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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지개다!"
백제의 옛 도성에서 맞이하는 둘째날이다. 평소같으면 오후까지 풀취침을 해야되는 주말이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꼭두새벽부터 버스에 올랐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나는 새가 아니기에 벌레 대신 멋진 무지개를 잡을 수 있었다. 이 곳은 다름아닌 우리나라 역사에서 정원과 연못을 조성했다는 최초의 기록으로 남겨져 있는 서동공원 궁남지이다.
"삼천궁녀! 의자왕의 부모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궁남지 일원에 위치한 서동공원은 사랑의 테마공원으로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이 날도 아침부터 폭염이 내리쬐었는데 삼삼오오 가족들과 나들이 온 관광객들이 즐비하였다. 역사적으로도 1400여년전, 백제의 무왕인 서동왕자와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삼천궁녀로 유명한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이다.
"진심 레알 킹왕짱! 부러운 의자왕!"
"아름다운 연꽃의 향연!"
10만여평의 부지에 아름다운 연꽃과 연못을 조성하여 매년 사랑과 낭만을 주제로한 연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연꽃축제에는 천만송이의 홍련, 백련 등 형형색색의 연꽃 20여종이 관광객들을 발길을 멈추게 한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출사지!"
"자자! 그만 찍고 공주로 이동합시다!"
마음같아서는 종일 촬영을 하며 내공을 연마하고 싶었지만, 일정이 빡빡하였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여야만 하였다.
"백제의 마지막 항전지!"
공주시에 위치한 공산성은 사적 제 12호로 백제의 대표적인 고대 성곽이다. 웅진시대의 도성으로 행정과 군사적 요충지이다. 훗날, 나당연합군이 사비를 위협하자 의자왕이 공산성으로 왕자를 데리고 들어와서 끝까지 항전하였으나,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항복을 하게 된 아픈 역사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F4 아니 어린이 문화해설사입니다!"
공산성에 도착하자 귀여운 친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세계대백제전 기간동안 공산성과 충남역사발물관에서 관광객들에게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해주는 어린이 문화해설사이다.
초딩이라고 무시하면 곤란하다. 공주 지역 초등학교 5학년 20여명으로 구성된 그들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학예연구사들로 구성된 전문 강사진으로부터 공산성을 주제로 한 역사이론과 현장실습을 마친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문화해설사이다.
"빨리 빨리 따라옵니다!"
"거기 뒤에 쳐지지 않습니다!"
젊어서일까? 공산성을 오르는 어린이 문화해설가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였다. 현역시절 해발 1500고지를 안방처럼 뛰어다닌 나였지만, 이제는 자그만한 동산마저도 숨이 차오른다.
"공산성의 서문! 금서루!"
어린이 문화해설사와 함께 길을 따라 오르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이 공산성의 서문인 금서루이다. 금서루는 공산성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위치한 문루였으나 오래전에 파괴되어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성내로 진입하는 도로로 쓰였다가 1993년 고증에 의해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철종 10년에 편찬된 공산지에 의하면 문루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1칸의 중층 건물이라고 전해진다
세계대백제전 기간동안에는 이 곳에서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 체험행사가 치뤄진다고 한다. 공주시민 또는 사이버 공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체험을 할 수 있는 이 행사는 역사적인 고증을 통해 제작된 의상과 소품을 이용하여 과거의 백제 수문병이 될 수 있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 자원봉사 확인서, 소정의 기념품, 상품권 등이 주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신청 마감임!
"뭥미!"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행여 실수라도 하지는 않을까? 매의 눈으로 관찰하였지만 전혀 떨리는 모습없이 당당하게 수많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나라면 떨려서 서 있지도 못할텐데!"
"에이! 겨우 이거 가지고!"
해발 110m 능선에 위치한 천연의 요새인 공산성은 동서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 정도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총길이는 2,660m이며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은 포곡형으로 백제 시대에는 흙으로 된 토성이었지만, 조선 시대에 석성으로 개축되었다.
공산성 성내에는 임류각, 쌍수정, 영은사, 명국삼장비 등 수많은 유적이 가득하였다. 명칭만 외우기도 벅찰텐데 어린이 문화해설사들은 이미 모든 것을 통달한 듯 하였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인 거 같다. 요즘 주위를 보면 집에서 게임만 하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고장의 역사를 공부도 할 수 있고, 덤으로 운동도 되는 매우 바람직한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언니 너무 예쁘죠?"
한 쪽에서는 어린이 문화해설사의 동생으로 보이는 귀여운 꼬마 숙녀가 열심히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어린이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재밌는 이야기! 세계대백제전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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