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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1번 출구로 오세요!"
언제였을까? YES24에서 주최하는 블로그 축제, 다락방 콘서트 이벤트에 응모를 한 적이 있다. 꽤나 오래전 일이라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 연락이 왔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YES24 블로그 축제는 지난 5월부터 블로거들의 글을 응모받아 우수한 글에 대한 시상식도 같이 진행된다고 한다. 마침 수상자 중에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지인도 포함되어 있어 더욱 기대되었다.
블로그 축제다 보니 자연스레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블로거일 것이다. 블로거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유쾌하고 설레는 일이다. 압구정 1번 출구로 나가니 다락방 콘서트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위치하고 있었다. 행사장이 한강 쪽이다 보니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물 위에 떠있는 프라디아!"
오늘의 목적지는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 위치한 프라디아이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나쁜남자의 촬영장소이기도 한 프라디아는 특히 야경이 끝내주는 곳이다. 이 곳에서 보는 반포대교의 무지개 분수는 정말 장관이다.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가츠님!"
2층 로비로 가니 예쁜 행사도우미가 나를 반겨주었다. 혹시나 아는 분들이 계신가 싶어 유심히 닉네임을 확인해보았다. 그동안 인터넷으로만 뵈었던 분들이 몇 분 계셔서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참고로 이 날은 동반 1인이 가능한 행사였기에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던 여친님을 소환하였다.
"오빠! 나 일하고 있었거든요!"
"됐고!"
"소설가이자 오늘의 심사위원 박범신!"
불의 나라, 나마스떼, 은교 등 출간한 소설사 박범신은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이자 블로거이다. 몇해 전부터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개설하여 소설을 연재하고 있다고 하였다. 처음 블로그에 소설을 연재할 때는 주변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전문 글쟁이가 허접하게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되겠는가?
그 또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얼마 후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인터넷의 글을 결코 값싼 글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 YES24 블로그 축제 수상작을 심사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며 심사소감을 밝혔다.
"해가 떠도 레인맨! 달이 떠도 레인맨!"
"우와! 레인맨오라버니 멋지다!"
"나는? 나는?"
"됐고!"
영화 부문에 티스토리 영화블로거인 레인맨이 당당하게 수상하였다. 수상으로 받은 예쁜 장미꽃은 나의 여친님에게 주는 센스를 잊지 않았다.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제 4회 블로그 축제의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YES24블로그에서 활동하시는 마른풀님이 선정되었다. 한 눈에 보아도 아리따운 외모의 그녀는 '시'의 힘을 믿는다라는 따뜻한 글로 수상하였다.
"이제 금강산도 식후경이죠!"
"배고프면 글도 안 써져요!"
"프라디아의 코스요리!"
맛있는 만찬이 이어졌고, 시상식으로 다소 늦어진 식사를 하느라 다들 부지런히 칼질을 하였다. 식사가 끝날 무렵, 무대에서는 본격적인 다락방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홍대마녀 오지은!"
어느새 무대에는 홍대마녀로 불리우며 홍대 인디계의 여왕으로 칭송받는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이 등장하였다. 그동안 명성만 익히 들었지 그녀의 무대를 직접 볼 기회가 없었기에 더욱 반가웠다.
"감미로운 그녀의 목소리!"
한강 위에 떠있는 운치있는 레스토랑, 그 곳에서 울려퍼지는 감미로운 목소리, 그리고 멋진 블로거 분들까지 참고로 여친님도 얼마전에 블로그를 개설하였다. 비록 글을 작성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렇게 다락방 콘서트는 달콤한 초콜릿마냥 부드럽게 나를 녹여주었다.
"이제 분위기 한번 바꿔볼까요?"
"저 아우라는? 설마?"
"빙고! 인디계의 서태지! 장기하와 얼굴들입니다!"
"대박!"
"진짜 장기하다!"
2009년 제 6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상, 최우수 록 노래상,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남자부문까지 3관왕의 영예는 혜성처럼 등장한 장기하의 차지였다.
소위 88만원 세대로 불리우는 20대의 정서와 고달픈 생활을 완벽하게 표현한 가사는 20, 30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며 인디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초판 8,000장이 매진되며 음반 판패량 1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바로 그를 대중의 스타로 만들어 준 노래, 싸구려커피를 지금 바로 들어보자!
"공감 백배!"
사실 나는 그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탈퇴해서 함께 하지 않지만 안무를 맡은 미미시스터즈와 함께 한창 홍대에서 공연을 하며 부른 달이 차오른다, 가자 라는 곡을 통해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로는 꽤나 파격적인 멜로디와 퍼포먼스로 그의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
"안 들으면 섭하죠!"
"술이 차오른다! 가자!"
"오빠! 제발 이상하게 부르지마! 부끄러워!"
사실 장기하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다락방 콘서트는 꽤나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는 혼자서 거짓말처럼 엄숙한 분위기를 마치 홍대클럽에 온 거 마냥 신나게 업시켰다. 어느새 사람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서 그의 음악을 들으며 같이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정도는 뛰어줘야죠!"
그렇게 장기하는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며 무대 위에서 자유로운 몸짓을 마구 마구 보여주었다. 그가 왜 인디계의 서태지라고 불리우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끝으로 이 날 많은 블로거 분들이 참석하였지만 아쉽게도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하였다. 항상 컴퓨터 모니터로만 만나는 사이이지만 직접 만나게 되면 얼마나 반가운 지 모른다. 문제는 표현력이 부족한 인간인지라 살갑게 대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항상 집에 와서 좀 더 편하게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을 후회하곤 한다.
"저는 티스토리에서 악랄가츠의 리얼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황현입니다!"
"저는 홍대에서 장기하와 얼굴들로 활동하고 있는 장기하입니다!"
"........."
그래도 마냥 좋다.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과 만남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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