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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필요해 보이는데?"
"아닙니다! 놀고 있는 거예요!"
"아무리 봐도 쫒기는 거 같은데요?"
"..........."
오늘 찾아간 곳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이다. 이 곳에서 각종 폭발물, 마약류 등을 찾아내는 탐지견을 조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탐지견이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된 시기는 지난 1987년,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관세청으로부터 폭발물 탐지견 6마리를 기증받은 것이 최초이다.
이후 1989년부터 마약 탐지견으로 전환하여 현재 전국 공항과 항만 세관에서 33마리가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탐지견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음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우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국내에서 운용되는 탐지견의 95%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이다. 원산지는 이름과 같은 래브라도 반도가 아니라 뉴펀들랜드 섬의 해안으로 원래는 차가운 바다에서 어망을 회수하거나 운반하도록 훈련되었다. 19세기에 영국으로 건너가 여러 레트리버와 교배되면서 조렵견으로 개량되었고, 1903년에 영국 애견협회(UKC)에서 최초 공인되었고 현재의 이름은 1887년에 맘즈베리 백작에 의해 붙여졌다.
방수성이 좋은 짧고 조밀한 털과 근육질의 균형 잡힌 몸매를 갖춘 만능견이다. 특히 훈련이 쉽고 성실하여 골든 리트리버와 함께 맹도견, 경찰견, 마약탐지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애완견으로도 미국, 영국 등에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키고 어릴 때부터 다른 동물이나 사람과 생활하면 사교성이 좋아진다고 한다.
"가츠형이다!"
"내가 왜 니 형이야!"
"멍멍!"
"오...오지마!"
"살려주세요!"
"멍멍!"
"나쁜 사람 아니야!"
"멍멍!"
정말 사교성이 좋은 녀석들이었다.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어서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평소 개를 좋아하기에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놀라운 사실은 전문적인 훈련을 통과한 탐지견의 가치는 족히 1억원에 달한다고 하였다. 탐지견 1마리의 양성기간은 약 16주가량이 소요되고 비용은 약 4000만원이 투자된다. 이 또한 마지막 훈련을 모두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기에 탐지견의 가치는 더욱 높아만 진다.
"탐지견이랑 산책하면 고급외제차가 부럽지 않겠네요!"
훌륭한 탐지견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훈련과정을 거치게 된다. 선발기준은 대담성, 집중력, 탐지과정, 탐지반응표현, 소유욕 등 총 5가지 항목을 3차에 걸쳐 테스트하여 평균 점수가 60점을 넘어야만 한다. 그러다보니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 2007년 관세청은 서울대 수의학과와 협력하여 우수한 탐지견을 복제하였다.
"우리 꼭 닮았죠?"
총 7마리의 복제견을 탄생시켰는데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우리나라의 탐지견 합격률이 40%, 미국의 경우 50%인 반면, 복제견의 경우 7마리 모두가 탐지견으로 선발된 것이다. 특히 복제견 투투는 2010년 상반기 우수 탐지견에 선발되어 수상의 영예를 맛보기도 하였다. 현재 6마리가 인천공항세관 등에 배치되어 지난 6월말까지 27건의 적발실적으로 올리며 맹활약 중이다.
"마약찾기가 제일 쉬웠어요!"
영국 BBC 등 해외언론들도 한국의 복제탐지견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세계관세기구(WCO) 쿠니오 미쿠리아 사무총장도 이 사업을 매우 혁신적인 모범사례로 평가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문득 탐지견으로 뽑히지 못한 개들의 운명이 궁금해진다.
"걱정말아요!"
다행히 별탈없이 탐지견훈련센터에서 계속 지내거나 세관직원들에게 분양된다고 한다. 또한 탐지견의 활동 기간은 8년 정도인데 현역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탐지견훈련센터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장받게 된다. 무엇보다도 탐지견훈련과정에서 탐지견들은 폭발물, 마약 찾는 일을 재밌는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고 하니 더욱 안심이 되었다.
"이제 실력발휘 좀 해볼까!"
본격적인 마약탐지 시범에 들어갔다. 탐지견은 훈련받은대로 수하물을 잽싸게 훝어가며 마약을 찾기 시작하였다. 개는 인간에 비해 후각세포가 수만배 많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냄새라도 놓치지 않고 맡을 수 있다. 수하물을 몇번 왔다갔다 하더니 특정 수하물에서 큰소리를 내며 짖어댔다.
"크르르릉! 컹컹!"
탐지견이 지목한 수하물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꼭꼭 숨겨둔 마약이 발견되었다. 물론 완벽하게 밀봉된 마약이나 폭발물의 경우에는 제 아무리 뛰어난 탐지견이라도 찾아 낼 수 없다. 하지만 제조과정이나 운반과정에서 미세한 가루가 필연적으로 묻기 마련이다.
"낯설지 않은 냄새인데요?"
"잠시 서로 동행하시죠?"
탐지견훈련센터에서 만난 탐지견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러운 견공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탐지견,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해본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금세 정이 든건가? 떠나가는 나를 향해 큰소리로 짖어대며 배웅해주었다. 문득 걱정이 들었다. 훗날 공항에서 만나면 지금처럼 반갑다고 달려들면 어떡하지?
나 그런 사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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