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의 마지막 기차여행!"
밴쿠버에서 시작한 기차여행의 마지막 종점지는 퀘벡 주에 위치한 몬트리올이다. 사실 미리 발권된 기차표로 몬트리올을 거쳐 퀘백까지 갈 수도 있었지만 몬트리올에서 퀘백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오타와 역에서 5박 6일간 온타리오 주 가이드를 해주신 임영선 부장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몬트리올행 비아레일에 몸을 실었다.
특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임영선 부장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토론토 역에서 처음 만난 그는 나이아가라 폭포, 킹스턴, 오타와에 이르기까지 여행 내내 동고동락하며 아들뻘되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가이드를 해주시며 낯선 캐나다에서 한국인 특유의 따뜻한 정을 듬뿍 선사해 주셨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비앙브뉴 엉 몬트리올!"
오타와에서 약 200km 떨어진 몬트리올은 기차나 버스 모두 약 2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퀘백 주와 온타리오 주가 함께 있는 오타와에서부터 느꼈지만 몬트리올에 도착하니 도시 전체가 불어로 도배되어 있었다. 영어는 기껏해야 상점 간판이나 표지판에서 겨우 만날 수 있었다. 그만큼 퀘백 주는 프랑스 문화를 고스란히 키지고 있는 지역이었다.
실제로 몬트리올은 프랑스의 파리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나 역시 캐나다 횡단을 시작하면서 가장 기대되고 궁금하였던 지역이 바로 퀘백 주였다.
하지만 온전한 프랑스 문화를 간직한 곳은 사실 몬트리올이 아니라 퀘백 시티이다. 몬트리올의 경우에는 크게 다운타운이라 불리우는 생로랑 대로을 중심으로 서쪽이 신시가지, 동쪽이 구시가지로 나뉘어진다. 세련되고 늘씬한 빌딩들이 늘어선 신시가지는 영국 문화가 강한 반면, 구시가지는 프랑스 문화가 강하게 풍기고 있다. 특히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명소들은 대부분 구시가지에 밀집되어 있다.
"죄악의 도시라 불렸던 몬트리올!"
몬트리올의 역사는 약 400년으로 처음 이 곳을 방문한 유럽인은 프랑스 탐험가인 자크 카르티에였다. 그는 1534년 프랑수아 1세의 명을 받아 향료와 금을 찾아 아시아로 가는 중 우연히 지금의 캐나다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도시를 세우거나 프랑스 문화를 전파하지는 않았다. 훗날 메조뇌브가 지금의 구시가지에 정착하며 본격적인 프랑스 문화를 지닌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곧 영국과 식민지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고 결국 프랑스는 영국에게 캐나다를 내어주어야만 하였다. 하지만 퀘백 주에 살던 대다수의 프랑스계는 영국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자신들의 문화를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한 법적으로도 1774년에 프랑스 문화와 언어, 종교 등을 인정하는 퀘백 법이 제정되어 지금까지 지켜져 오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엄연히 존재한다. 실현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퀘백 주는 캐나다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꾸준하게 원하고 있어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또한 몬트리올하면 죄악의 도시가 떠오른다. 1920년대 북미 전역에 주류 판매가 금지되었다. 하지만 놀기 놓아하는 프랑스인들로 가득한 몬트리올에서는 불법적으로 밀주가 유통되기 시작하였다. 술은 술을 부른다고 이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모두가 몬트리올를 발길을 재촉하였다.
결국 몬트리올은 마피아들의 천국이 되었으며 도시 전체가 매춘, 도박으로 몸살을 앓기 시작하였다. 특히 마피아 세력이 너무 커지다 보니 경찰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온갖 부정부패가 난무하였다. 하지만 이 모든을 한방에 날려준 메시아의 등장으로 몬트리올은 죄악의 도시라는 오명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바로 1954년 몬트리올 시장으로 당선된 장 드라포였다. 하지만 지금도 도시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을 연상케 하는 스트립바와 섹스바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고 하였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몬트리올 시민들!""
캐나다인들은 자전거를 정말 좋아하는 거 같았다. 이미 밴투버에서도 확실하게 느꼈지만 몬트리올에서 재차 그들의 자전거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사진에서처럼 주요 도심에는 자전거 도로가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어 출퇴근 시간에도 막힘없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근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밴쿠버에 비해서 자전거 헬멧을 착용하고 타는 사람들이 현격히 적었다. 역시 프랑스인들은 폼생폼사인가보다.
"아무데서나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자전거 시스템!"
늦었지만 몬트리올 가이드를 해주신 퀘백 관광청 마갈리 부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그녀는 몬트리올 맥길대학교 출신으로 평생을 이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토박이였다. 사진이 좀 이상하게 나와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정말 예뻐!
"몬트리올에서 가장 편리한 대중교통은 지하철!"
캐나다 제 2의 도시답게 몬트리올은 지금까지 여행하였던 도시 중 가장 큰 대도시였다. 그만큼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여야지만 효과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 몬트리올의 경우에는 총 4개의 지하철 노선을 갖추어져 있으며 거의 모든 지역을 커버하고 있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하지만 여타 다른 도시에 비해 검표원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어 무임승차는 거의 불가능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환승권의 경우 일단 역 밖으로 나오면 버스만 이용 가능하고 지하철은 재차 탑승하지 못하니 주의하도록 하자. 대개 요금은 1회권의 경우 $2.75이며 6장 묶음이 $12.75, 일주일동안 사용가능한 패스가 $20이었다.
"역시 좋네요!"
앞서 가이드 누나도 참 예뻤지만 몬트리올이라는 도시 전체가 미인천국이었다. 이는 단순히 외모 뿐만 아니라 분명 그들만의 개성강한 코디가 한 몫하는 듯 하였다. 물론 여자만큼이나 남자들의 외모도 출중하여 나의 입지는 더욱 줄어만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한 곳은 원저 역 바로 옆에 자리한 아이스하키 경기장 벨 센터였다. 이미 수차례 언급하였지만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의 인기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축구랄까?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는 정말 종교 이상의 광신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종목이다.
"몬트리올 캐나디언스의 홈구장!"
현재 캐나다는 미국과 함께 아이스하키 리그(NHL)를 함께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이영표가 입단한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축구 리그(MLS)와 야구 리그(MLB) 또한 미국과 함께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야구나 축구의 경우에는 미국의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그들만의 잔치인 반면, 아이스하키의 경우에는 의외로 캐나다의 선전이 돋보이는 종목이었다. 실제로 몬트리올 캐나디언스의 경우 역대 스탠리컵에서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이다. 그들의 무려 24회나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다 우승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벨센터는 곧 그들의 정신적 안식처이다!"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재가 도처에 위치한 몬트리올이지만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고 소중한 장소는 분명 아이스하키 홈구장이 있는 벨센터임에 틀림없었다. 참고로 캐나다는 아이스하키의 종주국이자 국기로 지정되어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내부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놓았을텐데 그 때만 하여도 사실 이토록 인기있는 곳인지 몰랐다. 역시 여행을 떠나기 전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하였다.
"나는 꼼수다!"
사실 내부 사진 촬영이 불가능한 곳이었지만 밖에서 찍는 것은 상관이 없기에 살짝 꼼수를 부려 보았다. 주변에 아이스하키를 좋아하는 지인이 있었다면 기념품이라도 하나 사가지고 왔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아 그냥 구경만 하였다.
"택시 아닙니다! 치킨 배달 차량입니다!"
벨센터를 나와 다음 목적지로 걸어가는 도중 낯선 광경을 목격하였다. 우리나라는 배달의 민족(?)답게 365일 24시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메뉴를 편하게 시켜먹을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도 좀처럼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초특급 야식 서비스로 한국에서 거주한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워 하고 만족스러워 하는 문화이다.
하지만 외국, 실제로 가까운 중국, 일본만 하여도 우리나라처럼 완벽한 배달 문화가 발달되지 않았다. 하물며 유럽, 북미의 경우에는 더욱 만나보기 힘든 서비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몬트리올에서 만난 치킨 배발 차량들은 정말 신선하고 반가웠다.
"놀고 즐기기 좋은 몬트리올!"
어디를 가도 근사한 공연이 펼쳐지고 라이브카페를 만날 수 있는 곳, 인접한 온타리오 주에 비해 세금이 저렴하여 온갖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곳, 프랑스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 등 몬트리올은 놀기 좋아하는 여행자에게 있어 최고의 도시가 아닐까 싶다.
불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게임 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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