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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
누군가 다급하게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다. 꼭두새벽부터 찾아온 손님, 다름아닌 옐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그녀의 볼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출근을 해야 될 그녀의 갑작스런 방문에 순간 꿈인 줄만 알았다.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주방으로 가서는 일사분란하게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잠에서 덜 깬 나는 어리둥절하여 그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생일 축하해요!"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었다. 나의 28번째 생일이었다. 그녀는 나를 놀래켜 주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찾아온 것이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밀려오는 감동, 이런게 바로 살아가는 행복인가보다. 연말이라 바쁘다고 계속 짜증만 내고 속상한 짓만 골라서 했는데 말이다. 꼴에 남자친구라 챙겨주는 그녀, 나에게는 정말 과분한 사람이다.
"오빠! 선물이야!"
"이 것은 명함지갑!"
"맨날 명함 꼬깃꼬깃 주머니에 넣고 다니잖아!"
"울컥!"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명함을 주고받을 일이 잦다. 지갑에는 한정된 양만 들어가다보니 급할 때는 주머니에 넣고 다닐 때가 많았다. 배려심 깊은 그녀가 그 것을 또 놓치지 않았다. 나에게 꼭 필요한 생일선물을 챙겨 준 것이다. 그녀의 따뜻한 마음이 아침부터 나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참고로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한창 블로그에 군대이야기를 연재할 때이다. 당시 그녀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그녀의 남동생은 해군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통의 쪽지가 날아왔다. 평소 군대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구독하고 있다며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쪽지를 주고 받았고,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워갔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은가?
"최종 당첨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사실 이 글이 발행될 때쯤이면 나는 추운 대한민국이 아니라 따뜻한 퀸즐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얼마전 지인의 소개로 재미있는 이벤트를 알게 되었고, 조심스레 도전해보았다. 퀸즐랜드관광청과 여행전문잡지인 에이비로드에서 진행되는 솔로남들의 액티비티 여행이다. 여기서 잠깐!
"솔로남? 오빠 장난해? 그럼 나는 뭐야?"
"오해야! 그냥 남자들끼리만 간다는 거야!"
"뭐야? 그게 더 위험한 거 아냐?"
"..........."
"기다려! 캥거루!"
처음 만난 남자들과 함께 떠나는 퀸즐랜드, 상상만 하여도 설레인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해외파병을 가는 느낌이랄까? 건장한 남자들로만 구성된 이번 액티비티 여행은 무척 군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7박 8일간의 전술작전!"
캥거루와의 만남은 특공무술을 연마하는 시간 같고, 열기구 탑승은 마치 공중강습을 하는 듯 하다. 또한 스킨스쿠버는 수중폭파, 리프팅은 상륙작전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나에게는 총 대신 카메라가 들려있다. 이번 작전의 임무는 멋진 사진을 가득 담아오는 것이다.
"가츠님! 선물이 하나 더 있어요!"
"??????"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요즘 2010 다음뷰 대상[투표하기]과 2010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투표하기] 후보자 투표가 한창이다. 과분하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게다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레인맨도 후보자로 선정되어 정말 기쁘다. 덕분에 서로 자신이 될 거라고 티격태격 거리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리 가망성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아무쪼록 연말 시상식에 동참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영광스럽고 기쁘다.
항상 허술하고 부족한 사람인 내가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멋진 기회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블로그, 악랄가츠의 리얼로그를 운영하였기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한다.
블로거라서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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