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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거 뭐야?"
"저번에 워크샵가서 받은건데!"
"보건소가서 주사 맞아야겠네!"
"절대 싫어!"
"맞고 갈래? 그냥 갈래?"
"처음 가보는 보건소!"
얼마전 남아공 원정대 워크샵을 다녀왔다. 남아공은 지금 이 시기가 초겨울 기후이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신종플루을 주의하여야 된다고 하였다. 전국 보건소에서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등 남반구 국가 방문자에 한하여 무료로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다.
한창 신종플루가 난리일 때도 안 맞고 잘 버텼는데, 굳이 맞아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나쁠 게 없기에 보건소로 발걸음을 향하였다. 그러고보니 보건소는 처음 방문하였는데. 보건소라고 하면 의레 조그만한 건물에 진료실 한 두개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큰 규모라서 다소 놀랐다.
"안녕하세요! 신종플루 접종받으러 왔어요!"
"잉? 왠 신종플루? 어디가시는데요?"
"남아공이요!"
"오호! 월드컵 응원가시나봐요?"
직원 분들은 국내에서는 더 이상 신종플루 접종이 이루어지기 않기 때문에 직원 분들도 신기하였는지 이것 저것 질문하였다. 진료접수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또 한번 신기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당신 정체가 뭐야?"
"잇힝!"
"언제나 무서운 곳임!"
진료실을 향하면서 관련 문서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았다. 문서에는 신종플루 외에도 추가적으로 남아공에서 유행하고 있는 전염병 질환으로 홍역, 말라리아, 에이즈, 광견병, 진드기매개열, 수막구균성 질환 등이 있다고 하였다. 물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크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심 불안하기는 하다.
안정한 여행 방법으로는 곤충에 물리지 않기, 음식과 식수 주의, 특히 길거리 음식을 사먹지 말고, 완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 물론 손씻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근데 나는 중국에 살면서도 멀쩡했는데!"
"어디 한번 봅시다! 감기 증상은 없으시죠? 그래도 열 한번 재볼게요!"
"신종플루 주사 아파요?"
"착한 사람은 안 아파요!"
".............."
진료를 받으면서 예방 접종이 가능한 지 체크하였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말라리아 약도 처방받았다. 말라리야 약의 경우에는 출국 일주일 전에 한 알 복용하고, 출국 당일날 한 알 복용, 출국 기간 중에 일주일마다 한 알씩 복용, 귀국 후 3주까지 역시 한 알씩 복용해야 된다고 하였다. 참고로 말라리라 약의 경우 보험혜택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꽤나 비싼 편이다.
"이제 예방접종실로 가세요!"
"주사 맞는 게 제일 싫은데! 어흐흑흑ㅜㅜ"
"팔뚝 내놔요!"
"제발 살살 놔주세요!"
"해치지 않아요! 얌전히 있어요!"
딴 곳을 바라보며 선생님에게 겨우 나의 팔을 맡겼다. 선생님의 실력이 좋은 걸까? 맞은 느낌도 없이 싱겁게 신종플루 접종이 끝났다. 괜히 오바한 거 같았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주변을 둘러보니 보건소는 꽤나 매력있는 곳이었다. 절대적으로 여성 직원 분들이 많았고, 의외로 젊은 분들이 많았다. 평소 내가 생각하던 보건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역시 예방접종실에 있는 직원 분들도 때 아닌 신종플루 접종에 궁금해 하였고, 남아공에 간다니 하니 놀라하였다.
"오호 가츠씨! 너무 부럽다! 저희 몫까지 빡세게 응원하고 오세요!"
다들 처음 뵙는 분들이었지만, 월드컵이 코 앞이라서 그런걸까? 한결같이 조심히 잘 다녀오라며 친근하게 말을 건네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하였다. 그녀들의 친절을 듬뿍 받고나니 앞으로는 보건소만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면서 현관에 걸린 큰 홍보 간판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암요! 부지런히 낳아야죠!"
아무쪼록 2010 남아공 월드컵을 관람하고자 남아공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보건소를 방문하여 예방접종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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