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은 내가 지킨다!"
화창한 오후 사랑스런 말티즈 강아지 꼬미를 데리고 오피스텔 주변을 산책하러 나왔다. 아직은 모든게 신기하기만한 꼬미와의 산책은 치열한 전쟁터를 방풀케 하였다. 하긴 거리 전체가 온통 처음 맡아보는 냄새로 가득하기에 신이 날만도 하다.
"앙앙! 어디로 가야되요?"
"빵사러 갈거야!"
"앙앙! 빵집 접수 완료!"
"근데 어차피 넌 못 먹어!"
"앙앙! 좀만 나눠 주시면 안되요?"
"응! 안돼!"
어찌나 열심히 뛰는지 금세 혓바닥이 입 밖으로 나왔다. 강아지는 사람과 달리 피부에 땀샘이 없기 때문에 땀을 흘리지 않는다. 대신 혓바닥을 길게 내밀어 헥헥 거리며 체내의 열기를 방출한다.
"앙앙! 할머니 안녕하세요!"
"허허! 요녀석 보게!"
평소 소심한 성격을 나타내는 꼬미이지만 유독 사람에게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뛰어난 친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산책을 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뛰어가서 특유의 애교를 부린다. 벌써 꼬미와 친해진 이웃만 하여도 정기적으로 순찰을 도시는 경찰관 아저씨, 세탁소 아저씨, 슈퍼 아주머니 등 나올 때마다 스스로 자신의 팬을 유치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치마를 입은 젊은 여성을 가장 좋아하는 꼬미였다. 그렇다고 절대 내가 훈련시킨 것은 아니다. 아마 여친님을 닮아서 그런게 아닐까? 여튼 꼬미가 참 사랑스럽다.
"앙앙! 저는 아빠를 닮았잖아요!"
"왜 그래! 넌 암컷이잖아! 난 남자라구!"
"앙앙! 그럼 이제부터 남자한테만 친한 척 해요?"
"헐! 그럼 이제부터 간식 없음!"
"앙앙! 빵집 발견!"
티격태격 거리며 걷다 보니 어느새 빵집에 도착하였다.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맛있는 빵을 사러간 여친님 대신 꼬미를 데리고 빵집 앞 테라스에서 얌전히 대기하였다. 그러나 꼬미는 뛰어난 후각으로 빵냄새를 맡고는 정신줄을 놓기 시작하였다.
"킁킁! 맛있는 냄새가 나요!"
"그러지마! 누가 보면 굶긴 줄 알잖아!"
"앙앙! 만날 사료만 먹을순 없잖아요!"
"간식도 주잖아!"
"앙앙! 삐졌어요! 아빠 미워!"
급기야 꼬미는 삐졌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강아지에게 주게 되면 편식을 하게될 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나빠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나와 여친님께서 우아하게 브런치를 즐기는 동안 꼬미는 애써 못 본 척 고개를 돌리고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빵꼼! 삐지지마! 집에 가면 간식줄게!"
그제서야 꼬미는 다시 혓바닥을 헥헥거리며 좋아하였다. 그나저나 이제 산책의 참맛을 알게 된 말티즈 강아지 꼬미 덕분에 시간날 때마다 오피스텔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사실 이 동네에서 2년 동안 살면서도 이웃과 인사 한번 안하고 살았는데 요근래 꼬미 덕분에 멋진 이웃사촌들이 마구마구 늘어나고 있다. 이러다가 진짜 동네 홍반장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앙앙! 오늘은 간식 2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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