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정말 어마어마했었지!"
엘지 더블로거 모임에서 대화를 나누다 IT에서 여행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마침 모임 자리에는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함께 원정 응원을 간 지인도 있어 자연스레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게 되었다.
"버스투어가 되어버린 남아공 여행!"
나에게 있어 남아공은 무척이나 특별한 여행지였다. 무엇보다도 당시 치안이 워낙 좋지 않아 거리를 활보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였다. 이동 간에는 무조건 단체로 버스를 탑승하여야만 했다. 하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시가지의 모습은 여느 도시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남아공 거리의 공중전화!"
중국에서 유학을 하였던 나에게는 무척 친근한 풍경인 거리의 공중전화이다. 아직은 통신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남아공이다 보니 위 사진에서처럼 다소 원시적인 방법으로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다. 기계에 돈을 투입하는 대신 주인에게 직접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남아공의 청와대인 유니온 빌딩!"
버스를 타고 방문한 곳은 남아공의 행정수도 프레토리아에 위치한 유니온 빌딩이다. 유니온 빌딩은 남아공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대통령궁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보안 상의 이유로 엄격하게 통제가 되는 장소였겠지만 남아공에서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프레토리아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필수로 거쳐야 하는 코스였다.
"뿌잉뿌잉! 우리 사파리 투어하러 가요!"
"지금부터는 정신 바짝 차리세요!"
출발 전 가이드는 휴대한 총기에 실탄부터 장전하였다. 사파리 내에는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가이드의 통제를 잘 따라야 하며 투어 차량에서 절대 내리면 안된다.
"유유히 초원을 거닐고 있는 얼룩말!"
넓은 아프리카 초원으로 나가자 어릴 때 즐겨 보았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가 떠올랐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였다. TV에서 나오던 무시무시한 맹수와 코끼리 등과 같은 빅5 동물을 만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가이드는 하루종일 투어를 해도 코뿔소 한 마리 만나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였다.
"헐! 우리가 동물은 아니잖아!"
급기야 앞서가던 투어차량에 탑승한 관광객들은 우리를 찍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점점 사파리 투어는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우와! 기린이다!"
그러던 찰나 속눈썹이 예쁜 기린이 등장하였다. 그제서야 아프리카 초원에 온 것이 실감났다. 제법 가까이 접근하였음에도 별다른 경계심을 나타내지 않는 기린이었다. 참고로 기린의 천적은 사자이다. 하지만 사자 역시 기린을 사냥할 때는 절대 방심하여서는 안된다. 언제든지 기린의 폭풍 발길질에 넉다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서운 맹수는 만날 수 없었지만 묘한 여운이 남았던 사파리 투어!"
결국 사자와 표범같은 무시무시한 맹수는 만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파리 투어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온가족이 함께 방문하고 싶다.
"자연친화적인 위그암 호텔!"
남아공에서 머무는 동안 위그암 호텔에서 숙박을 하였다. 흔히 만날 수 있는 세련되고 고급스런 빌딩 형식의 호텔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가 된 캠핑장처럼 꾸며져 있었다.실제로 번역된 호텔 안내문에는 원숭이가 출현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적혀 있었다.
"과연 원숭이 뿐일까?"
의미심장한 호텔 관리인의 한마디가 나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설마 퓨마가 침입하지는 않을까? 실제로 호텔 주변으로는 개인화기로 무장한 경비원들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고 있었다. 물론 맹수의 침입보다는 도둑이나 강도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말이다.
"헉! 퓨마다!"
"으응? 고양인데?"
"아니예요! 퓨마 새끼잖아요!"
"아무리 봐도 고양이인데!"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먹고 방으로 돌아오니 불청객이 객실에 침입하였다. 다행히 귀여운 고양이였기에 망정이지 퓨마였다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 때부터 귀극하는 날까지 창문과 현관문 단속을 정말 철저히 하였던 것 같다.
야옹! 한국산 참치캔 하나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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