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우리 헤어져!"
"으응? 무슨 일이야?"
"내가 게임하지 말랬지!"
"헐! 오해야 오해! 나는 단지 리포트를 작성하는 중이야!"
본의 아니게 며칠동안 게임만 붙잡고 있었다. 미친 듯이 플레이한 게임은 다름 아닌 국내 최고의 온라인 게임제작사이자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의 모기업인 NC소프트의 최신작 블레이드앤소울(Blade&Soul)이다. 물론 게임 자체를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정보엔터테인먼트 산업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플레이한 것이다. 과연? 진짜?
"블레이스앤소울만의 특별한 커스터마이징!"
블레이드앤소울은 이미 출시 전부터 네티즌들에게 연일 화제가 되었다. 일명 닮은 연예인 찾기 때문이다. 세밀하고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아이유, 수지, 장혁, 노홍철 등과 같은 스타와 똑같이 만들고는 서로 자랑하였다. 심지어 MB까지 만든 용자가 나타날 정도였다.
"여신 이예리님께서 접속하셨습니다!"
나는 평소에도 항상 연예인보다 여친님께서 훨씬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와 닮은 캐릭터를 만들기로 결정하였다. 모니터 옆에 여친님의 사진을 딱 붙여 놓고는 눈, 코, 입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오빠! 솔직히 말해! 누구야?"
".........."
그렇게 나는 리포트를 빙자하여 블레이드앤소울을 시작하였다. 그나저나 게임과 리포트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다름 아닌 리포트의 주제는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한류에 관한 내용이다.
대개 한류라고 하면 바람머리에 안경을 쓰고 목도리를 두른 겨울연가의 욘사마, 일본 오리콘 차트를 점령한 소녀시대가 떠오르기 십상이다. 이처럼 스타를 발판으로 한 드라마, 음악 등은 한류의 대명사이자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장르이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게임하면 의레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회 전반에 팽배하였다. 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무슨 게임질이야? 다 큰 어른이 나이값도 못하고 등 손가락질 받기 딱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실제로 게임을 직업으로 삼는 프로게이머가 등장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게임 방송프로그램, 야구단을 운영하는 게임회사까지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급성장하였다.
"한류의 선봉장으로 우뚝 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내 게임 산업은 6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한 동시에 수출규모는 전 년에 비해 40.1% 증가하였고 10억 9,386만 달러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이는 전체 컨테츠 수출액의 5.5%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로 우리가 수출하는 컨텐츠의 절반이 게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 게임이 전체 수출액의 97%를 차지하는 효자 수출 품목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제는 무조건 손가라질 당하며 비판하는 종목이 아닌 셈이다.
나아가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도 게임은 유독 꿋꿋하게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소비심리지수가 떨어지면서 외부 활동보다는 집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오락의 일환으로 게임을 선택하는데 원인이 있다. 또한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 스마트 기기의 확산, 모바일 결제 시스템 도입 등으로 2000년부터 최근까지 연 평균 성장률 40%에 육박하며 질적 향상과 양적 팽창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수요시장인 중국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이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며 일본, 미국, 대만, 유럽, 동남아 순이다. 전세계 메이저 게임회사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대한민국은 단연 최고의 위치에서 맹확약 중이다.
"무협풍의 게임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누적 합산 매출이 3조원에 육박한다. 후기작인 아이온도 2011년 연간 매출 2,232억원을 기록, 리니지 시리즈를 넘어서는 흥행작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시장의 규모를 놓고 본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아예 작정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무협스타일의 게임으로 세 번째 도전에 임하고 있다. 첫 테스트 일정은 8월 16일이며 중국 현지 퍼블리셔 텐센트를 통해 실시하게 된다. 특히 중국 최대 게임 사이트에서 온라인게임 기대작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기에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은 편이다.
"쿠우우우후우! 모조리 다 녹여주마!"
아무쪼록 모처럼 블레이드앤소울이 중국 시장에서 꼭 성공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으면 좋겠다. 이 같은
게임산업의 성공은 다른 분야와 비교하여도 절대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산 영화 중 1000만 관객이 넘은 흥행작들이 입장수익과
DVD 판권료, 해외수출금액 등을 모두 포함하여 약 1000억원대의 매출을 거두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게임 소프트웨어의 차원이 다른 매출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니지, 미르의 전설 등과 같은 온라인게임은 K-POP 열풍을 몰고 온 음악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20배, 영화산업 수출액의 100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계속 손이 가네!"
오랜만에 폐인모드로 게임을 한 탓일까? 육체는 금세 녹초가 되었지만 정신만큼은 더욱 또렷해 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참고로 블레이드앤소울은 18세 이용가이기 때문에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강제적인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은 본인 스스로 적당히 즐기며 플레이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키보드 옆에는 날개를 달아주는 레드불 캔만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여친님과의 달콤한 데이트는 주말로 미뤄야겠다. 후후훗...
여신 이예리님이 악랄가츠님을 박살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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