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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 놀자!"
"안돼! 기다려!"
"왜?"
"번역부터 해야 돼!"
어느날, 어여쁜 옐과 놀려고 하였으나, 할 일이 있다며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녀는 컴패션이라는 후원단체에서 후원자들과 후원아동들이 주고 받는 편지를 한글로 번역해주는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빨리 번역을 해주어야지 그들에게 전해줄 수 있다며, 자신의 자유시간마저 할애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옐! 천사 같애!"
"오빠도 할 수 있어!"
"그치만 난 악랄한데?"
"맞을래?"
"플랜코리아 맘에 들어!"
문득,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많은 후원단체가 있었지만, 국제아동후원단체인 플랜코리아(http://www.plankorea.or.kr)가 나의 눈에 쏙 들어왔다. UN경제사회이사회의 협의기구로 193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비종교, 비정치, 비정부 국제기구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종교적, 정치적 이념이 달라 후원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좋을 듯 하다.
과거 한국 전쟁 당시, 플랜의 전신인 포스터 페어런츠 플랜은 우리나라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주었다. 그 후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 바뀐 국가이다. 그들의 활동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거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렇게 나는 아프리카에 사는 꼬맹이와 아동결연을 맺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내가 후원하는 꼬맹이의 자료가 등기로 날아온 것이다.
"뭐야! 까매서 얼굴이 안보이잖아!"
설레는 마음으로 등기를 열어 후원아동의 사진을 보니, 밤톨이만한 녀석이 나를 보며 방긋 웃고 있었다. 나도 무척 까만 편이지만, 역시 이 녀석이 한 수 위였다. 사진을 눈 앞에 가까이 대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꼬맹이의 이목구비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완전 귀엽잖아!"
"모잠비크에서 왔습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잔가모 지역에 거주하는 꼬맹이는 올해 6살이고,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2살 터울의 누나와 생활하고 있었다. 잔가모 지역은 얼마후 열리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도 매우 인접한 곳이다. 잔가모의 아름다운 해변을 보기 위해 남아공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오기도 한다.
14일부터 남아공에서 월드컵 원정대 활동을 하게 된 나로서는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비록 아직은 꼬맹이를 직접 만날 수 없지만, 꼬맹이의 생활 환경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 열병을 앓았지만 다행히 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아 완전히 회복하였다고 한다.
"역시 강한 녀석이야!"
"근...근데 배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꼬맹이의 배가 불룩 하였다. 아프리카 굶주린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영양실조의 확연한 증상이었다. 한창 잘 먹고 무럭무럭 자라야 할 시기에 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아이들이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 등으로 자신의 꿈 한번 피어보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이유가 전부이다.
"내가 받은 사랑을 이웃들과 나누자!"
물론, 그들이 처한 상황이 딱하고 불쌍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후원을 결심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왕이면 자신이 받은 사랑을 나누어 준다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후원을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비록 그리 큰 돈은 아니지만, 매달 후원하는 금액으로 후원아동은 생활비, 의료비,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위 지도의 주황색 국가가 사라지고 전 세계가 파란색으로 바뀌는 그 날을 꿈꿔본다. 그 날이 오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전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심코 시작한 후원, 덕분에 마음만큼은 한없이 따뜻해질 수 있었고,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더욱 열심히 살아가기를 다짐해본다.
아자 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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