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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엠 홈!"
인천공항을 나서자 날카로운 한기가 나의 폐를 사방에서 몰려온다. 잠시 잊고 있었다. 한국의 겨울은 미치도록 춥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7박 8일간의 여정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경험이자 추억이다. 앞으로 차근차근 정리해서 재미있게 작성해보록 하겠다.
그 어느 곳보다도 푸른 숲이 많은 퀸즐랜드였다. 하지만 국내에도 그에 못지 않는 곳이 있으니 잠깐 소개하고 넘어가는 게 예의가 아닐까?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
언제였을까? 나는 부랴부랴 전라남도 담양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다. 담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나무와 메타세콰이어이다. 특히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산림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거리숲에서 대상, 건설교통부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選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일반인들에게도 크게 알려졌다.
24번 국도를 타고 담양에서 순창 방면으로 가면 8km에 달하는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아름다운 풍경화를 옮겨다 놓은 듯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히 명불허전이구나!"
이미 수많은 프로그램, 영화 등에서 소개되었기에 익숙한 전경이지만,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정말 예술이었다. 산책로 양 옆에는 하늘 높이 곧게 자란 메타세콰이어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어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사라져 화석으로만 존재한 나무로 1940년대 중국에 최초로 발견되면서 되살아난 화석으로 불리고 있다. 이후 미국에서 품종개량을 거쳐 세계 곳곳에서 가로수로 널리 심어지고 있다.
"길을 비키시오!"
한 때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 사라질 뻔한 아찔한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지금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뚫고 간다고 하였다. 당시 그 소식에 마을주민들은 크게 반발하였고 결국, 지금의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
"자전거 타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그래도 남자 둘이서 타는 건! 좀..."
사랑하는 연인과 이 곳을 걸으며 사랑이 이루어진다. 일명 로맨스길이라고도 불리운다. 가로수길 곳곳에는 아름다운 전경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과 낭만을 즐기며 여유롭게 걸어가는 사람, 그리고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 등 무척 다양하였다.
"저도 타볼래요!"
"살려주세요! 브레이크가 안되요!"
한 손에는 캠코더를 들고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라 그런지 더욱 재밌었다. 한 켠에서는 멋진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배경으로 점프놀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였다.
"폴짝!"
"굿잡!"
"장난해? 이 정도는 뛰어야지!"
"브라보! 짝짝짝!"
담양에서 만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은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과 자유, 여유로움을 선사해주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여행지로 발길을 돌렸다.
"조선시대 최고의 민간정원!"
소쇄원은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조선 중종 때의 선비인 소쇄공 양산보의 주도로 만들어진 소쇄원은 총 면적 1400여평 규모이며 조영시기는 1520년 후반에서 1530년 중반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는 국가 사적 제 30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조선 사대부의 정원 가운데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나는 닭!"
"나는 치킨매니아!"
".........."
입구로 들어서니 튼실한 장닭이 나를 반겨주었다. 소쇄원의 창건자는 소쇄공 양산보이다. 설립배경은 조선시대 기묘사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기묘사화는 중종 14년때, 남곤, 홍경주 등의 훈구파에 의해 당시 사림들의 우상이었던 조광조가 숙청된 사건을 말한다.
소쇄공 양산보의 스승이 바로 조광조였다. 그는 귀향을 가게 된 조광조를 끝까지 따르며 성심을 다해 모셨으나 결국 그해 겨울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사망하자 이에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벼슬길을 등지고 고향인 담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짓기 시작한 것이 바로 소쇄원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고작 17세였다.
"따뜻함이 느껴지는 담장!"
작년 5월에도 가족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동생은 상무대에서 군복무 중이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부모님과 함께 면회외박을 갔었고, 나들이 삼아 소쇄원을 방문하였다. 1년 만에 다시 찾아왔지만 소쇄원의 아름다움은 지난 수백년동안 그랬듯이 변함없었다.
"고풍스런 제월당!"
소쇄원 한 켠에 위치하고 있는 제월당은 정자라기 보다는 사람이 거처하며 조용히 독서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제월은 비 갠 뒤 하늘의 상쾌한 달을 의미하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1칸 뮤고의 아담한 크기인 제월당은 좌측 1칸은 다락을 둔 온돌방이며 중앙칸과 우측 1칸은 우물마루구조로 건축되어 있다. 문득 마루에 누워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싶었다. 뚜거운 책일수록 나의 훌륭한 베개가 되어 줄 것이다.
"자연과 하나가 되다!"
소쇄원에는 대나무와 매화, 동백, 오동, 배롱, 산사나무, 측백, 치자, 살구, 산수유, 황매화 등 다양한 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북쪽의 산사면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담장 밑을 통과하여 소쇄원을 가로지르고 있다. 지금은 유입되는 물의 양이 줄어들었지만 한 때는 흐르는 물소리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매일 같이 챗바퀴 돌듯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소쇄원은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일상의 무게를 훌훌 털어버리고 소쇄원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해 보자.
꽃이 되고, 바람이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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