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꼭 해야 되나요?"
"그래도 왔으면 인증샷을 남겨야죠!"
평소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좋아하지만 찍히는 것은 참 어색하다. 게다가 남자끼리 찍는 것은 더욱 선호하지 않지만 어쨌든 즐거운 마음으로 한 컷 찍어보았다.
"오빠! 차이나타운 놀러가자!"
"미안해! 바빠! 다음에 꼭 가자!"
사실 작년부터 여친님께서 차이나타운을 거론하며 데이트가고 싶다고 졸랐는데 본의아니게 나 혼자 오게 되었다. 물론 취재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데이트와는 별개이지만 어찌되었든 후폭풍이 예상된다. 기왕 이렇게 된 몸, 폭풍먹거리로 장렬히 자폭하도록 하겠다.
"꼬치가 왔어요! 둘이 먹다 둘 다 죽는 양꼬치가 왔어요!"
하얼빈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매일 밤 볼링을 치고 방문하는 곳이 2군데 있었다. 한 곳은 후구워라고 불리우는 음식으로 굳이 한국식으로 하자면 샤브샤브랑 비슷하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로 추알이라고 불리우는 꼬치구이집이다.
한창 원기왕성한 20대 초반이었기에 보통 가면 50, 60개는 거뜬히 먹고 왔었다. 물론 가격이 워낙 저렴하였기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양꼬치가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해주었다.
"56%의 위엄!"
유독 중국 전통주는 폭발적인 알콜도수를 자랑한다. 내 기억으로는 78%까지 본 거 같다. 특히 신입생 환영회나 성년의 날 같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선배들이 만들어 주는 폭탄주는 가히 새롭게 환생하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은 때려 죽여도 마시지 못할 거 같다.
"자고로 보기도 좋은게 더욱 맛있는 법!"
네 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는 다 먹을 수 있다는 중국인, 그 명성답게 차이나타운에는 온통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하였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발걸음을 하면 안되는 악의 소굴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
푸짐한 먹거리 뿐만 아니라 차이나타운 거리 곳곳에는 중국 의상과 공예품을 파는 상점들이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이야말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중에서도 급이 다른 오리지널 차이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주로 상해, 북경, 대련 등에서 선박을 통해 수입된 제품들은 시중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게다가 차이나타운은 일반적인 관광 특구에서 보이는 호객행위나 바가지 요금이 없어서 불편함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구경할 수 있어 참 좋았다. 아마 대륙의 자존심이 아닐까 싶다. 오고 싶은 사람들은 어떻게든 다 알아서 찾아오듯이 말이다.
"내가 곧 장인이니라!"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차이나타운은 사양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듯 하였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구경하다 흥미로운 안내판을 발견하였다.
"삼국지 벽화거리?"
어렸을 때부터 정말 재밌게 읽은 삼국지, 나아가 영화, 게임까지 가리지 않고 보고 또 보았다. 눈만 감아도 방대한 삼국지의 역사와 인물, 사건 등이 한 눈에 그려질 정도로 나는 삼국지 매니아이다.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못 지나치듯 나 역시 삼국지 벽화거리를 놓칠 수 없었다. 부랴부랴 안내판을 따라 이동해 보니 정말 거리 전체가 삼국지 벽화로 도배되어 있었다.
"내가 그리스 신화는 몰라도 삼국지는 꿰뚫고 있어!"
이미 차이나타운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 잡은 삼국지 벽화거리는 삼국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160개의 명장면을 수천장의 타일에 나워 그려 모자이크 방식으로 벽에 붙인 것이다. 자그마치 그 길이가 150m에 달한다고 하니 이 또한 대륙의 스케일이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삼국지는 중국의 4대 기서 중 하나로 최초 진나라의 학자 진수가 편찬한 것을 소설가 나관중이 구어체 형식의 장편소설로 재미있게 풀어 삼국지연이라는 이름으로 재해석되었다. 이 후 전세계인들의 필독서가 된 삼국지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하여도 무방할 정도로 원초적인 인간의 심리와 다양한 사건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막 성장하는 아이들이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하다. 그 곳에는 정의, 신의, 용기, 사랑 등 자라나는 꿈나무에게 필요한 감성적인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항상 장난감칼을 휘두르고 다니는 아이를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는 조운이 제일 좋았다!"
"지금은 조조가 좋아지고 있다!"
정의감만으로 똘똘 뭉친 꼬꼬마 시절에는 단연 조운, 관우같은 의협심 강한 명장이 매력적이었으나 지금은 처세술에 능한 조조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삼국지 : 명장 관우가 더욱 기대되고 설레여진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아하는 등장인물도 있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수많은 인물들이 죽거나 사라지지만 유독 그녀의 죽음만큼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펐다. 경국지색,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대단한 미녀라고 불리우는 그녀의 정체는?
중국 최초의 여간첩이라 불리는 폐월 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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