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동시대!"
이른 새벽 영등포역을 출발한 무궁화호는 2시간 40분을 달려 충청북도 영동군에 위치한 영동역에 도착하였다. 충청북도 최남단에 있는 영동군의 인구는 약 5만여명으로 동으로는 경북 김천시, 서로는 충남 금산군, 남으로는 전북 무주군과 접하고 있는 3개 도의 접경지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영동군이라는 지명을 이 날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지리적 이점에 비해서는 확실히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분명 영동군이 주인공이다.
"새롭게 태어난 육군종합행정학교!"
오늘은 지난 43년간 19만여명의 육군 장교 및 군무원, 특기병들을 배출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경기도 성남에서 영동군으로 이전하는 날이다. 주요 참석인사만 하여도 김관진 국방부장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 평소 영동군에서 만나기 힘든 VVIP들이 총 출동하였다.
"여기서 또 만났군!"
"이기자! 사랑합니다!"
현역시절에만 하여도 투스타인 사단장을 만나기란 정말 하늘에 별따기였다. 2년간의 군생활을 통틀어 고작 4번 정도 본 것 같았다. 그것도 100m 전방에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별 중의 별, 사성장군인 육군참모총장을 만나고 있으니 말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폭풍 카리스마의 주인공!"
잠시후 국민의례 행사에서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다. 특히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표정은 무척이나 슬퍼보였다. 애써 흐느낌을 참고 있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먼저 떠나간 전우들의 슬픔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것만 같았다.
"다시는 북한군의 도발을 용납치 않을리라!"
혹자들은 말한다. 군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국가안보를 오히려 위협하는 행태이며 남북평화에 해가 된다고 말이다. 그것도 심지어 과거의 당장이라도 쓰려져 가는 군막사에서 군복무를 경험한 사람들이 말이다. 도대체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런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기분이 오싹해질 정도이다.
"이등병과 국방부장관 사이!"
취재를 하다 문득 재밌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맨 좌측에 앉은 이등병을 시작으로 일병, 상병, 병장을 거쳐 투스타, 포스타 그리고 국방부장관이 차례대로 앉아 있었다. 우측을 향해 바라보고 있는 이등병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특전사의 고공강하!"
기념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예요원인 특전사들의 고공강하로 장식되었다. 최고 난이도의 시범을 선보이며 관중석 바로 뒷 공간에 무사히 착륙하였다. 그들의 늠름한 모습을 담고자 부리나케 뛰어가서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 대는 순간,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고공강하의 주인공은 누가 보아도 앳된 얼굴의 여군이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아직 여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나 역시 병출신이기에 어떤 느낌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눈 앞의 그녀는 감히 그런 편견을 논하기에는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우리 군의 보배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자랑스런 여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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