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교통정체구역!"
주요 금융기관을 비롯하여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자리잡고 있는 홍콩섬 센트럴 지역은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센트럴부터 고급 주택단지가 밀집하여 있는 미드레벨 구간이 악명높다. 이에 홍콩 교통국은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멋진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실행에 옮겼다.
그것은 바로 총 20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여 출퇴근길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었다. 300억원 이상을 투자하여 완성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그 길이만 장장 800m에 이르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로 등극하게 되었다.
"무조건 일방통행이다!"
일반적으로 에스컬레이터는 양방향으로 운행되지만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오로지 일방통행이다. 그말인즉슨 출근시간인 오전에는 하행으로만 퇴근시간인 오후에는 상행으로만 운행한다는 것이다. 만약 반대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에스컬레이터 옆에 위치한 고난의 계단을 한없이 올라가야만 한다. 에스컬레이터 시작지점에서 끝까지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지만 중간 중간 구경거리가 많기 때문에 가다서다를 반복하였다.
참고로 여행자들은 오후에 방문하여 상행선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평소 계단오르기를 좋아한다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적나라한 홍콩의 골목길!"
미드레벨 에스켈레이터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마치 영화 중경삼림의 여주인공인 왕정문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컵라면을 사가지고 오는 건데 내심 아쉬웠다.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호!"
얼마나 올라갔을까? 세련된 느낌의 바와 음식점들이 골목길을 점령하기 시작하였다. 이탈리아, 스페인, 멕시코, 인도, 베트남 등 세계 각지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소호이다.
소호는 South of Hollywood의 약자로 이름 그대로 할리우드 로드에서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서양인들과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메롱!"
나의 카메라를 보더니 장난스런 표정으로 혀를 살짝 내미는 그녀, 순간 당황해하자 활짝 웃으며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확실히 소호는 열린 마음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해주는 곳이었다. 누구라도 금방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슬슬 배가 고파지는군!"
"메뉴를 정해봅시다!"
"김밥? 순대? 떡볶이?"
"............"
"딱 내 스타일이야!"
한참을 고민하다 들어간 곳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안티파스토였다. 안티파스토란 전채요리를 의미하며 이탈리아 용어로는 자리에 앉아서 먹는 더운 음식이라고 하였다.
주메뉴는 이탈리아식 파스타와 피자였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며 가장 잘나가는 메뉴를 추천해주셨다. 참고로 소호에 있는 레스토랑은 대다수가 위 사진에서처럼 자그만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기본에 충실한 파스타와 피자!"
평소 음식에 있어서는 특별히 가리거나 까다롭게 굴지 않으며 뭐든지 맛있게 먹는 편이다. 게다가 종일 신나게 걸어다녔기 때문에 강철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상태였다. 객관적인 평가는 힘들겠지만 진심 레알 맛있었다. 가격 역시 주변 레스토랑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샐러드까지 총 3가지 메뉴를 주문하였는데 $240 정도 나온 걸로 기억한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거리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네온사인과 수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이 곳, 바로 홍콩의 밤을 대표하는 란콰이퐁이다. 앞서 소개한 소호가 이국적인 레스토랑이라면 이 곳은 젊음의 에너지가 넘치는 펍과 클럽, 바 등이 모여있는 곳이다.
"홍대 보고 있나?"
"이태원 보고 있나?"
거리 자체가 펍이라 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다들 국적, 피부색은 달랐지만 금세 무리를 이루며 함께 맥주나 칵테일을 마시며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참고로 란콰이퐁의 진면목은 깊은 밤이 되어야 만날 수 있다. 특히 주말 저녁이 피크이다. 자칫 낮시간에 방문하면 고독한 가을 남자 놀이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데?"
"형들말고 예쁜 누나를 좀 섭외해봐요!"
"제가 한 소심하잖아요!"
"............"
"찰칵!"
역시 모르는 사람이다. 앞서 메롱녀에 이어 찰칵녀까지 홍콩은 정말 매력있는 도시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홍콩처럼 좁은 땅덩어리에 이토록 다양한 문화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이 또 있을까?
진정 홍콩은 천의 얼굴을 지닌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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