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보러 오셨나요?
"노노! 취재하러 왔어요!"
일요일 오전, 서초구에 위치한 국립국악원을 방문하였다.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인류가 모두 함께 즐기며 사랑할 수 있는 국악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는 국립국악원은 어느새 올해로 개원 60주년을 맞이하였다고 한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예전에 비해 우리의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져서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이 날은 8월 15일 광복절 기념 서울 공연에 출연하게 될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 국내 연주단 선발 오디션이 있다고 하여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념공연,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기념 공연 등을 하며 극찬을 받은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가 올해부터 추가로 중국과 일본이 참가하게 되면서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오디션을 앞두고!"
이번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 국내 연주단 선발 오디션에서는 총 30명의 비상임 국내 연주자를 선발하게 되는데 각 부문별로는 타악 3명, 대금 6명, 소금 1명, 피리 6명, 해금 6명, 아쟁 8명이다.
사실 중요한 오디션을 앞두고 있는 응시생들을 촬영한다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였지만 이 또한 주어진 나의 임무이기에 심호흡을 크게 한번 내쉬고는 대기실로 들어갔다.
"연습 중! 방해하면 혼나요!"
대기실에는 해금을 연주하고 있는 응시생들로 가득하였다. 해금은 두 줄로 된 현악기로 깡강이, 앵금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당최 악기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저 소리가 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였다.
마음같아서는 인터뷰도 직접 따고 싶었지만 연습하는 포스가 장난이 아니었기에 더 이상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대기실 문을 닫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지!"
아쟁을 연주하는 응시생들이 모여있는 대기실로 들어가니 제법 분위기가 괜찮았다. 아쟁은 관현악이나 관악 합주에 주로 편성되는 저음 악기로 합주의 음량을 크게 하거나 웅장하게 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악기이다.
"가야금이 아니었군!"
부끄럽게도 처음 아쟁을 보았을 때는 당연히 가야금이나 거문고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연주자의 무릅이 아니라 악기의 받침대가 따로 있었고, 활대로 줄을 그어 연주하는 모습에서 비로소 그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보고 배워야만 한다.
"자네들 벌써 친해진건가?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거든요!"
이미 다들 서로 아는 사이인지 응시생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오디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정답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특히 훤칠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는 이 남자, 부럽게도 대기실에 있는 아리따운 여성 응시생들과 모두 친한 듯 하였다. 부러움이 아니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그의 정체를 캐내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였다.
"충성! 육군 병장 성한여름입니다!"
"역시 군인이었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연스레 현역 장병인 그를 집중 취재하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진심을 다해 응원해주었다. 물론 그의 고교동창인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한국음악과 김혜인도 열렬히 응원하였다. 그녀 또한 평소 무대 경험이 누구보다도 풍부한 베테랑이었다. 역시 옛날에 틀린게 하나도 없었다.
"끼리 끼리 노는구나!"
"헤헷! 아자 아자 파이팅!"
선남선녀들을 뒤로 하고 마지막 취재를 위해 자리를 옮겼다. 마지막 취재는 다름아닌 응시생들의 당락을 결정하는 심사위원, 그들을 만나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선발하는 기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로 하였다.
"엄청난 포스를 뿜어내는 6인의 심사위원진!"
이번 오디션은 예술감독 겸 심사위원장인 중앙대학교 최상화 교수를 비롯하여 5명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심사위원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미스 춘향 진이자 영화 서편제에서 송화역을 열연한 영화배우 오정해였다. 오늘만큼은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 국내 연주단 선발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깜짝 변신하였다.
"응시생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가장 먼저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실력 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의 단원들과 함께 어울리며 음악을 만들어 내야만 하기에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특히 중요하다고 하였다. 아이사 전통 오케스트라의 경우 공용어를 영어로 사용하기에 영어 실력도 필수인데 의외로 응시생들의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서 깜짝 놀랐다고 하였다.
끝으로 최상화 심사위원장은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는 우리가 아시아 사람임을, 아시아 공동체에서 우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다문화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한국 전통 노래 뿐만 아니라 아시아 노래가 10곡 이상 들어가 있으며 이는 머나먼 유럽보다도 같은 아시아인끼리 훨씬 친밀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와 권한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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