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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이야!"
나를 태운 리무진버스는 경주를 출발하여 5시간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정말 오랫만에 왔다. 출발하면서 내심 기상을 걱정하였지만, 하늘은 쾌청하기만 하였다.
"금일 이착륙 이상무!"
리무진버스시간에 맞추다보니, 약속된 시간보다 2시간가량 일찍 도착하였다. 미리 Reignman님과 공항에서 만나 사진도 찍고 이것저것 느긋하게 준비하기로 하였다.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서 짐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붉은 원정대 대행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악랄가츠님이시죠?"
"네! 그렇습니다!"
"오늘 출국때문에 문의드릴게 있어서요! 군대 다녀오셨어요?"
"............."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대한민국 남자는 외국으로 출입국 할 때마다, 국외여행허가서를 준비하여 병무신고센터에 제출하여야 된다. 그렇기에 붉은 원정대 대행사에서는 그나마 젊은(?) 나에게 확인전화를 한 것이다. 아직 젊게 봐주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긴 종종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가거나, 술집에 가면 신분증을 제출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과연?
"오늘 우리가 타고 갈 항공사!"
잠시후 H구역에 위치한 케세이퍼시픽항공 데스크에서 Reignman님께서 짠하고 등장하였다. 이번 일정은 총 4번의 비행이 계획되어 있다. 일단 인천에서 홍콩으로 이동한다. 그 곳에서 다시 요한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환승하게 된다. 이렇게 왕복 총 4번의 비행을 하여야 되는데, 이 때 타고 가는 항공사가 바로 홍콩항공사인 케세이퍼시픽항공이다.
"니하오!"
"환전부터 해야죠!"
남아공에서는 랜드라고 불리우는 현지 화폐만 사용할 수 있기에 미리 환전을 하여야만 한다. 물론 공항이나 호텔에서는 카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카드를 복사하여 범죄에 악용하는 일이 빈번하기에 현찰을 들고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 행여 강도를 만나더라도 카드를 주는 것보다는 현찰을 손에 쥐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강도님도 분명 현찰을 더 좋아하실 거임!
"어째 우리나라보다 더 비싼 거 같애!"
구입할 당시 랜드화의 환율은 1랜드에 170원정도 였다. 고로 우리나라에서 만원권처럼 사용되는 100랜드의 가격이 17000원인 셈이기에 생각보다 현지 물가가 싸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물의 왕국이야!"
보통 지폐에는 그 나라의 위인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남아공의 지폐에는 하나같이 동물이었다. 지폐에 동물이 들어가게 된 이유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다.
첫째는 남아공에는 사파리 관광 등 동물에 관련된 관광객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자연과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지폐에 동물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둘째로는 고액권 순으로 표범, 버팔로, 사자, 코끼리, 코뿔소가 등장하는데 흔히 사파리에서 불리우는 빅파이브이다. 이 동물들은 옛날부터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가장 무서워하고 위험한 동물로 분류되어 있다.
"그러고보니 이번 일정에 사파리 투어도 있구나!"
"공항에서도 월드컵 열기가 뜨겁네요!"
환전을 하고 허기를 달래고자 음식점을 찾아가는 길에 월드컵 응원용품점이 눈에 띄였다. 그제서야 SK텔레콤에서 남아공으로 출국하는 인원에게 월드컵 응원티를 준다고 하는 이벤트가 떠올랐다. 게다가 월드컵 기간에서는 남아공에서 사용하는 로밍 요금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에 전화비 수십만원 나온다능!"
50%로 할인되었지만, 현지에서 전화, 문자, 트위터 등 이것저것 사용하다보니 요금이 금새 수십만단위로 뛰어올랐다. 역시 해외에서 전화나 데이터 사용 시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붉은 원정대 모이세요!"
그러자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마치 TV광고처럼 일반 복장으로 있다가 붉은악마로 변신하듯이 말이다.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원정대 기간동안 사용하는 보급품(?)을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전투준비태세가 발동된 것이다.
"종합선물세트같아!"
보급품을 부여받자 바로 붉은악마로 변신할 수 있었다. 게다가 출출할 때 먹을 수 있는 간식도 한보따리 지급받았다. 다시 한번 짐을 꾸리고는 출발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찍기로 하였다.
"자고로 남는 것은 사진 뿐입니다!"
오른쪽에 까만티를 입은 남자, 캐빈이라고 불리우는 일명 조장이다. 얼핏보면 MC몽과 매우 닮았다. 게다가 조교출신이라 그런지 더욱 친근감 있게 느껴졌다.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종종 재미없는 개그를 구사한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무척 유쾌한 친구였다.
"오옷! 예쁜 누나도 함께 가는 거예요?'
어김없이 나의 렌즈는 나도 모르게 미모의 원정대원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이번 붉은 원정대는 A, B, C 총 3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A-2조에 속하였다. B, C조는 우리보다 하루 늦게 출발하는 일정이기에 출정식에서는 함께 할 수 없었다.
"무사히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들은 수많은 기자 분들 앞에서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원정대 활동을 신고하였다. 특히 이번 붉은 원정대는 남아공까지 장시간 비행일정에 극도로 나빠진 남아공 치안때문에 출국 전부터 많은 분들이 걱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다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즐거워하고 있었다.
"밝기는 개뿔! 어둡잖아!"
"그래도 표정은 밝잖아요!"
급하게 찍느라 그만 사진이 어둡게 나와버렸다. 절대 분위기가 어두운 게 아니다. 내가 못찍어서 그런 거다. 그렇게 우리는 무사히 출정식을 마치고 출국장으로 향하였다.
"가자! 남아공으로 아니 일단 면세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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