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맛집으로 소개된 중식 레스토랑 차이797"
고된 업무로 녹초가 된 여친님이 안쓰러워 기분전환 삼아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방문하였다. 이름하여 차이797이다. 청계천과 서래마을에서도 만날 수 있는 중식 레스토랑 차이797은 최근 이태원에도 추가로 매장을 오픈하였다. 무엇보다도 오피스텔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웠기에 고민없이 고고씽!
한강진 역 3번 출구를 나와 조그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차이797 건물은 나에게 무척 익숙한 곳이다. 바로 길 건너편으로 삼성미술관 리움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남동 다음 사옥을 방문할 때에도 매번 지나쳤던 길이기 때문이다.
"전통 광동요리와 수제 딤섬을 만날 수 있는 차이797"
나름 본토에서 유학을 한 나에게 중식은 너무나도 반가운 메뉴이다. 지금도 동창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당시 즐겨 먹었던 요리들을 이야기하며 밤새 입맛을 다시곤 한다. 자연스레 중식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면 일반 음식점 보다도 훨씬 설레이고 기대되었다. 과연 이곳은 얼마나 맛있을까?
"일단 분위기는 합격!"
미리 예약을 하고 간 탓일까? 전망이 가장 좋은 창가 자리로 안내해 주었다. 분위기만 봐서는 중식보다는 오히려 양식에 가까웠다. 사실 나는 빨간 홍등과 노란 부적들이 마구마구 장식되어 있을 거란 지극히도 일차원적인 상상을 하였다.
문득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방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식당을 고르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분위기 하나만큼은 합격점을 주고 싶었다. 또한 어르신들과 함께 할 때는 코스 요리만큼 마음 편한 메뉴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맛있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중식에서 빠질 수 없는 차 그리고 짜사이!"
처음 중국에서 유학을 할 때만 하여도 시원한 물 대신 차를 주는 중국의 음식 문화가 정말 짜증났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무더운 날씨에도 펄펄 끓는 차를 내어줄 때의 충격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심지어 시원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추가로 금액을 지불하여야 했다. 하지만 사람의 적응력은 정말 대단하였다. 언제부터인가 뜨거운 차를 음미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차이797도 중식 레스토랑답게 우리가 앉자 마자 쟈스민차와 짜사이, 땅콩, 오이피클을 세팅해 주었다. 짜사이는 우리네 김치처럼 중식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반찬이다.
무엇보다도 쟈스민차가 시원하였고 짜사이가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가끔 터무니없이 강렬한 맛을 자랑하는 짜사이를 내놓는 가게가 있어 항상 먹기 전에 긴장되곤 하였다. 중국 음식이라고 무조건 자극적이지는 않다. 자고로 적당한 것이 가장 맛있는 법이다. 물론 사천요리는 예외다.
"다양한 메뉴 구성이 돋보인 차이797"
기본 메뉴판과 별도로 딤섬 메뉴판이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수제 딤섬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인기 메뉴는 따로 관리하나 보다. 마음 같아서는 딤섬만 종류 별로 다 시켜먹고 싶었지만 오늘은 여친님을 대접하는 날이기에 고품격 코스 요리로 주문하였다. 이름하여 괄목상대! 단 딤섬이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추가로 하나 시켰다.
"자기야 내가 하나 더 먹을게!"
"아나! 오빠 죽을래요?"
가장 먼저 나온 메뉴는 건관자 새우부추 딤섬이었다. 여친님께 양보하고 싶었으나 막상 먹으니 위 속 깊숙히 봉인해두었던 식탐이 살아났다. 결국 사이좋게 반땅하였다. 무엇보다도 속이 꽉 차있어 만족스러웠다.
"이어지는 코스 요리의 향연!"
위에서부터 삼품냉채, 샥스핀 스프, 새우 관자 순으로 주문한 코스 요리가 하나 둘씩 나왔다. 덩달아 밝아지는 여친님의 표정, 자고로 코스 요리는 천천히 정답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즐겨야 하거늘 우리는 게눈 감추듯 빛의 속도로 먹어 치웠다.
덩달아 바빠지는 종업원, 요즘 음식점에 가면 가장 관심있게 보는 것이 서비스 마인드이다. 그런 측면에서 차이797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다. 차나 짜사이가 부족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리필해 주었으며 메뉴 역시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생각보다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어쩜! 먹는 것도 그리 아름답소!"
"아부하지마! 안 줄거야!"
".........."
"게살소스 자가두부!"
어느덧 코스 요리도 막바지에 다달았다. 마지막 식사를 앞두고 나온 게살소스 자가두부는 정말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맛을 자랑하였다. 왠지 요녀석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적당히 먹는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
자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다. 하지만 나는 냉정하게 볶음밥을 선택하였다. 볶음밥이야말로 중식에서 가장 맛을 평가하기 쉬운 메뉴이기 때문이다.
근데 막상 앞에서 먹고 있는 여친님의 자장면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주제넘게 내가 무슨 맛을 평가해? 라는 후회가 절로 들었다. 그냥 자장면으로 주문할 걸 그랬나 보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차이797"
기대한 만큼 맛있게 먹었다. 양도 적당하였고 서비스도 훌륭하였다. 무엇보다도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 좋았다. 평소 까다로운 입맛을 자랑하는 여친님 역시 맛있게 먹었다며 다음에 또 오자고 하였다.
그나저나 다음번에는 여럿이 방문하여 단품 위주로 주문을 해보아야겠다. 아무래도 둘이 와서 단품을 시켜 먹기에는 요리 종류가 제한적이니 말이다. 참고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브런치 코스도 준비되어 있어 상황별 인원별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차이797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오빠! 다음에는 내가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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