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스커툰의 랜드마크인 델타 베스보로!"
어느덧 새스커툰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원체 작은 도시이다 보니 도심의 지리는 완벽하게 숙지할 정도로 빠삭해졌다.
위 사진 속의 웅장한 건물은 Delta Bessborough라고 불리우는 호텔로 이 곳에서 2박을 하였다. 당시에는 단지 고풍스럽고 웅장한 호텔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35년 첫 손님을 받은 델타 베스보로는 건축 초기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모티브로 지어진 캐나다 철도 호텔이다. 총 225개의 객실과 2개의 레스토랑,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완비된 델타 베스보로는 새스커툰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기도 하다. 특히 바베큐 파티가 가능한 정원에서는 결혼식,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불멸의 성이였던 노이슈반슈타인성!"
델타 베스보로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성은 바이에른의 왕 루트비히 2세가 지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로 우리에게는 백조의 성으로 더욱 유명하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루트비히 2세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 관광지 따위로 전락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자신이 죽으면 성을 부숴버리라는 유언을 하였다. 하지만 최고의 관광지로 바이에른에 막대한 관광수입을 선사하고 있었기에 부서지지 않았다. 참고로 아돌프 히틀러 역시 같은 말을 하였다고 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역시 돈 앞에는 무시무시한 권력도 아무 소용없나 보다.
"야경이 더욱 아름다운 델타 베스보로!"
이처럼 델타 베스보로도 새스커툰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로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묵고 싶어하는 호텔이다. 새스커툰에서의 마지막 밤을 추억하고자 무작정 카메라를 챙겨들고는 거리로 나갔다.
"새스커툰의 야경은 무언가 특별하다!
원체 인구가 적은 도시이기도 하였지만 특히 도심은 주거지역이 아니다 보니 해가 지면 좀처럼 인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거리의 상점들도 레스토랑, 펍을 제외하고는 일찌감치 문을 닫기 때문에 을씨년스럽기 그지 없다. 낮에는 쇼핑하는 인파로 붐볐던 미드타운 플라자도 네오사인만이 켜져 있을 뿐이다.
"마지막 밤은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함께!"
원래 계획은 나이트 아니 펍에서 신나게 맥주를 마시며 광란의 밤을 보낼려고 하였지만 왠지 한국에 계시는 여친님에게 딱 걸릴 것만 같아 자제하기로 하였다. 물론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처럼 신나게 놀만한 곳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대도시에서 신나게 놀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게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는 쓸쓸히 호텔로 돌아갔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
다음날 아침 일찍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는 이틀전 새스커툰에 처음 왔던 것처럼 비아레일을 탑승하기 위해 콜택시를 불렀다.
다음 여행지는 캐나다에서 5번째 주인 매니토바주의 주도인 위니펙이었다. 우리를 태운 기차는 하루 종일 달려 저녁이 되어서야 위니펙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 밴쿠버에서 새스커툰으로 올 때만 하여도 2박 3일동안 기차를 탑승하였기에 이번 기차여행은 무척 가뿐하였다. 참고로 새스커툰에서 위니펙까지는 비아레일로 약 1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우와! 비아레일 기념품이네!"
비아레일은 비행기처럼 무거운 짐들은 탑승할 때 화물칸에 따로 보관하여야 한다. 고로 공항에나 있을 법한 컨베이어벨트가 역 내에 위치하고 있다. 짐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역 내부를 구경하고 있었다.
다 큰 어른인 레인맨은 비아레일 기념품이 탐나는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처럼 한동안 주변을 떠나지 못하였다.
"동작봐라! 멍때리지 말고 신속히 짐부터 챙겨옵니다!"
"이봐! 자꾸 망각하는 거 같은데! 내가 형이라고!"
"캐나다에서는 브라더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버디만 있을 뿐입니다! 알겠습니까?"
"............"
"언제나 멋있는 비아레일 역!"
어느새 밴쿠버, 재스퍼, 새스커툰에 이어 4번째로 만나는 위니펙 비아레일 역이다. 물론 열차를 타고 가며 중간에 들린 역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제대로 내려서 촬영한 역만 카운트하였다. 어쩜 하나 같이 다들 멋있는지 모르겠다. 앞서 언급한 델타 베스보로의 최초 주인은 캐나다 철도인 점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위니펙에서의 숙소는 델타 위니펙!"
캐나다 중부의 대표적인 대도시이자 캐나다에서 7번째로 큰 도시인 위니펙은 캐나다 태평양철도와 캐나다 국영철도가 교차하는 교통이 발달한 도시로 국경을 넘어 미국과 통하는 철도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도심은 매우 발달하였으며 높다란 고층빌딩이 즐비하였다.
위니펙에서도 새스커툰에서처럼 2박 3일간 머물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숙소인 호텔은 델타 위니펙이었다. 델타 베스보로와는 달리 델타 위니펙은 전형적인 현대식 건축물로 무척 세련되고 도시적이었다.
"객실 바로 앞에 위치한 실내 수영장!"
우리가 배정받은 객실은 수영장이 위치한 층이었다. 심지어 객실 문을 열면 바로 수영장이 위치하고 있어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영화에서처럼 아리따운 금발의 미녀가 행여 나체로 수영을 즐기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였지만 애석하게도 야간에는 안전 상의 이유로 수영장 이용을 금하고 있었다.
오느 내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들은 짐을 풀자 마자 먹을 것을 찾으러 나갔다. 아직 위니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였기에 호텔 주변에 위치한 펍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며 본격적인 여행 계획을 세웠다.
"가츠 오빠! 담배 파시면 안되요?"
"에이! 그냥 줄게! 근데 몸에 해로운데!"
"너나 금연하세요!"
".........."
사진에서는 누나처럼 나왔지만 실제로는 무척 귀여운 인상의 캐나다 소녀였다. 우리 테이블을 담당한 서버였는데 1달러를 내미며 담배 한개비를 팔라고 하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 담배가 무척 신기하였나 보다. 참고로 캐나다의 모든 건물은 원칙적으로 금연이었기에 호텔, 레스토랑 심지어 술집에서도 금연이었다. 신나게 술을 마시고도 쪼르르 거리로 나가 담배를 태우는 다소 아이러니한 풍경이다.
게다가 담배의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거리에서 담배를 팔라고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문득 한국에서 담배를 왕창 사가지고 캐나다 여행을 떠나면 의식주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듯 하였다. 물론 공항에서 걸리면 끝장이지만 말이다.
아무튼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레인맨 덕분에 나만의 술자리는 일찌감치 파하였고 곧장 호텔로 돌아가 내일을 기약하며 애써 잠을 청하였다.
그렇게 위니펙에서의 첫날밤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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