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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고프다!"
블로거로서 인터넷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애연가가 금연을 하는 심정이랄까? 브리즈번에서는 무료 Wi-Fi가 잡히는 곳이 없어 천하무적 아이폰도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케언즈에 와서는 호텔 로비에 무료 인터넷 PC와 Wi-Fi가 지원되어 그동안 못했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퀸즐랜드 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었다.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면서 트위터에 엄살 아닌 엄살성 멘트를 남기고 크루즈에 올랐다. 드디어 케언즈가 자랑하는 최고의 관광포인트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로 떠나는 순간이다.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푸르른 바다와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초를 자랑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으로 영국 BBC 선정 죽기 전에 가 보아야 할 50개의 여행지 중 2위에 랭크되어 있다.
"스쿠버다이빙, 씨워커,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크루즈를 타고 2시간 정도 항해하면 폰툰이 설치된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폰툰이란 배가 정박할 수 있도록 바다 위에 설치해 놓은 바지선으로 바다 한 가운데서 아름다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즐길 수 있다. 그 곳에서 스쿠버다이빙, 씨워커, 스노쿨링 등과 같은 본인이 원하는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즉석에서 그려주는 일러스트레이션!"
밥장형님께서 일행들에게 개성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주셨는데, 정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뚝딱 그리셔서 깜짝 놀랐다.
사실 이 때, 나는 옆에서 한껏 긴장한 채 두려워 하고 있었다. 출발 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가서 스쿠버다이빙과 씨워커 중에서 한가지를 택하라고 하였다. 참고로 씨워커는 산소가 공급되는 특별 제작 헬멧을 착용하고 바닷속을 걷는 것이다. 하지만 다들 스쿠버다이빙을 추천하여 망설임 없이 택하였는데, 일행들과는 달리 나는 처음하는 거라 무척 긴장되었다. 그렇다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까지 와서 스쿠버다이빙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쉽겠는가?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냐!"
목적지에 다다르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다다랐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나의 다이빙 순서가 가장 빨랐다. 강사가 알려준 수신호와 장비 사용법을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복장 착용하세요!"
"무서워요! 괜히 한다고 했어!"
일행들은 다들 즐거워하고 있는데 나만 울상이다. 물 속에서 진짜 숨을 쉴 수 있을까? 라는 의문부터 집에 계시는 부모님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거기다 몸에 꽉 끼는 웨트슈트와 산소통, 물안경, 오리발까지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나자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이대로 바닷속에 영영 가라앉는 것은 아닐까? 마치 갓 훈련소를 퇴소하여 자대배치받는 기분이었다.
"무브무브! 입수!"
물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산소호흡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부터 확인하였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뿜어 보았지만 물 속에서의 호흡은 갑갑하지 그지 없었다. 마치 비닐봉지을 뒤집어 쓰고 호흡하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몇번하다보니 적응이 되었고 그제서야 아름다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시야에 들어왔다.
"인어공주가 된 기분이야!"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어떻게 글로 적혀야할 지 모르겠다. 투명한 바닷속은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산호초로 가득하였고, 나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거대한 바다거북이 내 머리 위를 지나가고 보석처럼 빛나는 열대어떼가 내 몸을 휘감았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스쿠버다이빙을 고집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분은 정말 경험해보지 못하면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제 아무리 생생한 사진이나 실감나는 글이라도 이 기분만큼은 절대 공유할 수 없을 듯 하다.
"직접 가서 보고 느껴야 된다!"
"꿀맛같은 점심식사!"
스쿠버다이빙을 마치고 올라오니 맛있는 점심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다들 식사를 하면서도 방금 경험하였던 스쿠버다이빙을 이야기하느라 정신없었다.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는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밖에도 폰툰에서는 바닷속이 보이는 배와 반잠수함, 물고기 먹이주기 등 다양한 이색 체험을 경험할 수 있다.
"물고기 많다해!"
"못먹는 거다해!"
"자연스럽게 웃는 그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만난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밝게 웃고 있었다. 이 것이야말로 고달픈 일상을 떠나 여행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겠는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촬영을 하고 있는 와중, 어디선가 헬리콥터의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가 들려왔다.
"우와! 바다 위를 날아가는 헬기!"
스쿠버다이빙이 나무를 보는 격이라면, 하늘을 나는 헬기는 숲을 보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전경 또한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지 않을까? 이번에는 탈 기회가 없었지만 훗날 다시 오게 된다면 꼭 한번 타보고 싶다.
"이제 다시 바다로!"
소화도 시켰겠다.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평소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도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면 안전하게 바다수영을 즐길 수 있다.
"해병대 수색대원의 위엄!"
물 속에서는 영철이가 물 만난 제비마냥 군시절 습득한 스킬을 마음껏 뽐내며 제 집 안방마냥 신나게 돌아다녔다. 어느새 친형제처럼 정이 든 일행들, 누가 우리를 이번 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고 하겠는가?
"자자! 이제 철수해야될 시간입니다!"
신나게 놀다보니 어느새 육지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되었다. 다들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서둘러 정리를 하고 다시 크루즈로 탑승하였다.
"마치 현상수배 전단지 같아!
돌아가는 배 안에서는 수중 액티비티를 하며 찍은 사진들이 인화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장비 착용으로 인해 하나같이 웃긴 표정이었지만 그래서 더욱 진귀한 사진이 아닐까 싶다. 또한 마음씨 좋은 선장님의 배려로 크루즈의 항해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렇게 큰 배를 저 조그만한 스틱으로 조종하다니!"
선장님은 각종 장비들을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주셨고, 나는 마치 알고 있다는 듯이 열심히 끄덕이며 리액션을 해주었다. 그러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웬만한 빌딩만큼이나 큰 배가 사진 속의 조그만한 스틱으로 방향을 조정하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를 태운 크루즈는 아침에 출발하였던 부둣가로 도착하였고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투어는 그렇게 끝이 났다. 한나절 밖에 안되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퀸즐랜드 아니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지금도 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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