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여기가 사스카춘인가요?"
"버럭! 도대체 사스카툰이라고 몇 번을 말했어요!"
"그치만 사스카춘이 입에 착 달라붙는데!"
"사스카툰 혹은 새스커툰이라고 한답니다!"
"헐! 벌써 작업하신 거예요?"
"후훗! 이 정도쯤이야 기본 아님?"
"하긴 자그마치 2박 3일동안 같은 기차를 타고 왔으니!"
"하지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정녕 우리 둘 뿐인가요?"
"그...그렇듯!"
벤쿠버에서 토론토까지 운행되는 비아레일 캐나디언호는 정차하는 역마다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데 새스커툰 역에서 내린 승객은 나와 레인맨, 단 둘 뿐이었다.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새스커툰에서 2박 3일동안 머문다고 하니 다들 놀라는 눈치였다. 웬만해선 여행자가 방문하지 않는다느 새스커툰,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여행기를 검색해보아도 새스커툰을 여행한 사람의 후기는 절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국내는 물론이고 캐나다 현지에서도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도시이다.
"다운타운으로 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무조건 콜택시!"
텅 빈 기차역에는 개미 한마리 찾아볼 수 없었다. 기차역 자체가 도심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역 주변은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사람, 자동차, 상점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왔고 다시 역 안으로 들어갔다. 역무원은 금세 다시 돌아온 우리를 보고 매우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콜택시를 불러주었다. 참고로 역에서 다운타운까지는 팁 포함 약 $25 정도 나온다.
"역시 캐나다에서는 차가 필요하군!"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는 역시 자동차가 필요하였다. 다운타운에 들어서자 곳곳에 위치한 자동차 매장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다음에 다시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자동차를 타고 떠나보는 것도 무척 괜찮을 듯 하였다.
"아담한 크기의 다운타운!"
예약된 호텔로 가니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짐만 맡기고는 바로 다운타운을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 새스커툰의 거리는 별다른 이름없이 번호로 되어 있어 수월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물론 다운타운의 규모가 아담해서 더욱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다운타운 중심에 위치한 미드타운 플라자!"
새스커툰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붐비는 곳은 단연 새스캐툰 21번가에 위치한 미드타운 플라자였다. 미드타운 플라자는 우리나라로 치면 타임스퀘어같은 복합쇼핑몰로 각종 상점과 음식점, 백화점이 위치하고 있었다. 물론 규모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다.
예약한 호텔 역시 3블럭 떨어진 곳에 위치한 Delta Bessborough로 같은 새스커툰 21번가에 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새스커툰 21번가 양쪽 끝에 각각 미드타운 플라자와 호텔이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드타운 플라자에는 푸드코트와 스타벅스가 위치하고 있어 자연스레 새스커툰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많이 찾은 곳이기도 하다.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짱이죠!"
만날 고기만 먹다 보니 야채 섭취가 절실하였다. 그래서 선택한 서브웨이 샌드위치, 사실 처음에는 주문하는 방법이 서툴어서 급기야 지구 반대편에 계시는 여친님에게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조언을 구하여 겨우 겨우 원하는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었다. 한창 음식을 먹고 있는데 여행자 차림의 낯선 동양인들이 신기한 지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어랏! 한국 음식점이야!"
"아씨! 여기서 먹을껄!"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둘러보니 고려라는 낯익은 간판의 한국 음식점이 포착되었다. 신기하여 카메라로 촬영을 하니 중국인으로 보이는 종업원이 제지를 하였다. 하지만 이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 하며 가게 내부로 들어와서 마음껏 촬영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사장님이 직원교육을 확실하게 시킨 것 같았다.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지나칠 수 없는 법!"
푸드코트를 나오는 길에 게임 전문매장을 발견하였다. 평소에도 게임이라면 죽고 못사는 나이기에 냉큼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 매장 안에는 온통 비디오 게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매니아로 보이는 남성이 종업원을 붙잡고 한참동안이나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구해달라고 조르고 있는 모습에서 유년 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나저나 이제 곧 디아블로3가 출시된다고 하는데 걱정부터 앞선다. 더 이상 블로그에 새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배틀넷에서 디아블로3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새스커툰의 패션 일번가!"
우리나라로 치면 지방의 작은 도시인 새스카툰, 그러다 보니 대도시와 비교해서 패션감각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였는데 밴쿠버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오히려 더욱 당당하고 개성있는 패션이 눈에 띄기도 하였다.
"님하! 그래도 이건 좀 아니잖아!"
".........."
유난히 모래바람이 심한 새스커툰, 그러나 시민들은 전혀 불편해 하지 않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모래바람이 회오리를 만들며 귀여운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휘감아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꺼리침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대륙의 대인배 기질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참에 쇼핑이나 해볼까?"
한참 둘러보다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낯익은 브랜드를 발견하였다. 게다가 마침 세일 중이라 무척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직접적인 가격 할인보다는 하나를 사면 하나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 대세였다. 어찌 보면 고도의 판매전략이 아닐까 싶다.
"후훗! 그래도 싸잖아요!"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 덕분에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꼭 필요하지 않은 티셔츠를 색상별로 주섬주섬 손에 들고는 계산대로 향하였다.
"한결 가벼워진 지갑! 더욱 무거워진 가방!"
나름 만족스런 쇼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저 멀리 특이한 복장을 갖춰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정말 가관이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맞춰봐요!"
캐나다의 작은 도시인 새스커툰에서 코스튬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다니 진심 신기하였다. 코스튬플레이는 만화나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의상, 분장을 모방하는 취미 문화이다.
"헐! 무슨 지구방위대가 따로 없군! 완전 신기해!"
"우리는 한국에서 여행 온 너희들이 더 신기한데?"
그들은 자선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나왔다며 나에게도 꼭 참석하라고 하였지만 아쉽게도 여행일정과 맞지 않아 함께 할 수 없었다.
불과 몇시간 전, 허허벌판이었던 새스커툰 역에 내릴 때만 하여도 괜히 이 곳에 온게 아닐까 걱정하였는데 역시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았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도 항상 재밌는 에피소드가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다음편에는 새스커툰의 아름다운 풍경과 박진감 넘쳤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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