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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캐나다 로키 산맥!"
달리는 특급호텔이라 불리우는 비아레일을 탑승한 지도 20시간이 훌쩍 넘었다. 그렇게 쉴 새 없이 북서쪽을 향해 질주하는 열차, 어느새 열차는 캐나다가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지인 로키산맥을 향해 진입하고 있었다.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로키산맥 정상에는 흰 눈으로 덮혀 있었다.
문득 작년 겨울, 호주 여행을 하면서 방문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떠올랐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 곳 2위에 랭크되어 있는 곳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바다의 종결자라고 한다면 눈 앞에 펼쳐진 캐나다 로키산맥은 단연 산 중의 최고봉이다.
2011/01/05 - [가츠의 여행이야기/퀸즐랜드 액티비티] - 퀸즐랜드 아홉번째이야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캐나다 로키산맥은 우리나라 경상북도와 비슷한 면적으로 밴프, 재스퍼, 쿠트네이, 요흐 등 네 개의 국립공원과 햄버, 아시니보인, 롭슨 등 세 개의 주립 공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재스퍼 국립공원은 로키산맥에서도 가장 넓은 면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매년 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로키산맥!"
사실 재스퍼 역을 제목에서처럼 간이역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탑승한 비아레일 캐나디언 노선에서는 약 1시간 30분가량 머물고 떠나기에 간이역이라고 이름 붙혔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전내내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결국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이나 늦게 재스퍼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결국 재스퍼 역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불과 40분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로키 산맥을 품고 있는 보석 같은 재스퍼!"
옥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재스퍼는 로키 산맥 깊은 곳에 위치한 작은 도시답게 별다른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주로 렌트카를 이용하거나 가까운 곳은 자전거를 타고 투어를 해야 된다. 물론 나는 시간이 부족하였기에 역 주변의 다운타운만 둘러보아야 했지만 말이다. 참고로 비아레일 캐나디언 노선은 주 3회만 운행하기 때문에 행여 타고온 열차를 놓치기라도 한다면 이 곳에서 이틀을 꼬박 기다려야 된다.
"이 곳이라면 이틀 정도는 즐거운 마음으로 머물 수 있겠는데요?"
나 역시 머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이미 예약되어 있는 일정을 변경할 수 없기에 눈물을 머금고 폭풍 다운타운 투어를 떠났다. 사실 다운타운은 재스퍼 역과 관광안내소,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커너트 드라이브가 전부이다. 넉넉잡고 둘러보아도 1시간이 충분할 듯 하였다.
"형님! 저 좀 태워주시면 안되요?"
"저리가! 우리는 여자만 태운다!"
"..........."
"형님! 저 좀 태워주시면 안되요?"
"저리가! 공짜손님은 안받는다!"
"..........."
커너트 드라이브에서 서쪽으로 이어진 패트리샤 스트리트는 레스토랑, 마켓 등으로 밀집해 있어 관광객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왕래도 잦은 편이다. 밴쿠버에서는 제법 선선하였는데 재스퍼는 한여름 날씨라고 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뜨거운 햇살이 도시 전체를 내리쬐고 있었다. 마치 서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마을같았다.
"이 곳이야말로 무릉도원이구나!"
전형적인 관광도시답게 다운타운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한결같이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재스퍼에서 만날 수 있는 주요 관광명소는 휘슬러산, 멀린 호수와 협곡, 메디신 호수, 미에트 온천 등이 있다. 모두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방문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재스터 다운타운에서 약 7km 정도 떨어져 있는 해발 2464m의 휘슬러산을 꼭 가보고 싶었다. 그 곳에 가면 2286m 전망대까지 8분 만에 오르는 재스퍼 트램웨이라는 근사한 케이블카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이번에는 기회가 없었지만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타보고 올 계획이다.
"위대한 한국인!"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중국인이다. 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한국인이다. 중국과 비교해서는 턱도 없이 적은 인구이지만 의지의 한국인들은 항상 세계 곳곳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특히 재스퍼에서 한국어로 된 민박 전단지를 발견하니 참으로 반가웠다.
"슬슬 돌아가죠!"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요?"
잠깐 둘러본 거 같은데 어느덧 떠나야할 시간이 다 되었다. 비아레일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저마다 아쉬운 표정을 보이며 역으로 발걸음 재촉하였다.
"진한 아니 달짝지근한 커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다!"
여행을 하다보면 돌아와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 나에게 있어 재스퍼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물론 너무 짧게 머물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런 듯 하다. 떠나기 전, 역 안에 위치한 매점에서 커피를 구입하고는 마지막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사실 다시 이 곳을 방문한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최대한 천천히 담배를 태우며 재스퍼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 속 깊이 담고 또 담았다. 이내 비아레일의 경적소리가 힘차게 울리며 나를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내심 끝까지 버티며 저항해보았지만 분위기가 당장이라도 나를 버리고 갈 기세였기 때문에 부랴부랴 비아레일을 향해 뛰어갔다.
굿바이 재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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