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 처음에는 사진만 몇 장 찍고 갈려고 하였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의 노래 실력에 매료되어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 버렸다.
"영혼을 울리는 노래!"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지만 낯선 동양인에게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마치 나의 영혼에 노크라도 하는 듯 그의 목소리, 표정 하나하나가 한 편의 뮤지컬 같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런 멋진 공연이 곳곳에 쉴 새 없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길거리 뮤지션의 천국인 이 곳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캐나다 위니펙에 위치한 더 포크스 마켓!"
더 포크스 마켓은 비아레일이 들어오는 위니펙의 심장부인 유니언 역 뒤편의 레드 강과 어시니보인 강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과거 원주민과 유럽인의 물자 교역소이기도 한 더 포크스 마켓은 대륙을 횡단하는 기차역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유통의 거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 때는 철도 운송이 쇠퇴해지면서 자칫 폐허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다.
"쇼핑센터로 다시 태어난 포크스 지구!"
하지만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1989년 포크스 지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에 쇼핑센터인 더 포크스 마켓을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물자를 저장하는 화물 창고를 개조하여 만들어진 더 포크스 마켓은 다양한 식료품점과 레스토랑, 상점 등이 입점하여 있다.
"위니펙 시민들의 또 다른 휴식처!"
지난 시간에 위니펙 시민들의 휴식처인 어시니보인 파크를 소개하였다. 더 포크스 마켓 또한 위니펙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로 이 곳에서는 주로 다양한 먹거리와 질 좋고 값싼 식료품을 구입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식사 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마치 우리네 시장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참고로 위니펙이라는 도시 자체가 캐나다 대륙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타 도시에 비해 물가가 다소 저렴한 편이다.
"된장찌개 만들어 먹고 싶다!"
어느새 캐나다 여행을 한 지도 열흘이 다 되어가다 보니 구수한 된장찌개가 절로 떠올랐다. 신선한 채소는 충분하였지만 제일 중요한 된장이 없었기에 이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된장이 있다고 한들 나의 실력으로는 맛있는 된장찌개가 완성될 수 없었기에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2층에는 주로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캐나다 관광상품, 장신구 등이 판매되고 있어 쇼핑하는 관광객들을 많았다. 더군다나 더 포크스 마켓 맞은편에는 매니토바 관광안내소가 위치하고 있었다.
"첼로 페스티벌이 한창인 메인 무대!"
가볍게 한바퀴 둘러보고 더 포크스 마켓을 나오니 거리에서 깊고 웅장한 첼로 선율이 들려왔다. 더 포크스 지구의 광장은 항시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지기로 유명하였는데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였는가? 평소에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첼로 공연이 한창이었다. 마치 공짜 티켓을 받은 거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의 무대를 감상하며 열심히 촬영을 하였다.
"너는 어디서 온 누구니?"
"저는 한국에서 온 악랄가츠입니다!"
"오호! 코리아? 동남아인 줄 알았는데! 의외구나!"
"으음! 됐고! 저 TV에 나오는 거예요?"
"글쎄! 비주얼이 좀 아쉬운데?"
".........."
"축제 왕국! 더 포크스 마켓!"
이처럼 더 포크스 마켓 거리 곳곳에는 온통 새로운 축제를 알려주는 포스터가 가득하였다. 다양한 축제와 길거리 뮤지션으로 넘쳐나는 더 포크스 마켓을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모를 지경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플리즈!"
쉬지 않고 열심히 촬영하며 돌아다녔더니 이내 갈증이 밀려왔다.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 들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강변이 훤히 보이는 벤치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어김없이 새로운 길거리 뮤지션이 등장하였다.
"오홋! 이번에는 꽃미남 듀오!"
문득 이 글을 작성하다 최근 홍대 앞 관련 기사가 떠올라 씁쓸해졌다. 대한민국 문화 일번지이자 예술가들의 놀이터인 홍대 앞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슨 속칭 부비부비 클럽이라 불리우는 유흥 문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고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와 의류 매장 등에게 자리를 내주는 바람에 개성있고 실력있는 예술가들이 등 떠밀리듯 하나 둘씩 홍대 거리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 천여 명에 달하던 예술가들은 이제는 고작 4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홍대 앞은 더이상 예술의 거리라고 불리는 게 무색할 수준이다.
이처럼 물질 만능주의 시대 한가운데서 홍대 앞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란 매우 버거워 보인다. 상업화를 마냥 탓할 수는 없지만 본질을 잃어가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더 포크스 마켓이 더욱 생각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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