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을 함부로 공개하면 사장님이 싫어하실 텐데!"
"으응? 당신은 누구십니까?"
"잠시 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익일특급 등기로 배달된 초대장!"
어느날 정체불명의 등기가 오피스텔로 배달되었다. 편지봉투를 유심히 살펴보고서야 얼마전 이스트소프트에서 근무 중인 페이스북 친구가 새로운 서비스를 오픈하게 되었다며 미디어데이 행사에 놀러오라고 한 사실이 떠올랐다.
요즘 너나할 것 없이 페이스북을 통한 새로운 인맥 맺기가 한창이다. 나 역시 블로그를 운영하며 틈틈히 이용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은 정말 물건이었다. 아직까지도 페이스북 친구가 아닌 분들은 지금이라도 냉큼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나의 페이스북 주소(http://www.facebook.com/realognet)는 다음과 같다.
"더 넓은 인터넷 세상으로 안내하는 줌(zum)"
이스트소프트라고 하면 전국민이 사용 중인 알약, 알집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되는 서비스는 개인의 PC에 설치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웹을 통해 즐길 수 있는 개방형 포털 서비스라고 하였다.
이미 국내 포털 서비스는 유아독존 네이버을 비롯하여 다음, 네이트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있기에 웬만해선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망하기 십상이다. 그만큼 기존의 포털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아이템이 필수이다. 과연 그들이 준비한 줌(zum)이 무엇인지 나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출동하였다.
"가츠님 반가워요!"
줌(zum) 미디어데이가 진행되는 엘타워 메리골드 A홀로 들어서니 입구에서 도우미 분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기존의 행사와는 달리 전문 대행사가 없이 이스트소프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준비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우미 분들도 전원 이스트소프트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덕분에 행사 내내 시종일관 친근하고 풋풋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블로그계의 차도남들이 총 출동한 zum 미디어데이!"
인터넷 관련 행사이다 보니 참석자의 대다수는 IT블로거였다. 그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며 다양한 행사과 축제 등을 취재하고 다니면서 느낀 것은 어떤 블로거들이 초대되는냐에 따라 행사장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여자들이 많이 참석하는 패션, 요리 관련 행사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활기가 넘치지만 유독 IT, 자동차 관련 행사만큼은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풀케 한다. 어떻게 하면 그리 귀신같이 미비한 부분을 찾아내서 공략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일단은 든든하게 먹고 전쟁을 시작하자!"
양재에 위치한 엘타워는 기업들의 행사 섭외 장소 1순위이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강남에 위치하고 있으며 참석자들 역시 관련 종사자들이기에 교통이 편리한 양재에서 많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신기한 점은 갈 때마다 메뉴가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날은 뷔페가 셋팅되어 있기도 하다. 물론 귀찮니즘의 선두주자인 나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코스 요리를 선호한다.
"더 편리한 인터넷 줌을 소개합니다!"
식사가 모두 끝나자 마련된 무대에는 이스트인터넷 정상원 부사장이 등장하였다. 개발자 출신인 그는 이스트소프트의 간판 소프트웨어인 알집, 알약, 알툴바 등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개발한 핵심 인력이다. 개발자라는 선입견에 다소 딱딱하고 지루한 프리젠테이션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막상 시작하니 전문 MC가 따로 없었다.
"기존의 포털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사실 웬만한 언론매체보다도 파급력이 강한 기존 포털과의 전면 승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글로벌 기업의 대명사인 구글만 하여도 국내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고로 이스트포스트의 줌(zum)은 이용자의 자유도를 최대한 고려하여 제작된 개방형 포털을 표방한다고 하였다.
"아직은 베타테스터만 이용할 수 있다!"
지금은 미리 신청한 베타테스터만 이용할 수 있지만 줌(zum) 서비스 이달 중 정식으로 오픈될 예정이며 하반기 중 검색 기능과 지식인 서비스 등을 추가로 공개한다고 하였다. 부지런한 나는 미리 베타테스터를 신청하였기에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줌(zum)의 핵심은 초기화면의 커스터마이징이다!"
위 그림은 나의 아이디로 접속하였을 때 나타나는 초기화면이다. 기본적으로 줌(zum)의 초기화면은 줌앱이라 불리우는 웹어플리케이션들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링크형 줌앱, 콘텐츠형 줌앱, 기능형 줌앱으로 나눠지는 웹어플리케이션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였다.
자신이 원하는 검색용 포털부터 평소 즐겨 이용하는 SNS, 블로그, 금융, 쇼핑 등 직접 선택하여 꾸밀 수 있으며 간단한 클릭 조작만으로 이 모든 것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본인이 직접 사이트 URL를 입력하여 추가할 수 있기에 확장성은 무궁무진하였다.
우측에 위치한 뉴스 페이지에 역시 위치를 조정할 수 있으며 보고 싶은 기사를 클릭하면 별도의 인터넷 창 열림 없이 바로 기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무분별한 광고가 노출되지 않아 쾌적한 환경과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이 마저도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면 뉴스 페이지를 아예 제거해버릴 수도 있다.
"완벽한 오픈을 추구하는 줌(zum)앱스토어!"
줌(zum)에서 제공하는 웹어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개발자가 직접 관련 웹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설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이는 마치 애플의 앱스토어가 대박 신화를 이룬 거처럼 열악한 국내 환경에서 새로운 기회의 창구가 열린 셈이다. 물론 그에 따른 수익은 과연 얼마나 나올 지 예상할 수 없지만 어쨌든 없는 거 보다는 나을테니깐 말이다.
그의 프리젠테이션이 모두 끝나고 본격적인 질의응답이 시작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문 IT 블로거들이 대거 참석한 행사답게 여기저기서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줌(zum)의 정확한 수익모델, 기존 포털과의 컨텐츠 노출 문제, 웹어플리케이션의 검수 및 스마트폰 최적환 문제, 최근 문제 시 되고 있는 네이트 해킹사고까지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며 행사장의 분위기는 고조되어 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그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지적이 있기에 이런 행사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단순한 기업만의 홍보가 주된 목적이라면 피차 서로 바쁜 시간에 모여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멋들어지게 작성된 보도자료만 있으면 충분하다.
"줌(zum)의 메인모델 박보영이 등장하다!"
치열한 공방이 끝나고 마지막 순서로 줌(zum)의 메인모델인 배우 박보영이 무대에 등장하였다. 영화 과속스캔들로 일약 국민여동생으로 급부상한 그녀였지만 최근에는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듯 하였다.
그녀는 무대인사를 마치고 직접 자신의 줌(zum) 초기화면을 공개하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지극히 사용자 위주의 설정이 가능하기에 여자 연예인에게는 다소 민감한 부분일 수도 있었지만 안되는데 안되는데를 연발하며 쿨하게 공개하였다. 90년생인 신세대답게 실제로도 인터넷을 즐겨하며 능숙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 제가 거래 중인 은행까지 공개되네요!"
"아니 저 것은 디시인사이드 아닙니까?"
"후훗! 좀 무서운 동네이긴 하지만 나름 재밌어요!"
대한민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끝판대장 격인 디시인사이드는 지금까지 수 많은 이슈와 가공할 만한 정보력을 자랑하며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보여주는 네티즌 수사대의 위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물론 때로는 실수를 할 때도 있고 특유의 리플 문화가 타인들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하는 양면성을 띄고 있지만 말이다.
실제로 디시인사이드에 박보영 갤러리가 처음 오픈되었을 때 일주일만에 1만 8천개의 게시글이 올라오는 기염을 토하며 최단 시간 가장 많은 글이 올라온 기록을 세우기도 할 정도였다. 아무튼 확실한 것 그녀 역시 분명 디시 폐인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순서는 박보영의 이상형 월드컵입니다!"
이스트소프트는 참가한 블로거들의 닉네임을 미리 프로그램화 시켜 이상형 월드컵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시간관계상 랜덤으로 16명의 블로거를 선정하여 16강부터 박보영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아쉽게도 나의 운은 어김없이 빗나갔다. 랜덤으로 선정된 16강 명단에서 악랄가츠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주최 측의 농간임에 틀림없었다.
어쨌든 마지막까지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업시켜준 그녀의 활약으로 인해 행사장에는 참석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솔직담백한 그녀의 매력이 더욱 빛나는 시간이었다. 참고로 그녀의 간택을 받은 영광의 블로거는 국내 IT블로그의 끝판대장인 칫솔이었다.
어쩜 저리 해맑은 웃음이 나올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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