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서의 추억!"
어렸을 때는 새해나 명절이 되면 꼭 어머니 손을 잡고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하였다. 특히 재래시장에만 가면 인심이 후해지시는 어머니 덕분에 이 날 만큼은 군것질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한 손에는 따끈따끈한 어묵 다른 한 손에는 닭꼬치를 손에 들고는 떡볶이와 순대를 집어먹기 위한 손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늘 아쉬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편리한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일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그때 그 시절이 더욱 생각나곤 한다.
"장딸롱 마켓은 몬트리올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
재래시장의 추억은 비단 한국인인 나 뿐만이 아니라 서양인들에게도 매한가지인가 보다. 캐나다 횡단을 하면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재래시장을 틈나는대로 방문하였다. 몬트리올 역시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장딸롱 마켓이 지역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장딸롱 마켓은 몬트리올 도심의 북쪽에 위치한 리틀 이탈리아 지구에 자리잡고 있었다. 다행히 시장 바로 앞에 장딸롱 역이 위치하고 있어 큰 불편함 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
"퀘백 주에서 재배된 싱싱한 과일과 채소!"
장딸롱 마켓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런 알록달록한 색상의 과일과 채소였다. 무엇보다도 장딸롱 마켓이 지역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름아닌 원산지와 가격 때문이다.
"자고로 신토불이가 최고!"
장딸롱 마켓에서 거래되고 있는 야채와 과일은 대부분 퀘백 주에서 생산된 것으로 복잡한 유통과정을 대폭 줄여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마켓 입구에서는 산지에서 직접 야채를 신고 온 농민들의 트럭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단 맛부터 보세요!"
상인들은 찾아온 손님들이 직접 맛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시식을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대형마트에서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재래시장에서 보니 무척이나 신선하였다.
마침 허기진 상태라 이것저것 열심히 집어 먹으며 돌아다녔다. 상인들은 카메라를 든 낯선 동양인 청년의 출현에 관심을 가지며 반겨주었다. 불어로 열심히 말을 걸어주셨는데 당최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분위기 상으로는 맛이 어때? 어디서 왔니? 이런 뜻이 아니었나 싶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몬트리올은 캐나다 제 2의 도시이다. 다음 시간에 이야기하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구축되어 있는 지하도시인 언더그라운드시티로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말인즉슨 구태여 이 곳까지 장을 보러 오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물품을 다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몬트리올 시민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 장딸롱 마켓을 찾아온다고 하였다. 이 곳에는 우리네 재래시장에서처럼 그들만의 애틋한 추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잘 먹겠습니다!"
몬트리올을 가이드해주시는 송선생님께서 이 곳에 방문할 때마다 꼭 구입한다는 도넛을 사주셨다. 한 입만 베어물어도 달달함이 듬뿍 느껴졌다.
도넛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중앙 광장에서는 방송촬영이 한창이었다.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장딸롱 마켓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거 같았다.
"없는게 없는 장딸롱 마켓!"
사실 나는 다음 일정 때문에 전체를 다 둘러보지는 못하였지만 장딸롱 마켓은 재래시장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비단 식료품 외에도 의류, 서적 등 다양한 물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장딸롱 마켓에서 가장 유명한 상점!"
시장 대로변에 위치한 이 매장은 장딸롱 마켓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곳이 마땅치 않은 퀘백 주의 농민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었다. 실제로 매장 내부에는 농민들이 직접 생산한 곡물, 잼, 메이플시럽 등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
최근 우리나라도 지역상권의 붕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대기업들이 저마다 앞다퉈 골목 상권까지 깊숙히 침투하여 자사의 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보니 소상인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만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일까? 지역민들과 함께 더불어 공생하고 있는 장딸롱 마켓이 더욱 정감가고 반가운 여행지였다. 우리나라의 재래시장도 더욱 활성화되어 많은 시민들이 다시 찾아왔으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서는 재래시장만의 차별화된 무기가 있어야 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최고의 무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재래시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푸근한 정과 넉넉한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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