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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찾아왔군!"
어느새 퀸즐랜드 액티비티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모두가 깊은 잠을 자고 있을 이른 새벽, 우리들은 숙소를 나와 케언즈 고원지대인 애서튼 테이블랜드로 출발하였다. 이 곳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열기구를 탑승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한 날씨!"
가는 내내 하늘을 바라보며 노심초사하였다. 열기구를 탑승하기 위해서는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대개 열기구를 타기에 최적의 시간은 일출 직후라고 한다. 다행히 운행이 가능하다는 콜이 떨어졌고 레이징 썬더 직원들은 일사분란한 손놀림으로 열기구에 바람을 넣기 시작하였다.
"인화물질은 절대 가지고 탑승할 수 없습니다!"
열기구는 찢어지지 않도록 처리된 나일론으로 제작되어 있다. 열기구를 부풀리는 방법은 통에 들어 있는 열기구를 펼친 후 바구니에 연결해서 처음에는 차가운 바람을 넣는다. 그리고 열기구가 부분적으로 부풀어 오르면 그때부터 가열기를 이용해 열기구 내 공기를 데워서 바구니 위로 뜨게 하는 방식이었다. 직원들은 재차 라이터와 같은 인화물질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일종의 서약서 같은 것을 작성하였다.
"마치 도로시가 된 기분!"
이미 앞선 팀의 열기구는 상공을 향해 날아올라 아침바람을 타고 유유히 멀어지고 있었다. 문득 어린 시절 재밌게 보았던 오즈의 마법사가 떠올랐다. 그러는 사이 가열기에서는 뜨거운 불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고, 우리가 탑승할 열기구도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빨리와! 놔두고 간다!"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 오를 거 같은 열기구, 직원들이 한 명 한 명 탑승을 시키며 마지막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막상 바구니로 들어가니 그 흔한 안전벨트도 없었다. 그저 파일럿을 믿고 시키는대로 잘 따라야 한다. 이윽고 잔뜩 긴장한 우리들을 태운 열기구가 힘차게 상공을 날아 올랐다.
"오오! 진짜로 떴어!"
"조심해! 떨어지겠다!"
순식간에 날아오른 열기구는 상쾌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푸르른 초원을 향하였다. 열기구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높이 떠올랐다. 카메라 뷰파인더로 볼 때는 몰랐는데 직접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바라보니 정말 아찔하였다.
"헐! 쵸큼 무서워요!"
"근데 정말 미치도록 아름답구나!"
바구니 아래로 펼쳐지는 초원의 아름다운 비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비행기도 타봤고, 군복무 시절 헬기도 타봤지만 그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하였고, 다들 자신의 카메라로 멋진 풍경을 담느라 분주하였다. 나도 용기내어 바구니 밖으로 손을 쭉 펴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하늘에 떠 있는 카메라를 보세요! 찰칵!"
열기구를 타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상쾌한 기쁨이 차오른다. 언제였지? 영화배우 권상우와 손태영의 로맨틱한 열기구 프로포즈에 관한 기사가 생각났다. 정말 이 곳에서라면 그 누구도 프로포즈를 거절할 수 없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를 태운 열기구는 30분 가량 비행하였고, 어느새 착륙할 시간이 되었다.
아무리 뛰어난 파일럿이라도 열기구의 진행 방향을 조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오로지 가열기를 통해 열기구의 고도만을 조절할 수 있다. 고로 착륙장소는 언제나 랜덤인 셈이다. 적당한 자리를 발견한 파일럿은 온도를 조절하여 열기구를 천천히 땅으로 착지시켰다.
"모두 힘을 합쳐 열기구를 접어야 된다!"
"밥값은 해야죠!"
지상에 내려오면 파일럿과 탑승객 전원이 힘을 합쳐 열기구의 바람을 빼고 접기 시작한다. 길게 늘어진 열기구를 접어 상자에 담는 과정은 꽤나 힘이 들었지만 누구 하나 힘든 기색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하였다. 무사히 트럭에 열기구를 싣고, 맛잇는 아침식사를 위해 레이징 썬더 베이스캠프로 이동하였다.
식사 후에는 어떤 재미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2010년 12월 13일, 하늘을 가슴에 담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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