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G
  • TAG
  • MEDIA
  • GUESTBOOK
 

가츠의 식탐이야기, 영덕대게 下편

가츠의 식탐이야기 2010. 3. 9. 06:05

반응형

"이번에는 확실한 거지?"

"응! 근데 일반 가정집인 거 같은데?"

"원래 이런 곳이 더 맛있는 법이야! 몰라? 진리임!"

"완전 기대된다!"

축산항으로 가는 차 안이다. 오리지널 영덕 대게를 먹고자하는 일념 하나로 수십여개의 가게가 밀집되어 있는 영덕을 뒤로 한 채, 말이다. 물론, 저 곳에서도 오리지널 영덕 대게가 있을거라 믿는다. 하지만, 기왕 영덕까지 온 거, 제대로 된 맛을 느끼고 싶었다.

上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다소 상황파악이 어려우니 먼저 살펴보시면 좋겠다. 아울러 오늘 포스팅은 99% 먹는 행위에 관한 글이다. 아직 식전이신 분들께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2010/03/07 - [가츠의 옛날이야기] - 가츠의 옛날이야기, 영덕대게 上편




"여기 맞제?"

"응! 잠만 전화해볼게!"

경호는 다시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집 안에서 아주머니께서 나오셨다. 후덕한 인상의 아주머니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며 집 안으로 안내하였다. 알고보니, 아주머니의 남편 분께서 대게잡이 선주이셨다. 오늘 새벽에 갓 잡아온 실한 대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우! 분위기가 완전 아늑한데!"

"아제들 한 12마리하면 되겠제? 내는 딱 먹을만큼만 준데이!"

"에이! 아지메 그런게 어딨는교! 일단 한번 줘보소!"




"마! 그런 걸로 배 채우지 마라! 이게 메인이 아니잖아!"

"야! 이것도 완전 생문어야! 다른데서는 돈 주고 사먹는거다!"

"얼레! 그러네!"

밑반찬부터가 죄다 현지직송이었다. 하긴 배타고 나가서 대게만 잡히라는 법은 없지 아니한가? 싱싱한 문어회와 생게장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순간, 맛있는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하였다. 아주머니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대게를 가지고 우리에게 오고 계셨다.




"이것이 오리지널 영덕 대게인가?"

"그렇다! 색부터가 다르잖아! 등은 주황색! 배는 흰색!"

"오호! 그렇군!"

"일단 맛부터 보자구!"




"눈 마주쳤어! 미안해!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잖아!"

나는 대게를 집어들고는 마지막 기념샷을 촬영해주었다. 사진을 찍고 동안, 이미 창환이와 경호는 시식에 돌입하였다. 그들의 스피드를 보자, 나 또한, 더 이상 여유롭게 촬영에만 임할 수 없었다. 근데, 대게를 정말 오랫만에 먹는지라, 순간적으로 먹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쪽쪽 빨아먹으면 되는건가?




"이거 어떻게 먹더라?"

"장난해? 일단 가위로 다리를 잘라! 그리고 다리 마디를 뽑고는 쪽 빨면 되잖아!"

"그럼 저건 모야?"

"남은 속살을 긴 포크로 살살 긁어내렴!"




"후루룩!"

경호는 설명을 하는 와중에도 쉴 새 없이 대게를 공략하고 있었다. 그의 설명에 힘 입어 본격적으로 대게 다리 해체작업에 돌입하였다. 처음에는 하나씩 잘라 먹다가, 답답함을 느낀 나머지, 한 방에 다리를 다 자르고는 쉬지 않고 빨아대기 시작하였다. 곧, 친구들과의 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




"오오! 내가 이 맛을 볼려고 온 거야!"

"명품 게살!"

다들 신선하고 맛있는 대게를 먹고 있으니, 기분이 업되었다. 한창을 먹고 있는데, 선주님께서 집으로 돌아오셨다. 이미 어디선가 약주를 한 잔 하시고 온 포스였다. 컴퓨터로 인터넷 주문을 확인하시면서 우리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근데 대게치고는 좀 작은 거 같은데요?"

"니들이 게맛을 알아!"

"모...모릅니다!"

"자고로 속이 꽉 찬 녀석이 최고여!"




"내가 최고임!"

맛있는 대게는 크기에 달려 있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살이 얼마나 단단하게 찼는가가 중요하단다. 어부들이 판단하는 방법은 대게의 배 부분을 보는 것이다. 배의 색깔이 짙을수록 살이 차고 단단하다고 보면 된다고 하였다.

하긴, 크기가 무슨 상관인가? 맛있기만 하면 되는데, 눈 앞에 놓여져 있는 대게들은 너무 너무 맛있었다. 열심히 먹으면서 선주님의 게에 대한 전문지식을 들을 수 있었다. 게의 종류, 맛의 특징부터 시작하여 유통구조, 가격, 대게잡이까지 전분야에 걸쳐 생생한 특강이 계속 되었다.




"이제 좀 배가 차는 거 같애!"

"님아 혼자 5마리나 드셨거든요!"

"허허! 이제 본격적으로 몸통을 먹어야지!"

"코오올!





"헐! 이런 아름다운 장면은 정말 오랫만이야!"

"아지메 밥 주소!"

"당장 비벼야 돼! 비벼야 돼!"

"아제들 좀 기다려 봐! 내가 직접 볶아줄게!"




아주머니는 직접 게장에 밥을 볶아주신다며 몸통을 챙겨서 주방으로 가셨다. 우리들은 남은 몸통을 열심히 발라먹고 있었다. 역시, 하나같이 몸통은 속이 꽉 차 있었다. 장을 쪽쪽 빨아먹고는 곳곳에 숨어있는 속살을 발라먹는 재미에 심취하였다.

"진짜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구나!"

"거봐! 오길 잘했지?"

"응! 최고야!"




"옛다!"

짭조름한 게장과 잘 어울려진 볶음밥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볶음밥까지 다 먹고나서야, 우리들은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제 겨우 도착한 지 30분이 넘었다. 30분동안 정말 치열하게 먹어치운 것이다.  아주머니께서 대게는 하나도 버릴게 없다며 극찬하였다. 다 먹고 난, 게의 껍질은 최고의 퇴비가 되어 준다고 하였다.

오랫만에 만난 벗들과 함께, 바다도 구경하고, 맛있는 대게도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들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나중에 동생 휴가나오면, 부모님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

함께 즐겨요! 대에게에!


추천 쾅
반응형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

'가츠의 식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츠의 식탐이야기, 워커힐 포시즌  (189) 2010.04.26
가츠의 식탐이야기, 닭갈비  (169) 2010.03.16
가츠의 식탐이야기, 영덕대게 上편  (155) 2010.03.08
가츠의 식탐이야기, 한우  (213) 2010.01.18
DUNKIN'DONUTS® 스노우 스트로베리 쉬퐁, 달콤한 유혹에 빠지다  (214) 2009.12.08


AND

POWERED BY DAUM & TISTORY | E-MAIL REALOG@NAVER.COM | IS Base Renewal
COPYRIGHT ⓒ 악랄가츠, ALL RIGHTS RESERVED. CONTACT BLOGGER.
블로그 이미지
빡세게 유쾌하고 겁나게 발랄한 청춘의 비망록
by 악랄가츠
  • 악랄가츠의 리얼로그 프로필

ARTICLE CATEGORY

악랄가츠의 리얼로그 (1813)
가츠의 프로필&연락처 (2)
가츠의 군대이야기 (170)
가츠의 육군이야기 (135)
가츠의 문화이야기 (217)
가츠의 식탐이야기 (56)
가츠의 모터이야기 (54)
가츠의 게임이야기 (59)
가츠의 옛날이야기 (87)
가츠와 꼬미이야기 (66)
가츠가 만난사람들 (56)
가츠의 리뷰이야기 (307)
가츠의 스마트기기 (222)
가츠의 IT이야기 (139)
가츠의 보물창고 (64)
옐의 신혼이야기 (1)
가츠의 여행이야기 (151)
대한민국 여행기 (68)
유럽 런던취재기 (5)
미국 CES 2014 (8)
아시아 일본원정대 (4)
아시아 홍콩원정대 (6)
아시아 태국허니문 (4)
캐나다 끝발원정대 (34)
남아공 붉은원정대 (8)
퀸즐랜드 액티비티 (13)

RECENT ARTICLE

COUNTER


RECENT COMMENT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