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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츠가 병장일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06년 11월, 가츠는 어느덧 전역을 2달 앞두고 있었다. 그당시에는 1시간이 10시간같고, 하루가 일주일처럼 지루하기 짝이 없다.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시키는 사람도 없다. 그냥 뒹굴뒹굴, 행보관님 눈에서만 벗어나면 되었다. 하지만 귀신같이 잡힌다.
내가 다크템플러라면 행보관님은 오버로드다. 내가 일하고 있는 후임들을 원샷원킬하고 있을때마다, 느릿느릿 다가와서는 끌고 가신다. 그리고 나만의 위한 작업을 주시고는 홀연히 떠나신다.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 완벽하게 숨어있다고 생각하는데 귀신같이 찾아내셨다.
그렇게 작업을 마치고, 내무실로 돌아와서는 다시 시체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자칭 나의 직속 첩보원인 이상병이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뛰어온다. 오호~ 저녀석 또 뭔가~ 건수를 물고 오는구나~!
'가츠병장님~! 아잉~♥ 저 왔쪄염~!뿌우'ㅅ''
'헐...뿌우라... 그래 무슨 정보가 있는지 어디한번 말해보아요~! 별거아니면 다시는 뿌우못하게 입을 꼬매버릴거예요~!'
'헉...상병 이OO! 브리핑하겠습니다. 현시간부로 1소대와 2소대에 파릇파릇 신병이 왔다는 첩보입니다~!'
오호~ 신병이 왔어~! 이 무료한 군생활에 뉴페이스가 왔단말이지~! 어디한번 구경가볼까? 라는 찰나, 입대전에 인터넷에서 군대이야기보면 말이지~! 신병이 오면 말년병장들이 연기하면서 동기인척 장난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작 우리부대는 그런걸 한번도 못봤단 말이지.
물론, 몇년전부터 강화된 내무부조리 및 병영생활 행동강령으로 안한 것일수도 있고, 순전히 귀찮아서 안했을 수도 있다. 왠지 그날따라 너무 무료한 나머지 장난을 치고 싶었다. 바로 내가 강마에도 울고갈 실력의 연기가츠아니신가? 지금까지 연기하나로 버텨온 군생활 아닌가~!
잽싸게 깔깔이위에 주황색 활동복을 입고는 관물대 깊이 넣어두었던 군번줄도 착용하였다. 그리고 보드마카를 손등에 살짝 칠했다. 마치 항상 작업을 하는 이등병처럼 말이다. 2주전에 전입온 우리 분대 신병 활동화로 갈아신었고, 명찰도 바꿔달았다. 준비완료~!
'이상병님 앞장서시게나~!'
이상병의 손을 꼬옥 잡고는 2소대로 향하였다. 2소대를 들어가면서 위풍당당하게 신고하였다.
'이병 가아츠으으! 2소대에 용무있어 왔습니다아~!'
2소대녀석들은 멍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더니, 곧 상황파악을 하였다. 잽싸게 소대안을 둘러보니 2분대 침상쪽에 오늘의 귀여운 먹잇감(?)이 얌전히 앉아있었다. 이상병은 내손을 꼬옥 잡고는 그리로 안내하였다.
'야 신병~!'
'이병~! 김OO~!'
'그래 너 11월 말군번이지, 애는 우리소대 초군번인 가츠야~! 니랑 동기니깐 앞으로 친하게 지내~! 군대에선 동기빼고는 남는게 없다~!'
그렇게 이상병은 나를 소개해주고는 신병 옆에 나를 앉혔다. 나란히 각잡고있는 중대왕고와 신병, 이를 본 2소대녀석들은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딴짓을 하고 있다. 옆에서 2소대 내동기가 한심하단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죽 심심하면 내가 이러겠니~! ㅋㅋㅋ
딱히 거기서 내가 대놓고 이야기할 수 없잖아~! 이 멍청아~! 둘만 있게 조성해야지~! 아 내가 저런 놈을 심복이라고 두고 있다니~! 한심하다 한심해~! 이상병을 죽일듯이 1초 째려보았다. 그제서야 눈치를 챈 이상병은 신병에게 물었다.
'야 신병~! 너 담배피냐?'
'네~!'
'최병장님~! 저희 막내랑 신병이라 나가서 담배한대 피고오게해도 되겠습니까?'
동기녀석은 만사가 귀찮다듯이 그러라고 하였고, 나는 신병과 같이 중대밖에 있는 벤치로 나갔다. 그리고 담배를 꺼내주면서 불을 붙여줄려고 하는데, 내 손에 떡하니 쥐여져있는 지포라이터~! ㄷㄷㄷ
다행히 눈치채지 못했나보다. 너도 참 앞날이 보인다 보여~! 눈치가 이리 없어서 어찌 군생활 할련지~! 쯧쯧~!
'김OO라고? 나는 가츠라고 해~! 10중대나왔겠네? 나 11중대있었는데~! ㅎㅎ'
'아.. 그래..반갑다~!'
'그래 임마~! 집은 어딘데? 누나는 아니아니 여자친구는 있어?
'수원살어~! 여자친구 없어~!'
'그렇구나, 야 여기 내가 2주있어봤는데, ㅅㅂ 최악이야~! 진짜 자살하고 싶다. 아침에 구보뛰는데 개빡세~! 그리고 아까 나 델꼬온놈 있잖아~! 아나 그거 악마야 악마~! 어흐흐흑 ㅜㅜ 집에 가고싶어~!'
'으응...소대 분위기는 어때?'
'글쎄~ 우리소대는 그냥그래, 근데 너거소대는 우리중대에서 젤 빡세데... 지못미~! 특히 너거 분대장있지~! 그게 완전 말이 좋아 군인이지 깡패야 깡패~! 완전 조심해~!'
'헉..진짜? 어쩐지 인상 드럽더라~! 나 어떡해? ㅜㅜ'
'그지그지~! 완전 더럽지? 그리고 아까 너거 분대장옆에 있던 놈이 최OO상병이라고 하는데, 갠 완전 싸이코야~! 말걸면 절대 길게 대화하지마~! 나까지 미쳐버리는거 같애 ㄷㄷ'
'헐.. 싸이코야? 어쩐지 눈빛이 좀 그렇더라.. 아 진짜 우울하다 ㅜㅜ'
그렇게 담배 한대를 태우면서 신병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열심히 나누고 있었다. 이녀석 너무 진지하게 나를 받아들인다. 이제 더이상 연기는 부담스러워질 정도였다. 이제 슬슬 본색을 들어내야겠다.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이상병을 향해 외쳤다.
'야 이상병~! 5초만에 튀어와~! 야야 요즘 청소 이따위로 하냐? 아나 요즘 군대 겁나 좋아졌다. 벤치 주변에 언제부터 쓰레기가 굴러다녔냐? 어어~! 내가 줏으리? 일로와~! 일로와~! 퍼퍼퍽'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신병, 어어... 이녀석 혼이 나간거 같다. 야 정신차려~! 장난이야~! 웃어 임마~! 이색히는 입대전에 군대이야기도 안읽고 왔나? 개그잖아~!
녀석~ 너무 쫄아버려서 오히려 내가 뻘줌했다. 그러고 있던 찰나, 행정반에서 인사계원이 나오더니 신병에게 다가간다. 저녁먹고 대대장님하고 상담잡혀있으니 얼른 소대가서 준비하고 밥부터 먹으란다. 그래서 이상병에게 혼이 빠진 녀석을 내무실로 데리고 가라고 하였다.
얼레? 보통 신병들은 오면 다음주 월요일에 대대장 전입신고하면서 상담을 한다. 근데 왜 지금 하는거지?
'야 오늘 왠일로 오자마자 전입신고하냐?'
'헐~ 가츠병장님 몰랐습니까? 쟤 대대장님 특별관심병사입니다~! 그래서 쟤만 따로 상담하는건데 말입니다~!
털썩... ●█▀█▄
방금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그냥 심심하면 내무실에서 잠이나 쳐자지~! 왜 오버해서 이렇게 된거지~! 나 이제 영창가는거야? 군기교육대가는걸까? 아아아 휴가, 외박 다 통제당하는 거 아냐? 아아아~! 문득 이상병이 증오스럽다~! 가만히 누워있는 나를 꼬드긴거잖아~!
내무실로 돌아오자마 이상병을 애타게 불렀다~!
'야 이상병~! 어딨어~!'
'가츠병장님~! 아잉~♥ 저 왔쪄염~!뿌우'ㅅ''
'뿌우는 이 XX놈아~! 너때문에 가츠 삐졌쪄염~!!뿌우다~! 일로와 일로와~! 너 오늘 강냉이를 다 뽑아주마~!'
'허걱 살려주세요~! 사람살려~! 어어어억어어억 야 손이병~! 헌병대 신고해 나죽는다 죽어~!'
그렇게 이상병과 신나게 뒹굴고도 떨리는 마음이 전혀 주체되지 않는다. 째깍째깍~! 국방부의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신병은 인사계원의 손을 잡고 CP에 있는 대대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그 모습을 벤치에 앉아서 지켜보고있었다. 아 담배가 맛이 없구나~! 미리 군장이나 싸놓을까? 집에 훈련갈지도 모른다고 전화라도 한통 해놓을까?
그렇게 저녁점호시간이 다되었고, 신병도 돌아왔고, 대대장님 레토나도 CP를 벗어나 위병소로 나가셨다. 얼레~ 아무일도 없는건가~! 저녀석 의리는 있는 녀석인데~! 왜 관심병사지? 앞으로 진짜 잘해줘야지~! 너 완전 맘에들어~! 후훗~!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중대에서 제일 빡센(?) 2소대에서 그녀석은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한달후에 본부중대 취사병으로 보직이동되었다. 그리고 얼마뒤 취사장에서 반찬 배식을 해주는 그녀석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는 고참과 후임이 아니라 아저씨와 아저씨의 어색한 만남이다. 특히 2소대녀석들한테 배식할때는 왠지 많이 안주는듯한 느낌 ㅋㅋㅋㅋㅋ
내 차례가 되었다~!
'이야 김OO이~! 조리모쓰고 있으니깐 완전 요리사 같애~! 오~ 잘 어울리는데~! 할만해?'
'헤헷 가츠병장님 감사합니다~! 오늘 탕수육이 맛있어요~! 많이 드세요~!'
하하~ 이녀석 날 좋아한다~! 역시 먼저 다가와서 비록 장난이었지만, 자신에게 관심가지고 친근감있게 대해준 사람은 싫어하지 않는다구~!
그날 저녁 탕수육은 정말 맛있었다!
아
참~! 또 잊어먹을뻔 했습니다. 얼마전 경계파견 中편을 포스팅하였습니다. 그날 저녁에 댓글들을 확인하면서 답글을 달던 도중
흥미로운 댓글을 발견하였습니다. 휘연님께서 작성하신 댓글이었습니다. 이에 호기심이 발동한 가츠군은 메일로 인증샷을 보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카드고지서를 확인하다가 낯선 메일 한 통을 발견습니다. 순간 스팸인줄 알고 삭제할려고 하였으나, 혹시나 해서 클릭해봤더니 휘연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이더군요. 저의 호기심은 또한, 여러분들의 호기심이기에 양해를 구하였고, 이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하 잘 안보이신다구요? 자세히보시면 분명히 군인들이 환호할만한 미모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해맑게 웃는 정면샷도 있지만, 휘연님께서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기에, 요기까지만 공개하겠습니다. 행여 심이병이 탈영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니깐요~! 휘연과 심이병님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사랑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상 훈훈한 가츠의 군대이야기였습니다. 저에게도 소녀팬이 있군요~! 우하하하~!
그리고 까맣게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카드고지서를 확인하다가 낯선 메일 한 통을 발견습니다. 순간 스팸인줄 알고 삭제할려고 하였으나, 혹시나 해서 클릭해봤더니 휘연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이더군요. 저의 호기심은 또한, 여러분들의 호기심이기에 양해를 구하였고, 이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하 잘 안보이신다구요? 자세히보시면 분명히 군인들이 환호할만한 미모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해맑게 웃는 정면샷도 있지만, 휘연님께서는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기에, 요기까지만 공개하겠습니다. 행여 심이병이 탈영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니깐요~! 휘연과 심이병님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사랑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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