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저 곳이 북한땅!"
백령도에서 황해도 장산곶까지는 불과 15km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장산곶을 비롯하여 옹진반도, 해주, 사곶, 등산곶 등에는 사정거리가 수십 킬로에 달하는 해안포가 서해 5도를 향해 정조준되어 있다.
특히 북한은 수십 년간 서해 5도 주변 수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빈번히 북방한계선을 넘어오는 등 끊임없이 남북관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지 마라!"
실제로 제 1, 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등 파렴치한 군사 도발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그들은 왜 그토록 서해 5도에 집착하는걸까?
그만큼 서해 5도는 남북한 모두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군사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서해 5도를 최신식 무기와 첨단 시스템으로 요새화할 경우 북한의 황해도를 포함한 수도인 평양까지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북한에게 넘어갈 경우에는 새로운 전초기지를 내어주게 됨으로써 적 함정과 전투기의 활동 범위가 대폭 넓어지고 중국 등 외부로 나가는 수로가 막혀 인천항의 기능이 봉쇄되어 경제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철벽 경계 작전 중 이상 무!"
북한의 도발로부터 자국민과 우리의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들이 젊음을 바쳐 철벽 경계 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로 백령도를 둘러보면 곳곳에 해안 초소와 벙커가 마련되어 있으며 언제라도 대응사격을 가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준비태세를 취하고 있으며 장병 하나 하나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년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뒤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미흡하였다며 신랄한 비판을 해주신 몇몇 높은 분들의 주둥아리를 꼬매버리고 싶을 정도로 최전방에 위치한 군 장병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제발 책상에만 앉아서 되도 않는 탁상공론을 펼치지 말아주기를 거듭 부탁드리는 바이다.
"워어! 흥분을 가라앉히고 바람이나 쐬러 가자!"
백령도의 북서쪽에 있는 두무진 포구는 명승 제 8호로 지정되어 있을만큼 빼어난 해안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뾰족한 바위들이 많아 생긴 모양이 마치 머리털 같다고 하여 두모진이라 부르다가 훗날 장군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두무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바다의 앙코르와트라고 불리우는 두무진!"
장군바위, 신선대, 선대바위, 형제바위 등 마치 장인의 조각품 마냥 오랜 세월에 거쳐 빚어진 해안 절벽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연상될 정도로 압도적인 경관을 자랑하였다. 하지만 사람이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대자연의 힘만으로 탄생된 두무진이기에 더욱 경이롭다.
"무슨 동물이 떠오르나요?"
한 편에는 마치 코끼리가 긴 코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코끼리바위라고 불리우는 거대 바위가 등장하였다. 옆에서 보면 코끼리, 정면에서 바라보면 뿔이 있다고 하여 코뿔소바위로 불리기도 한다고 하였다.
"희귀종인 가마우지!"
바위 뒷편으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가마우지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전 세계 32종만이 남아있는 가마우지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 쇠가마우지 등 3종이 있으며 주로 백령도와 울릉도, 제주도에서 서식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동물은?"
유람선 선장님은 반갑게 절벽 아래를 가리키며 손을 흔들었다. 다름 아닌 그 곳에는 천연기념물 제 331호로 지정된 점박이 물범이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있었다. 바다표범 중 가장 작은 크기로 알려진 점박이 물범은 현재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백령도에는 불과 10여 마리 밖에 없다고 하여 더욱 안타까웠다.
위 사진 3시 방향을 보면 작은 점이 보일 것이다. 아쉽게도 망원렌즈가 아니라 제대로 식별이 되지 않지만 크게 확대하여 보면 분명 나를 보고 방긋 웃고 있었다.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
조선 중기의 의병장이었던 이대기는 백령도로 귀양온 후 빼어난 풍광을 접하고 다음과 같이 말할 정도라니 더 이상 무슨 부연설명이 필요하겠는가?
"1만 5천 년이라는 긴 세월이 만들어준 선물!"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천연기념물 제 392호로 지정된 콩돌해안이다. 해변가의 자갈들이 오랜 시간동안 파도에 의해 닳아 결국 콩과 같은 작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특히 콩돌해안의 자갈들은 악성 피부염에 효과가 좋다고 하여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갈찜질이나 맨발걷기를 즐긴다고 하였다.
"우리 모두 미남미녀가 되어요!"
"대신 절대 자갈을 가지고 나가시면 안됩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후 보호차원에서 콩돌해안의 자갈은 절대 외부로 반출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물론 대놓고 지키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의 후세들을 위해 본인 스스로 지켜야할 양심이다.
"기사님! 불법주행 아니예요?"
"저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가이드입니다!"
어느새 해가 산등성이에 걸렸고 우리는 콩돌해안을 나와 마지막 목적지인 사곶해수욕장을 향해 이동하였다. 잠시 후 우리를 태운 버스가 사곶해수욕장에 도착하자 멈추지 않고 해안가를 향해 돌진하였다. 그리고는 모래사장을 광속질주하는 게 아닌가?
"전 세계에 단 두 곳 뿐인 천연비행장!"
사곶해수욕장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된 사곶해수욕장은 평범한 해수욕장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해안과 더불어 전 세계에 단 2곳 뿐인 천연비행장으로 자동차가 다녀도 바퀴가 전혀 빠지지 않을 정도로 모래사장이 단단하고 수평에 가깝다고 하였다.
그 이유인즉슨 언뜻 보면 모래로 이루어져 보이지만 사실은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이루어진 해안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전진 비행장으로 사용된 사곶해수욕장은 80년대 후반까지 군사 통제구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되었으나 지금은 전면 개방되어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사람의 손길이 덜 탄 백령도는 섬 전체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의미깊은 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관광객에게 백령도야 말로 최고의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끌리는 섬, 백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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