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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즐랜드 박물관 앞쪽에 위치한 사우스 뱅크 파크랜드!"
시로멧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 일정은 사우스 뱅크의 명물인 주말마켓을 둘러보는 것인데 잠시 시간이 남아 꿀맛같은 오침을 청하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자고 일어나니 에너지가 넘쳤다. 가끔 해외여행을 나왔다며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며 심신을 혹사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여행의 참맛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에, 틈틈히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도심 속의 공원! 사우스 뱅크!"
사우스 뱅크는 1988년 브리즈번 엑스포가 열렸던 전시장 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만국기의 뜰에서 시작하여 네팔식 탑, 어린이공원을 지나 인공 비치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곳곳에 아름다운 꽃과 야자수를 심어 도심의 폐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엑스포 행사장을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하여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국내의 경우, 큰 행사가 끝나면 별다른 수익창출 없이 세금만 나가는 곳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오전에는 시티투어를 하며 퀸 스트리트에서 빅토리아 브리지를 두 발로 직접 걸었지만 오후에는 편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빅토리아 다리를 건너면 호주 최대 박물관인 퀸즐랜드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으며 박물관 앞쪽으로 사우스 뱅크 파크랜드가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문화 예술의 거리!"
얼핏보면 서울의 홍대같은 느낌이랄까? 곳곳에서 문화공연이 한창이고 거리 양 옆으로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길 중앙에는 사우스 뱅크의 명물인 주말마켓이 열리고 있어 구경하는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였다. 인터넷으로 여행 정보를 검색하다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거리마켓,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기에 사우스 뱅크 주말마켓이 더욱 반갑게 다가왔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선물해드리고 싶네요!"
"오빠! 죽을래요!"
어디선가 옐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주말마켓에서는 보석부터 기념품, 악세사리, 전통 의상, 수영복 등 다양한 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특히 오팔이 유명하다고 하여 구입해볼까 하였지만, 특유의 어리버리 때문에 바가지 전시되고 있었다. 특히 오팔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정작 구입하지는 못하였다. 왠지 어리버리해보여서 바가지 쓸까봐 구입하지 못하였다. 게다가 보석 같은 건, 무조건 직접 선택하게 해야지 깔끔하다.
"뭔지? 뜬금없는 수영복 패션!"
"몰랐어? 바로 옆에 수영장이야!"
"오오! 그럼 썬탠하는 누나들도 있겠네요?"
"신속히 이동하도록 합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트비치!"
주말마켓에서 한블록 이동하니 브리즈번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스트리트비치가 나타났다. 강가임에도 불구하고 모래사장이 조성되어 있고, 수영장 이용도 무료라고 하였다. 수영장 너머로 보이는 브리즈번 강과 높다란 빌딩 숲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뭐 이래! 비키니 누나들은 없잖아요!"
"저녁시간이라 그런가? 다들 밥 먹으러 갔나봐!"
"그럼 우리도 밥이나 먹으러가요!"
이럴 줄 알았으면 수영복을 가지고 왔을텐데, 무척 아쉬웠다. 가볍게 한바퀴 둘러보고 나갈려는 찰나, 함께 온 현우형이 보이지 않았다.
"아낰ㅋㅋㅋㅋㅋㅋ 또 혼자! 배신자!"
"오해야!"
수영장을 나와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며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귀여운 금발의 소녀가 다가와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문제는 그녀가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 듣지 못하였다. 그녀 뒤로는 일행으로 보이는 소녀들이 2명 더 있었고 뭐가 그리 재미있다는건지 서로 웃고 있었다.
"진작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할껄!"
결국 말이 통하지 않자, 그녀는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갔고, 현우형과 나는 스스로의 무지함을 탓하며 깊은 담배연기만을 내뿜었다. 지금도 그녀가 우리에게 뭐라고 했는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어둠이 깔린 사우스 뱅크!"
어느새 사우스 뱅크에 어둠이 찾아왔다. 흩어져 있던 일행들도 속속 합류하였고, 저녁식사 장소인 SURFCLUB으로 이동하였다.
"히어로즈에 나오는 사일러 닮았다!"
SURFCLUB은 스트리트비치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맛있는 식사는 물론이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바이기도 하였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빈테이블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실내를 돌아다니며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주방에서 요리사들이 나를 보더니 여기에 슈퍼맨이 있다며 꼭 찍어달라고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슈퍼맨보다 히어로즈에 나오는 시계수리공, 사일러를 더 닮은 듯 하다.
"휠 오브 브리즈번의 변신은 무죄!"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인원과 계속 남아서 놀 인원으로 나위웠다. 밤이 되면 더욱 힘이 나는 나이기에 망설임없이 남기로 하였고, 마침 현우형의 군대 후임이 브리즈번에 살고 있어 기꺼이 우리들을 위해 가이드를 해주기로 하였다. 역시 전우애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다.
"브리즈번의 또 다른 명물! 시티캣!"
그는 우리를 보자마자 브리즈번 강가에 위치한 시티캣 탑승장소로로 데려갔다. 한강에도 수상택시가 운행되고 있지만 브리즈번의 시티캣이야말로 진정한 수상 대중교통의 대명사이다!
시티캣이라고 적힌 파란색 대형 페리호가 브리즈번 도심에서 외곽까지 정기적으로 운행하며 시민들의 든든한 두 다리가 되어준다. 게다가 강에서 운행되기에 출근길 교통체증은 찾아볼 수 없다. 가격도 $3 정도라 그리 부담되지 않는다며 하나같이 시티캣을 향해 엄지소가락을 치켜들었다.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브리즈번의 아름다운 풍경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브리즈번의 고층빌딩과 정원, 야경을 볼 수 있기에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내일 올라가는 스토리 브리지!"
밤공기를 가르며 시원하게 질주하는 시티캣, 그 앞으로 거대한 스토리 브리지가 등장하였다. 일전에 예능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직접 다리 위 난간을 오르는 클라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 또한 내일 오전에 하기로 예약되어 있는 코스이다.
"친절하게 가이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티캣 투어를 마치고 숙소까지 2시간 가량 걸어서 돌아왔다. 처음에는 마냥 신기하고 좋아서 힘들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엄청 걸은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들을 위해 바쁜 와중에 시간내서 가이드 해준 현우형 군대 후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참고로 나와 동갑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ㅋㅋㅋ
"힘이 되어준 그녀들!"
한참을 걷고 또 걷다가 차이나타운 부근에서 만난 누나들이다. 차이나타운 간판을 찍을려고 하다가 겸사겸사 같이 찍게 되었는데, 정작 차이나타운 간판은 흐릿하게 나와 도저히 쓸 수가 없다.
그렇게 야간행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보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첫날부터 계속 샌들을 신고있었는데,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 거 같았다. 중부전선의 수호자, 이기자부대 소총수로서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우리들!"
그래도 우리에게는 컵라면이 있었다. 근처 편의점에서 $3을 주고 구입한 컵라면, 한국돈으로 치면 약 3500원정도로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그래도 이틀만에 매운 맛이 땡기는 것을 보니 천상 한국사람인가보다.
그렇게 브리즈번에서의 마지막 밤도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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