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곳은 녹차와 꼬막, 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전라남도 보성이다. 특히 보성녹차밭은 이미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정작 나는 처음 방문하였다. 그래도 남들보다는 열심히 전국을 누비며 여행을 다닌다고 자부하였는데, 아직 안 가본 곳이 정말 많다는 사실에 더욱 부지런해지기로 다짐해 본다.
"국내 제일의 보성녹차밭이지 말입니다!"
보성에는 개인 소유의 수많은 녹차밭 위치하고 있는데 이번에 방문한 곳은 대한다원이다. 반세기 역사를 지난 대한다원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으로 영화 선물, 목표는 항구다, 각종 CF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보성녹차밭은 바로 대한다원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여 국내 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대만, 유럽 등의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증가하였다고 한다.
"분명 낯익은 곳인데!"
녹차밭을 오르다 낯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와 카메라셔터를 살짝 눌러보았다. 어디선가 본 장면인데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한다원의 역사는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한다업 장영섭 회장은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차 밭을 일대 임야와 함께 인수하여 대한다업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 그 후 활성산 자락 해발 350m, 오선봉 주변의 민둥산에 대단위로 차 밭을 조성하였고, 삼나무, 편백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등 약 300여만 그루의 관상수와 방풍림을 식재하였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
현재는 170여만 평의 면적 중 약 50여만 평의
차밭이 조성되어 580여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에 힘입어 1994년 대한다원은 국내유일의 녹차관광농원으로 정식 인가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수십 년 전 차밭 조성과정에서 방풍림으로 식재한 삼나무는 녹차밭의 또 다른 명물이 되었다.
"레드카펫 아니죠! 연두빛 카펫 맞습니다!"
사실 나는 차를 즐겨마시는 편이 아니다. 그나마 커피도 요즘에서야 자주 마시게 되었다. 귀찮니즘의 압박으로 물론 사먹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보성녹차밭 역시 그 동안 차의 소비시장이 적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성심을 다해 가꾸다보니 지금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대한다원은 옛부터 지역 주민들에 의해 큰 다원으로 불리어오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산책할 수 있는 코스!"
녹차밭 한 켠에는 관광객들이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대한다원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올라가는 동안 그동안 몰랐던 차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최초 차를 마신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으나, BC 2700년쯤 고대 중국의 염제신농씨부터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를 염제, 곧 불꽃임금이라고 부르게 된 것은 불로 물을 끓여 먹는 방법을 처음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는 이와 함께 차잎에 해독의 효능이 있음을 알고 이를 세상에 널리 알렸던 인류 역사상 첫 다인이었다.
"물의 온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랍니다!"
차는 물의 온도에 따라 차의 각종 성분이 우러나는 속도가 다르고 물에 녹아 나오는 양이 다르다. 그러므로 차의 종류에 따라 찻물의 온도를 달리하는 것이 차의 맛을 한층 좋게 한다. 홍차와 같은 발효차와 말차는 뜨거운 탕수를 바로 부어도 되나, 녹차는 찻물이 너무 뜨거우면 비타민C가 파괴되고 감칠맛이 적다고 한다.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카페인과, 발효되지 않은 탄닌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녹아 나오며 감칠맛을 내는 유리아미노산은 60∼65℃에서도 거의 용출되므로 녹차는 물을 조금 식혀 부으면 쓴맛과 떫은 맛이 덜 우러나온다.
고로 일반적으로 녹차는 물의 온도가 90℃ 전후면 적당하나 고급 녹차는 아미노산·카페인·비타민C 등의 함량이 많고 섬유소가 적어 연하므로 물의 온도를 70∼80℃ 정도로 식히기는 게 좋다고 하였다.
"참고로 채취하는 시기에 따라서도 녹차의 등급이 달라진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차 잎을 채취하는 횟수는 대개 1년에 3, 4회 정도로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에 따는 차를 첫물차, 5월 중순부터 6월 상순에 따는 차를 두물차라 하고, 6훨 하순부터 7월에 따는 차를 세물차라 한다. 그리고 끝물차는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에 채취하는데 봄차에 비하여 잎이 세고 큰 편이어서 실상 생활음료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녹차계의 명품! 우전차!"
우전차는 4월 20일 전에 채취하여 만든 수제차로 가장 고급차이며, 한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올라온 차의 첫 잎으로 정성스럽게 따서 만들어 차의 맛과 향이 싱그럽고 그윽하다. 특히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한정 수량만 생산된다.
세작 명차는 5월 상순에 잎이 다 펴지지 않은 창과 기만을 따서 만든 차로. 차잎 크기가 참새 혀 같다고 하여 작설차라고도 하며 가장 대중적으로 선호하는 차로 색, 향, 미를 골고루 즐길수 있는 매력이 있다.
중작 신차는 양력 5월 중순까지 채취한 차로 잎이 좀더 자란 후 창과 기가 펴진 잎을 한두장 따서 만들며 색과 맛이 넉넉한 게 특징이라고 한다.
대작 입하차는 5월 하순에 채다한 차잎으로 만든 녹차잎이며 중작보다 더 굳은 잎을 따서 만든 거친차로 녹차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며. 이 시기는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기온 또한 올라가 탄닌 성분이 많아져서 약간 떫은 맛이 느껴지는 차라고 한다. 엽차는 굳은 잎이 대부분으로 숭늉대신 끓여 마시는 차이다.
"녹차밭에 왠 산소가 있지?"
그 때는 경황이 없어 물어보지 못하였는데, 녹차밭 곳곳에 산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검색해보니 지난 5월, 대한다원의 창업자인 장엽섭 회장이 별세하였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다원에 직접 문의해 보니 현재 녹차밭에는 약 12여구의 산소가 있다고 하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세요!"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가족, 연인 관광객들이 산림욕을 즐기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특히 도심의 탁한 매연으로 지친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관광지가 아닐까 싶다.
녹차밭 거닐다 보니 마음속까지 초록빛으로 물드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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