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을 찾아서!"
십리포해수욕장을 나와 영흥화력발전소로 가는 중 문득 영흥면사무소 주변에 있다는 비밀의 정원이 떠올랐다. 마침 가는 길목이기에 들러보기로 하였다.
참고로 영흥면사무소는 해군 영흥도 전적비가 세워진 바로 뒷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면사무소에 주차를 하고 나와 비밀의 정원을 찾기 시작하였다. 사실 찾기 위한 노력은 단 1%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면사무소 바로 맞은편에 떡하니 위치하고 있었다.
"꾸지나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영흥도 앞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은 꾸지나무의 옛이름은 꾸지농원이었다. 몇해전 리모델링을 하고 꾸지나무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세월을 알 수 없는 멋들어진 노송이 나를 반겨주며 범상치 않은 곳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원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문으로 다가가자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 곳은 사유지입니다!"
그제서야 꾸지나무는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정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비싼 입장료가 나를 놀라게 하였다. 대개 관광객들의 방문보다는 모임, 연수 등 행사가 자주 열린다고 하였다. 연락처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자 곧 꾸지나무를 가꾸고 있는 정원사가 나타나 굳게 잠긴 문을 열어주었다.
"비밀의 정원에 들어가다!"
꾸지나무는 입구에서부터 주변을 압도하는 경관을 자랑하며 나로 하여금은 연신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화초가 가득한 정원과 산책로를 보니 얼마나 정성을 다해 관리하고 있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특히 정원 아래로 보이는 서해바다의 갯벌이 환상적이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산책로!"
녹음이 푸르른 산책로를 거닐다 보니 문득 이처럼 아름다운 꾸지나무를 만든 장본인이 궁금하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과거에는 이 곳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던 황무지였다는 사실이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꾸지나무의 주인은 다름아닌 김의복 인천시야구협회장이었다. 그는 1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자신이 태어난 생가를 중심으로 지금의 꾸지나무를 가꾸게 되었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부터 꽃 한 송이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 하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바다와 정원의 만남!"
수호초, 아주가, 꽃범의 꼬리 등 난생 처음 보는 화초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은 바닷가에 다다르게 된다. 마침 낙조 때인지라 바닷가는 뽀얀 속살을 내보이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꾸지나무 곳곳에는 화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형물과 조각품이 자연과 하나가 어울려져 있었다. 또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흔들의자와 아예 대자로 누워서 쉴 수 있는 평상도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기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우와! 오빠 일로 와봐!"
"왜? 무슨 일이야?"
"나랑 완전 똑같애!"
"설마?"
"잃어버린 언니를 찾았구나!"
여친님은 미모의 동상 옆에서 한껏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 하였다. 그나저나 화려하기 그지 없는 정원과는 달리 정작 생가는 무척이나 아담한 크기라 또 한번 놀랐다. 가끔 이 곳에서 결혼식도 열린다고 하였는데 상상만 하여도 근사하였다.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
정원을 둘러보고 나니 들어올 때와는 달리 마음이 무척이나 차분해지고 상쾌해진 것만 같았다. 그제서야 작년 제주도 여행에서 만난 생각하는 정원의 성범영 원장이 나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나무와 꽃을 키우는 것은 마치 한 사람의 인격을 연마하는 것과 같으며 화초에는 저마다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라고 말이다.
"사시사철 푸르고 아름다운 화초가 자라는 꾸지나무!"
요즘들어 부쩍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아서 고민이다. 하지만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볼 수 있으며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여행에 있어 고민은 시간낭비이다. 마음가는 곳이 있다면 일단 무조건 떠나고 보는 것이다. 그 후에 후회를 하여도 분명 남는 장사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 역시 이토록 아름다운 꾸지나무를 구경하지 못하고 바로 영흥화력발전소로 갔을테니 말이다.
본 글은 인천관광공사로부터 저작권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영흥도의 가을은 더욱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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