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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우우우!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무브무브!"
출정식을 마친 붉은 원정대는 짐을 부치기 위해 케세이퍼시픽항공 데스크로 이동하였다. 3박 6일의 일정이라 그리 큰 짐이 없는 나는 조그만한 캐리어를 가지고 왔다. 문득 현역시절 훈련나가는 기분이었다. 물론 무거운 완전군장 대신 바퀴가 달린 조그만한 캐리어였지만 말이다. 여기서 2일은 비행기에서 보내기 때문에 3박 6일인 것이다.
"니하오!"
먼저 인천국제공황을 출발하여 홍콩 첵랍콕섬에 위치한 첵랍콕 국제공항으로 날아간다. 그 곳에서 다시 요한네스버그 국제공항으로 가는 항공기로 환승하여야 한다. 인천에서 홍콩까지 약 3시간, 홍콩에서 요한네스버그까지 약 13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순수 비행시간만 그렇다. 환승 및 수속, 대기 시간까지 합하면 훨씬 더 소요되기에 꽤나 긴 여정이다.
"면세점 지하에 지하철이 있어!"
"이제 알았어?"
출국수속을 마치고 여객터미널로 들어서니 캐빈이 우리를 탑승동으로 안내해주었다. 기존의 여객터미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면세점 지하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여야 한다.
처음 보는 탑승동, 한창 중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는 없었기에 신기하였다. 2008년 6월에 개장한 탑승동은 외국 국적 항공사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게이트 번호가 100번부터 130번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인천국제공항의 규모가 더욱 커졌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인천국제공항은 5년 연속 공항서비스 부문 세계 1위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얼굴이다.
"게다가 면세점 화장품 판매율도 세계 1위!"
"좋은건가?"
"곧 죽어도 1위는 좋은거임!"
"..........."
"일단 지르고 보는 거임!"
매번 외국에 나가면서 느낀건데, 확실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손님들로 가장 붐볐고 바빴다. 물론 나도 판매량에 일조하였다. 오랜만에 들린 면세점이기에 어머니 선물와 여친님 선물 등을 비롯하여 이것저것 구입을 하다보니 양손이 금새 무거워졌다. 하지만 아버지 선물과 동생 선물은 없다.
"이건 돌아오는 길에 구입한 것들!"
출국할 때는 인천공항 면세점과 홍콩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었고, 반대로 돌아올 때는 요한네스버그공항 면세점과 홍콩공항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몰랐는데 확실히 홍콩공항 면세점이 제일 저렴한 거 같았다. 은근히 요한네스버그공항 면세점은 비쌌다.
"형님 일단 니코틴부터 축적하러 가요!"
"그나저나 홍콩은 금방가니깐 괜찮은데! 요한네스버그갈 때는 어떡하지?"
"특히 식후땡이 가장 큰 문제예요!"
"가는 도중 기내식만 2번 먹을텐데!"
애연가인 나와 레인맨님은 면세점에 위치한 흡연실로 들어갔다. 홍콩까지는 3시간밖에 비행하지 않기에 별 문제없겠지만, 요한네스버그까지는 힘들었다. 홍콩 가는 길에 1번, 요한네스버그 가는 길에 2번, 총 3번의 기내식을 먹게 되는데, 애연가에게 식후땡은 생명과도 같다.
"CX419편 탑승시작합니다! 게이트로 입장하십시오!"
잠시후 안내방송이 나왔고, 붉은 원정대는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오전부터 계속 이동하였기에 피곤한 나머지 금새 잠이 들었다. 눈 한번 깜짝하였는데 어느새 홍콩에 도착하였다. 하긴 경주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는 시간도 4시간이기에 3시간짜리 비행은 이제 나에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얼마만에 맡아보는 중국냄새인가!"
홍콩공항에 도착하니 중국 특유의 냄새가 나를 반겨주었다. 나름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지만 특유의 냄새만은 어쩔 수 없나보다. 환승을 하기위해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홍콩 여객터미널로 들어갔다.
"조심해! 잘못 타면 엄한 곳으로 간다!"
캐빈은 다시 한번 우리들에게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었다. 이미 오후 9시가 훌쩍 넘은 늦은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많은 승객들로 붐볐다.
"저 친구들은 뭐지?"
"베트남 붉은 원정대라던데!"
"베트남은 본선에 올라가지도 못했잖아?"
"그냥 구경가는 거겠지!"
공항에는 베트남에서 출발하는 붉은 원정대가 있었다. 자세한 정보는 모르겠지만 차림새를 봐서는 축구선수들인가 보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위해 가는 길인가보다. 그들을 보니 새삼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우리에게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할 수 있는 태극전사들이 있으니깐 말이다.
"이제 마지막 여정만 남았군요!"
"3개비 피고 가야지!"
"............."
비행기에서 잠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푹 자고 일어나면 아프리카에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한 커피가 유난히 땡기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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