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쿨! 꿈나라에 빠진 꼬미!"
쿨쿨 단잠에 빠진 꼬미를 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마음이 놓혔다. 사실 한 달전부터 하루에도 수십번 넘게 고민을 하였다. 강아지를 분양 받을까? 말까? 받을까? 말까? 진심 수능에서 모르는 문제를 찍을 때보다 훨씬 심각하고 힘든 결정이었다. 천성이 게으른 나에게 또 하나의 생명이 가당키나 한가?
하지만 결국 나의 눈 앞에는 생후 2개월된 사랑스런 말티즈 강아지 꼬미가 있었다. 지금부터 약 12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들어갈까? 말까?"
"오빠! 지금도 늦지 않았어 힘들거 같으면 포기해!"
"그럴까? 근데 잘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런 마음가짐으론 곤란해!"
"아니야 잘할 수 있어!"
지난 한 달여간 블로그, 카페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입수하며 강아지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문득 수능을 이렇게 준비하였으면 인생이 바꿨을텐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철저한 이론을 바탕으로 이제는 아가를 분양받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막상 매장 앞에 도착하니 자신감은 커녕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휘젖고 다녔다.
"바우파우!"
사실 이 곳을 방문한 까닭은 딱 2가지이다. 여친님이 거주하고 있는 곳 근처라는 점과 왠지 모르게 감성적인 느낌의 이름 때문이었다. 실제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대다수의 매장이 도그, 펫 등으로 된 흔한 이름이었다.
물론 다음 순서로 매장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하였다. 사진에서처럼 채광이 풍부한 매장에는 총 3마리의 강아지가 전부였다. 그나마 푸들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생각보다 적은 강아지에 놀랐지만 사장님은 원래 소수의 아가들만 데려온다고 하였다. 대신 튼튼하고 건강한 녀석으로 말이다.
"첫 눈에 반하다!"
사실 촬영은 같은 건물에 있는 유명한 삼계탕집에서 배불리 점심을 먹고 와서 찍은 것이다. 이미 오전에 방문하여 자매인 말티즈 아가들과 1시간 동안 신나게 뛰어놀며 사장님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식사를 하며 여친님과 마지막 순간까지 심도깊은 상담을 실시하였고 결국 입양하기로 결정하였다.
확실히 요즘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20대 초반만 하여도 이처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만큼 투철한 책임감이 생겼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이제 내가 책임져야 한다!"
보자마자 아가의 이름은 꼬미로 정하였다. 암컷 말티즈인 꼬미는 꼬마숙녀의 줄임말이다. 사실 요즘 신도림에 새로 생긴 디큐브시티 지하에 타코벨 매장이 들어와서 나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순간 타코라고 부를까라는 생각도 하였지만 아무리 봐도 이 녀석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꼬미는 9월 태생이며 현재 몸무게는 약 600g 정도이다. 사진을 보면 샤워를 안해 무척 꼬질꼬질하지만 실제로는 순백의 아름다운 털을 보유하고 있으며 말티즈답지 않게 선천적으로 눈물이 거의 없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깨끗하게 씻기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참고로 예방접종은 현재 2차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
사장님은 신도림까지 가는 나와 꼬미를 위해 예쁜 집을 선물해주셨다. 그리고 평소 꼬미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집에 손수 넣어주시며 꼬미와 시원섭섭한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아직 아가인 꼬미는 이별의 의미도 모르는지 그저 좋다며 할짝할짝거리며 사장님의 손가락을 핥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고보니 이 곳을 찾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바우파우에서 분양된 아가들은 언제라도 이 곳에서 호텔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맡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정 급할 때는 사장님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이 곳에 맡길 수 있다는게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집이 너무 높아!"
아직 꼬미에게는 집의 문턱이 높은듯 하였다. 결국 살짝 들어 바닥에 내려주니 별다른 경계심도 없이 신나게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기 시작하였다.
이내 꽤나 만족스러운지 나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서는 헤드뱅잉을 시작하였다. 꼬미 덕분에 새벽부터 온 집안을 이잡듯이 청소한 보람이 있어 뿌듯하였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멍멍!"
실제로는 전혀 짖지 않는 꼬미, 아직 어려서 그런건지 말티즈 특유의 성격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짖는 것을 한번도 듣지 못하였다. 근데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 때는 낑낑거리며 좋아하였다. 나 역시 강아지를 키우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공던지기 놀이였는데 솔직히 어린 꼬미에게는 아직 무리일 거라고 생각하였다.
"헐! 꼬미는 천재다!"
나의 오산이었다. 신나게 공과 인형을 물어가지고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물론 가끔은 차도녀의 포스로 무시하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이제 겨우 꼬미와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 꼬미와 보낼 시간들이 벌써부터 설레고 행복하였다. 제발 아프지 말고 무럭무럭 자라주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해 본다.
꼬미야 건강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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