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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리고 바다가 갈라지는 신비의 섬 무의도!"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에 속하는 이 섬은 형태가 마치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것 같아 예로부터 무의도라 불리우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지난 시간에 소개한 하나개 해수욕장과 큰무리 해수욕장이 있으며 영화 실미도의 촬영지인 실미도 유원지가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무의도의 또 다른 관광코스는 바로 등산이다. 섬 중앙에 위치한 국사봉과 호룡곡산은 드넓은 서해안을 보며 오를 수 있는 명품 트래킹 코스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단 거리로 국사봉을 오를 수 있는 곳!"
무의도에는 다양한 등산로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제대로 트래킹을 즐기기 위해서는 호룡곡산에서 국사봉까지 능선을 타고 가는 3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중부전선의 수호자, 이기자 부대 소총수 출신인 나는 항상 최단 거리를 선호한다. 좀 더 솔직한 심정은 후딱 정상을 찍고 내려오고 싶었다.
가장 빨리 국사봉을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섬 중앙에 위치한 무의도 자치주민센터 뒷 편으로 조성되어 있는 등산로이다. 물론 짧은 거리만큼이나 꽤나 가파른 구간이기도 하다. 처음 섬에 들어올 때만 등산 계획은 세우지 않았기에 등산화는 커녕 운동화도 준비하지 않았다. 결국 샌들을 신고 올라갔는데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에이! 완전 널널하네!"
"님하 이제 10m 왔거든요!"
"........."
사실 국사봉의 해발고도는 고작 236m로 산이라고 불리기에도 초라한 높이였다. 평소 완전군장을 메고 1500고지를 제 집 안방마냥 뛰어다녔던 나로서는 그저 동네 놀이터 가는 기분으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자 무더운 날씨로 인해 온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였고 이내 입고 있던 티셔츠가 흥건히 젖었다. 평평하였던 등산로도 갈수록 경사가 심해지더니 급기야 바윗길로 바뀌었다. 고개를 들면 바로 정상인 것 같다가도 어김없이 새로운 오르막길이 나를 반겨주었다.
"이상하네! 왜 숨이 가빠오지!"
출발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가 마치 완전군장이라도 되는 마냥 무겁게 느껴졌다. 힘차게 출발할 때와는 달리 나의 발걸음을 한없이 더뎌졌다. 역시 세상 어느 산을 가도 결코 만만한 산은 없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휴식을 취하였는데 눈 앞으로 무의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호! 경치 한 번 끝내주는구나!"
산 중턱에서 바라보니 마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으며 어렴풋이 해안가의 모습도 보였다. 분명 국사봉 정상에 올라가면 이보다 훨씬 멋진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힘이 절로 났다. 정상까지 부지런히 올라간다면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짧은 산행이지만 앞서 말한듯 경사가 꽤나 가파르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좀 더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고 싶으면 호룡곡산에서 시작하여 국사봉을 지나 당산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적극 추천한다. 약 6km의 달하는 능선길은 초보자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해가 지는 시간을 맞춰 이동한다면 서해안 최고의 석양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하니 금상첨화이다.
"드디어 국사봉을 정복하다!"
"쯧쯧! 산은 정복하는게 아니라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산을 오를 때마다 위대한 자연 앞에 한없이 초라한 나를 마주하곤 한다.
"등산을 하는 이유?"
국사봉에서 바라보는 서해안의 절경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눈 아래 펼쳐진 푸른 바다을 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그간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 특히 바다 위에 짙게 깔려 있는 해무를 보노고 있노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다. 사람마다 등산을 하는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겠지만 나에게 있어 등산은 나약해진 심신을 다잡게 해주는 훌륭한 채찍과도 같다.
그렇다면 다음 순서는 당근을 맛볼 차례이다.
"고생 끝! 행복 시작!"
자고로 여행지에서의 바베큐 파티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특권이다. 미리 준비해간 고기와 소시지를 석쇠 위에 올려놓고 가열차게 굽기 시작하였다. 인심 좋은 펜션 아주머니께서 직접 담그신 김치가 나오자 바베큐 파티의 분위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헐! 도대체 손이 몇 개야!"
"이럴 때만 부지런하지 말입니다!"
예로부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모두 하나가 되어 맛있는 바베큐를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자고로 음식일 수록 나눠 먹으면 더욱 맛있는 법이다. 잘 익은 고기를 서로에게 양보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물론 준비한 고기의 양이 넉넉할 때만 나올 수 있는 풍경이겠지만 말이다.
"카메라 오프!"
더 이상 촬영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었기에 카메라 대신 젓가락을 선택하였다. 환상의 경치를 자랑하는 무의도에서 시원한 맥주와 바베큐 그리고 좋은 사람들, 이 것이야말로 살아가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물론 모두가 다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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