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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다!"
지하철역에서 세계적인 축구스타 메시의 레플리카를 입은 한 남성을 발견하였다. 지난 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와 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가 펼쳐졌다.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불리우는 FC 바르셀로나, 소속된 선수들만 하여도 메시, 푸욜, 이니에스타, 비야, 사비 등 화려하기 그지 없다. 게다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을 우승시킨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페인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빅매치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기존 보도와는 달리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 대다수가 한국행을 선택하지 않았다. 월드컵 중계를 보며 우승국 스페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보기위해 앞다투어 입장권을 예매한 서포터즈들을 배신한 셈이다.
"그래도 나는야 간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경기가 열린 날은 어느 때보다도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가만히 있어도 덥고 습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절정을 이루었지만, 멋진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서포터즈들이 상암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팀이다 보니 외국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였다.
왜 전세계인들은 스페인의 FC 바로셀로나에 열광하는 것일까?
"오빠! 내가 좋아하는 팀이잖아!"
'아내가 결혼했다' 여주인공역을 맡은 손예진씨가 극중에서 바르셀로나의 열혈팬으로 등장한다. 사실 아무 이유없이 아름다운 손예진씨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같이 응원해줄 수 있을 거 같다. 하하;;;
FC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보고 있노라면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그들의 플레이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생각하는대로 펼쳐지는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는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해 보인다.
두번째로는 스페인의 역사에서 알 수 있다. 지금은 단일국가인 스페인이지만 과거에는 여러 왕국들이 존재하였다. 그러다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여왕에 의해 통일 되어 현재의 에스파냐 즉 스페인이 형성하게 된 모태가 되었다. 참고로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게 지원해준 사람이 바로 이사벨 여왕이기도 하다.
통합된 국가이다 보니 자연스레 각 지방마다 다른 뿌리의 역사적 배경과 종교, 문화, 인종, 언어가 존재하게 되었고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결국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였고, 독재자 프랑코 정부가 집권하게 되었다. 그 후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까탈루냐 지방은 스페인 정부로부터 엄청난 차별을 받으며 핍박받게 되었고 그들의 언어 또한 사용이 금지되었다.
모든것을 빼앗긴 까탈루냐인들에게 오로지 축구장에서만큼은 그들만의 언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 FC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하나의 축구팀이 아니었고, 자신들의 모든 것이었다. 이런 아픈 역사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받게 되었다.
"Mes que un club! 클럽 그 이상의 FC바르셀로나!"
주전 선수들의 대거 불참에도 FC바르셀로나를 좋아하는 수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었다. 기왕이면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스페인 국가대표들도 전원 참석하였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찐한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움도 잠시, 주심의 호각소리가 경기장을 울려 퍼졌고 대망의 올스타전이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화려한 골잔치가 벌여졌다. K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우리나라 선수들은 빠른 전개로 순식간에 선취점을 추가하였다.
"최성국 선수! 선취점입니다!"
하지만 K리그 올스타팀의 기쁨도 잠시, 스웨덴이 낳은 최고의 공격수인 이브라히모비치가 조나단 도스 산토스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정교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시차 적응은 물론 전혀 다른 잔디에서 펼쳐지는 플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모습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사람인가봐!"
하지만 바로 라이온킹 이동국 선수의 멋진 헤딩골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를 보러온 관중들이었지만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들이기에 K리그 올스타 선수들에게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응원해주었다. 클럽 대항전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FC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경기장에는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선수라고 불리우는 메시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메...메시다!"
이미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 때 요한네스버그에서 두 눈으로 직접 그의 플레이를 보았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많은 서포터즈들은 큰 소리로 메시를 외쳤다. 아니나 다를까? 투입과 동시에 내리 2골을 성공시키며 격이 다른 축구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그는 15분동안 불꽃 플레이를 펼치고는 유유히 필드를 떠났다. 후반전은 말그래도 허무 그 자체였다. 아는 선수라고는 한 명도 없이 2군으로 구성된 후반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2골을 추가하며 결국 2:5 FC 바르셀로나의 대승이었다.
"앙꼬 빠진 찐빵!"
그 어느 때보다 비싼 가격의 티켓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리고 기다린 경기였다. 하지만 FC 바르셀로나는 기존의 계약을 모두 무시하고 무리한 친선경기를 진행하였다. 어떻게 보면 한국 축구팬들을 철저하게 무시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여론 또한 매우 좋지 않아 다음 방한경기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좀처럼 쉽게 볼 수 없는 빅매치였고, 무척이나 좋아하는 팀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세계적인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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