었다. 아니 녹이고 있었다. 이런 종류의 케익이라면, 어느 정도 먹다보면 금새 물릴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문득,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 맛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
얼마나 먹었을까? 갈증이 났다. 나는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서 컵에 담았다. 신선한 우유를 마시자, 아직 입 속에 남은 캔들 브라우니의 맛과 어울려졌다. 우유마저도 달콤하였다.
나는 우유와의 조합에 반하였고, 아예 우유통을 꺼내 놓고는 본격적으로 캔들 브라우니를 먹기 시작하였다. 금새 동이 나버렸다. 이럴수가~! 나 혼자 다 먹어버렸다. 가족들이 알면, 나를 가만 두지 않을텐데? 나는 완전범죄를 위해 증거를 치우기 시작하였다.
그순간,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리락쿠마 동생은 나를 바라보며, 모든 것을 다 알고있다! 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녀석이 있는 한, 나의 안전을 보장 할 수 없다. 나는 슬며시 바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미안하다~! 이런 나를 이해해주렴~! 다음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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