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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는 채수정 명창과 티티 로빈의 합동공연입니다!"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야외공연장에서는 제 10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공연이 한창이다. 이전 글을 보시지 않은 분은 上편부터 읽으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것이다.
2010/10/06 - [가츠의 취재이야기/전주세계소리축제] - 전주세계소리축제 열번째이야기, 폐막공연 上편
방송인 김제동의 진행으로 이어진 채수정 명창과 티티 로빈의 합동공연은 동서양의 화합을 이끌어내며 세계소리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
무대에 오른 채수정 명창은 국악고 2학년에 다닐 때 스승인 박송희 명창을 만나 판소리에 입문하여 지난 1993년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로 지정되었다.특히 박사 학위를 준비하는 바쁜 일정에서도 강원도 정선 산골에 들어가 100일 동안 목소리를 닦는 수련을 거친 그녀는 진정 소리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앙상블이라 불러다오!"
힘 있는 그녀의 소리와 티티 로빈의 기타 연주는 야외공연장에 모인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하였다. BBC 라디오 월드뮤직 전문가인 칠리 질렛은 티티 로빈을 가리켜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뮤지션 중 한 사람이자 선구자라고 극찬하였다.
음악적 월경의 모험가라 불리우는 프랑스 출신의 티티 로빈은 집시음악을 바탕으로, 동서양 또는 장르라는 경계를 넘어 다양한 예술과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창작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만들어가는 프린지 아티스트이다.
"어때요? 끝내주지 않습니까?"
"네에엣!"
"자! 그럼 다음 무대가 이어지겠습니다!"
"............"
방송인 김제동의 유쾌한 진행으로 다음 무대가 소개되어질려는 찰나, 잠시 진행 순서 착오로 미처 무대 준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센스만점인 김제동은 농담삼아 무대가 준비되는 동안 노래를 부르겠다고 하였다. 분위기로 보아 단지 시간을 끌기 위한 멘트였다. 곧바로 화제를 전환하였지만 이미 관중들은 김제동을 연호하며 노래를 부르라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천하의 김제동도 당황해 하며 관객들을 향해 쑥스러운 듯 제스처를 취하였다. 자신은 모든 노래를 우울하게 부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마이크를 고쳐잡았다.
"이거야말로 가요주점 버전! 전선을 가다!"
"행군할 때 이렇게 부르면 바로 매장임!"
그렇게 김제동은 슬프디 슬픈 군가를 부르고 다음 무대를 재차 소개하였다. 폐막공연을 대미를 장식해줄 출연자는 대한민국 락의 자존심, 윤도현밴드였다.
"YB! YB!"
"그냥 서있기만 해도 화보다!"
윤도현밴드가 등장하자 계단에 앉아 있던 관객들이 들썩이며 무대 앞으로 몰려 나오기 시작하였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소리 질러!"
"와아아아아!"
"난 멋있어 멋있어 너 보다!
"난 두려워 두려워 내 모습!"
윤도현밴드의 설명은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대한민국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일테니 말이다. 그는 시종일관 무대를 뛰어다니며 관객들과 호흡하며 시원시원한 창법으로 무대를 절정에 다다르게 해주었다.
"멋...멋있어!"
귀여운 꼬마 숙녀들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모습에 넋이 나간 듯 하였다. 바로 코 앞에서 실물로 본 윤도현의 모습은 TV화면보다 훨씬 잘생겼고 멋있었다. 남자인 내가 봐도 홀딱 반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간 무대에 전주세계소리축제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등장하였다. 지난 닷새간 '시간을 넘는 소리, 세대를 잇는 감동'을 주제로 펼쳐진 전주세계소리축제는 9개 국가에서 3천200여명의 공연단이 참여해 213개 공연을 선사해주었다.
특히 국악과 판소리 음악가들이 소리축제에 참여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전 세계 음악인들과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문화의 가치가 강조되고, 장르와 장르 간 결합 등 실험적인 시도들이 펼쳐지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공연예술인들의 시야도 더욱 넓어졌다.
또한 축제와 공연예술을 대하는 관객들의 수준 또한 어느 때보다 높았다. 실내 및 실외 공연장, 세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객석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공연관람 매너는 매우 성숙하고 적극적이었다. 이런 그들이 있었기에 지역 문화예술축제가 더욱 다양해지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것이다.
"제 10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을 선언합니다!"
드디어 모든 일정이 종료되었다. 축제기간은 비록 닷새였지만, 준비기간은 장장 1년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밤잠을 설치며 고생하고 또 고생하였다. 마지막 폐막공연도 보지 못하고 행사장 입구에서 주차안내를 하고 있는 이름 모를 자원봉사자부터 지금 무대 위에 서있는 조직위원장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축제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그렇기에 더욱 보람차고 뿌듯한 시간이다. 그래서일까?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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