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가차카 우가우가!"
"누...누구냐 넌?"
"내가 니 조상이다!"
"........."
"살려주세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다. 사극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삼국시대, 조선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인류의 등장부터 약 1만년 전까지를 아우르는 선사시대 중 하나인 구석기시대였다. 지금부터 시공간을 초월하여 30만년 전 구석기시대로 여행을 떠나보자!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전곡리선사유적지!"
이 곳은 연천군에 위치한 전곡리선사유적지이다. 분명 국사책에서 본 기억이 났지만 나의 두뇌는 이미 모든 것을 망각한 상태이다.
1978년 미군 병사인 보웬이 처음 발견한 후 10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된 전곡리선사유적지는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되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곳이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란 최초 프랑스의 쌩 따슐유적에서 주먹도끼들이 처음으로 확인되어 붙혀진 이름이다.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따라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굴되는 주먹도끼인데 그동안 아시아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학계는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곡리선사유적지에서 발견 됨으로써 아시아에서도 인류의 진화가 이루어졌음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덕분에 세계 최대 규모의 구석기축제를 개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하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의 조직위원장인 김규선 연천군수는 시종일관 자랑하기에 바빴다. 서울보다도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연천군이지만 그동안 군사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환경때문에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덕분에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신라경순왕릉, 숭의전지 같은 소중한 문화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며 연천을 한국 제일의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키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다.
"서울과 불과 1시간 거리!"
엄연히 수도권인 연천군은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휴일을 맞이한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적극 홍보하고자 한다.
바로 그 중심에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가 있는 셈이다. 특히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5월 8일까지 이어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생한 교육 체험의 장으로 각광받을 듯 하다.
"고롱이와 미롱이!"
축제장으로 들어서며 가장 먼저 귀여운 고롱이와 미롱이가 방문객을 맞이해준다. 연천군의 캐릭터이자 구석기축제의 마스코트인 고롱이는 고대, 구석기, 고인돌 등 과거를 상징한다면 미롱이는 미래지향적, 미래 발전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구석기축제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재미있는 3D영화와 발굴 현장!"
전곡리 토층 전시관은 선사유적지의 문화적, 학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연면적 113평 규모로 건립되었다. 이 곳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삶을 보여주는 생생한 3D 영화와 아슐리안도끼, 긁개, 몸돌 등 구석기 유점 20여점과 발굴현장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4차 발굴 당시 파내려간 지층을 특수화학처리하여 재현한 토층이 위치하고 있다.
"일단 와봐!"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마련하기 위해 연천군은 축제장 곳곳에 구석기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형물들을 전시하여 놓았다.
특히 행사가 시작되면 벽화그리기, 물고기잡기, 멸종동물 사냥하기 등 다채로운 체험마당과 주먹도끼를 이용해 직접 고기를 자르고 구워먹을 수 있는 즉석 바베큐와 지역 음식 축제까지 재미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과거로 향하는 통로!"
지난달 25일 개장한 전곡선사박물관은 그 외관부터 무척 특이하였는데 정말 타임머신처럼 생겼다. 특히 외부는 모두 스테인리스 패널로 감싸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켜주었고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 연출이 가능하여 명실상부 연천군의 랜드마크로 자리돋움할 듯 하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박물관 내부는 과거로 향하는 통로처럼 길게 이어져 있었으며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선사시대의 유물과 모형이 가득하였다. 총 3층 규모로 지어진 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고고학체험실, 기뢱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상설전시실에 위치한 인류의 위대한 행진 모형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장인이 만든 명품!"
인류 모형 제작으로 명성이 자자한 프랑스 고고학자인 엘리자베스 데인스가 직접 제작한 모형은 당장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만 같았다. 또한 각 모형마다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여도 당당하게 설명해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상상하지 마라!"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오래전에 연천 전곡리에는 분명 인류가 존재하였고 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처럼 구석기축제를 방문하며 더 이상 교과서에서만 배운 지루한 역사 공부가 아니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놀이마당이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어흥! 딱 기다리고 있겠다!
'가츠의 여행이야기 > 대한민국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해 낙조 촬영 일번지, 강화 고려산 낙조대 (62) | 2011.05.09 |
---|---|
절제된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진달래 군락지 (97) | 2011.04.28 |
가츠의 여행이야기, 보성녹차밭 대한다원 (86) | 2011.01.27 |
가츠의 여행이야기, 청송군 下편 (98) | 2011.01.13 |
가츠의 여행이야기, 청송군 上편 (138) | 2011.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