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절부암 요트계류장!"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특별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 특별한 순간은 사랑하는 연인과의 기념일이 아닐까 싶다. 저 멀리 부모님께서 아들 키워봐야 다 소용없다는 탄식이 들려오는 대목이지만 아직 장가를 안 간 나로서는 매우 현명한 대답이 아닐까 싶다.
항상 기념일 때마다 센스가 부족한 나로서는 무엇을 해야 될까? 여간 고민스러운게 아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나의 고민거리를 한 방에 날려주는 곳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오아시스 클럽이다.
"지상 아니 해상 최고의 낙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오아시스 클럽은 올레길 12코스와 13코스가 접하는 절부암에서 제주 서부해역의 알려지지 않은 신비의 섬, 차귀도와 당산봉 해안절벽 등 이국적인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초특급 프리미엄 요트투어이다. 여기서 프리미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일반적인 요트투어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너만을 위해 준비했어!"
대개 요트투어는 일인당 요금을 내고 정해진 운항 시간에 맞춰 관광객들과 함께 탑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아시스 클럽은 기본 4인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을 내고 40분, 60분, 90분, 120분 단독대여를 하는 시스템이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과의 동행이 아니라 가족, 연인, 지인들끼리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요트투어인 셈이다.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프로포즈!"
프라이빗 요트투어의 가장 큰 매력은 미리 예약만 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맞춤형 이벤트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생에 한번 뿐인 프로포즈와 웨딩촬영부터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워크샵 등 평소에 쉽게 만나보지 못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스노클링, 카약,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낚시 등 한 방에 다양한 수상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오아시스 클럽에서 운항 중인 요트는 세일링 크루즈로 동체가 두 개로 이루어진 카타마란이다. 정확한 명칭은 SEA WIND 1000으로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차귀도를 향해 힘차게 출발!"
장마가 한창인지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를 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 그대로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제주의 바다였다. 사실 탑승할 때만 하여도 입고 있던 꿉꿉한 옷을 벗어 던지고는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스노클링을 즐길려고 하였으나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오늘은 바람이 심해서 아주 스펙타클할 듯 하네요!"
"와우! 바라던 바입니다!"
"꽉 붙들어 매세요!"
"이보다 로맨틱할 수 없다!"
곧 이어 펼쳐진 아름다운 절경에 저마다 자신의 카메라를 꺼내들고는 촬영을 하느라 분주하였다. 그간 우리를 안내해주시던 투박한 제주도 가이드 아저씨마저도 휴대폰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누군가에게 사진을 전송하는 듯 하였다.
잠시 후 우리를 태운 요트는 올레길 12코스인 당산봉을 지나갔다. 당오름으로 불리우는 당산봉은 과거 산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이 있었는데 이 신을 사귀라고 불렸다. 하지만 사귀란 말이 차귀로 와전되어 차귀오름이라고도 불리운다고 하였다.
특히 당산봉의 해안절경은 심한 파식작용으로 인해 가파른 퇴적암층이 드러나 있었다. 문득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였는데 겨울철에 주로 서식하는 가마오지라는 바다오리의 배설물이라고 하였다. 덕분에 당산봉의 해변길은 생이기정바당길로도 불리우는데 새들이 모여사는 길이라는 뜻이다.
"바로 이어지는 차귀도의 위풍당당한 포스!"
"혹시 바위가 무엇인지 아세요?"
"큰 돌이요!"
"............."
"독...독수리다!"
옆에서 바라 본 바위의 모습은 영락없이 상공을 비상하는 독수리였다. 지실이섬이라고 불리우는 독수리 바위는 낚시꾼들에게 인기있는 바다낚시 포인트라고 하였다. 사냥하는 독수리의 기를 받아 열심히 물고기를 낚아채는게 아닌가 싶다.
기상 상태만 좋았다면 우리를 태운 요트도 해안 동굴에 정박하여 낚시도 하고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내심 아쉬웠다.
"형님! 여자친구랑 오면 정말 좋겠죠?"
".........."
괜한 질문을 한 듯 하였다. 마냥 신이 나서 촬영을 하던 레인맨은 이내 어두워진 표정으로 담배를 연거푸 피워대기 시작하였다.
"돌아갈 때는 세일링의 진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출발할 때는 엔진의 동력으로 운항하였지만 돌아오는 길은 북서풍의 영향을 받으며 세일링 크로즈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내 선장님은 스파이더맨으로 빙의하였고 요트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세일링을 준비하였다. 마음같아서는 나도 멋있게 요트를 조작하며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 보니 그저 손가락 빨며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풍악을 아니 돛을 올려라!"
처음에는 쉬워보였는데 돛을 올리는 과정은 엄청난 노가다의 연속이었다. 일일히 수작업으로 펼쳐야 했기에 진정 세일링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냥 엔진의 동력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을 듯 하였다.
하지만 불굴의 선장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돛을 펼쳤고 이내 우리를 태운 요트는 마치 비행기처럼 쏜살같이 바다 위를 날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렇다고 진짜로 날은 것은 아니다. 그만큼 빨랐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훅!"
사실 이 때부터 사진 촬영이 불가하였다. 파도를 힘차게 가르며 질주하는 요트로 인해 선실로 대피하여야만 하였다. 그제서야 일행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채 가시지 않은 흥분을 고스란히 전하였다. 이윽고 모두 이구동성으로 최고의 요트투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나 역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였다.
특히 4인 가족이 대다수인 요즘, 그들만의 전용 요트를 타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오아시스 클럽의 요트투어는 무척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다가온다. 참고로 추가 인원의 경우에는 최대 1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오아시스 클럽 홈페이지(http://요트대여.kr)를 참고하도록 하자.
얌전히 딱 기다리고 있어! 금방 다시 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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