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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도 안 먹고 왔더니, 배고파 죽을 거 같아!"
"가츠씨 안녕하세요!"
"앗! 당신은?"
"라라윈이예요!"
제작보고회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눈부신 그녀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그녀는 다름아닌, 서른 살의 철학자, 라라윈이었다. 평소 블로그를 통해서만 인사를 하였는데,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수줍어서 한껏 귀여운 척을 하였지만, 곧 바람나그네와 주작님의 회심의 카운터를 맞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단 배부터 채워요!"
"콜!"
메뉴는 닭갈비로 정해졌고, 곧 자리를 이동하기 위해 나왔다. 거리로 나와 담배를 한대 태우고 있는데, 라라윈님이 보이지 않으셨다. 순간, 남정네들을 버리고 혼자 가버린 것일까? 급 시무룩해하였는데, 알고보니 가져온 차량을 가지러 가신 거였다.
"라라윈님은 진정 구원자!"
"전 불우한 이웃들을 내치지 않아요!"
여담이지만, 그녀의 운전실력은 나를 압도하였다. 복잡한 서울 시내 골목을 1초도 망설임없이 질주하는 드라이빙을 몸소 보여주었다. 그저 세남자는 안전멜트만 질끈 잡고 있을 뿐이었다.
"외...외계인이다!"
"바보! 다음 로드뷰 만드는 거잖아!"
"아하! 실제 사진으로 보여주는 지도요?"
"빙고!"
역시 서울은 신기한 곳이다. 잠시후 우리들의 목적지에 도달하였다. 닭갈비하면 춘천이지만, 춘천까지 갈 수는 없기에 종로에서 맛있다는 곳으로 방문하였다. 과연 입대하는 그 날, 아니 전역하는 그 날 먹었던 닭갈비의 맛이 나올까? 기대하며 주문하였다. 가는 길에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분들까지 추가로 합세하여 인원이 늘어났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요!"
"왜?"
"다양하게 시켜 먹을 수 있잖아요!"
"역시 넌 천재야!"
"닭갈비, 치즈 닭갈비 나왔습니다!"
"오호!"
역시 다들 블로거 본능을 숨길 수 없나보다. 저마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들고는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얼핏보면 무슨 사진동호회에서 출사나온 거 같았다. 이내 긴장한 사장님과 종업원들을 표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서워하지 말아요! 해치지 않아요!"
"이거 소비자고발 같은 거 아니죠?"
"일단 맛보고요!"
"제가 막내니깐 먼저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막내가 벼슬이야! 늙으면 죽어야지 원!"
그러고보니, 내가 가장 막내였다. 역시 조직사회에서는 막내가 최고다. 시키는 거만 열심히 하면, 걱정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점에서는 그저 열심히 먹기만 하면 된다. 물론, 기본적인 셋팅은 눈치껏 알아서 선행해야 된다. 한 젓가락 집어서 입 안에 넣었다. 의외로 맛이 좋았다. 아니 무척 맛있었다. 이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뛰어난 맛을 보여주었다.
우리들이 연신 원더풀을 외치자, 멀찌감치 서서 신경 안쓰는 척 지켜보던 사장님과 종업원들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뿌듯해하였다.
"맛있어요!"
"막국수라 불리는 음식!"
이어서 나오는 막국수의 육탄공격에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 이슬만 먹고 살 거 같은 라라윈님도 가열차게 영양분을 섭취하셨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처럼 흘린 것을 줏어 먹지는 않으셨다.
"마지막 필살기! 진리의 볶음밥"
종업원의 현란한 주걱놀림에 먹음직한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다들, 한 덩치하시는 지라 순식간에 음식이 동났다. 이윽고 이어지는 블로거들의 품평, 연예, 영화, 쇼핑 블로거들이셔서 그런지 제각각 자신만의 느낌을 살려 표현하였다. 군대블로거인 나는 어떻게 해야되나? 어느새 다들 나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짬밥보다 맛있어요!"
"실망이야! 블로그와 전혀 딴판이야! 저질애드립을 하다니!"
".........."
"영화티켓 주세요!"
근처에 멀티플렉스가 3군데나 위치하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영화티켓을 이벤트 상품으로 내걸고 있었다. 이 또한, 막내의 몫이니라!
언제나 블로거들과의 만남은 색다르고 즐겁다. 게다가 맛있는 닭갈비까지 먹고 나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멀리서 올라왔다며, 친동생처럼 다정다감하게 챙겨주신 블로거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날, 티켓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로 변신하였다.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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