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로 들어가는 첫 관문!"
오늘의 목적지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격전지였던 영흥도이다. 행정구역상 인천 옹진군 영흥면에 속한 영흥도는 인구 약 2500여명의 작은 섬으로 원래 명칭은 연흥도였으나 고려 말 나라가 망할 것을 미리 예측한 익령군이 가족들을 데리고 개경을 탈출해 배를 타고 떠돌다가 폭풍을 만나게 되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도착한 곳이 바로 연흥도였으며 이에 익령군의 영을 따서 영흥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였으나 지금은 안산시 대부도와 인천시 옹진군 선재도에 이어 영흥도까지 다리가 놓아져 있어 차를 타고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위풍당당한 영흥대교!"
선재대교를 건너면 마지막 관문인 영흥대교를 만날 수 있다. 영흥대교는 국내 기술로 건설한 최초의 해상 사장교로 알려져 있으며 총 길이는 1,250m에 달한다. 참고로 사장교란 탑에서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설계된 구조를 뜻하며 비교적 경제적이고 미관에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진도대교 등이 대표적인 사장교이다.
"영흥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영흥대교를 건너면 드디어 영흥도에 들어서게 된다. 과거 뱃길로만 1시간이 훌쩍 넘었는데 지금은 서울에서 출발하여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영흥도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순국선열의 혼이 깃든 전적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해군 영흥도 전적비였다. 세계 전쟁사에서도 인천상륙작전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반전을 보여준 군사작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전두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연합군의 활약이 돋보인 작전이었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의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대한민국 해군과 영흥도 청년방위대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반도 해상은 연합군이 철저하게 장악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상륙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는 인천 주변에 위치한 수많은 섬들을 최우선으로 탈환하여야 했다. 이에 대한민국 해군은 인천상륙작전 한 달 전부터 덕적도, 영흥도를 탈환하기 위해 해상침투를 감행하였다. 당시 영흥도에는 함명수 소령 외 16명의 특수첩보대가 상륙하여 북한군의 병력과 무기, 방어태세 등에 관한 군사정보를 수집하여 맥아더 장군에게 즉각 보고하였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을 불과 이틀 앞두고 북한군의 대대적인 공격에 의해 영흥도를 잃게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왔다. 하지만 여기서 영흥도를 잃게 된다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기에 그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북한군과 대치하며 필사의 전투를 치렀다. 당시 북한군의 병력은 대대급으로 알려져 있다. 어림잡아도 수십배가 넘는 병력 차이였다.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이처럼 치열한 영흥도 전투에서 결국 임병래 중위을 비롯한 14명의 해군대원과 청년방위대가 전사하였다. 특히 임병래 중위와 홍시욱 병조장은 마지막 순간에 다다르자 보안을 위해 스스로 자결하였다고 한다.
다행히 해군 703함의 필사적인 근접 함포사격지원을 통해 가까스로 북한군을 격퇴하게 이르렀고 이틀 후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이 성공리에 펼쳐지게 되었다.
"우리의 역사는 항상 보존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날 영흥도 전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 역시 이 곳에 와서야 알게 되었으니 큰소리 칠 입장이 아니었다. 전적비 앞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서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훗날 장가가서 아이가 생긴다면 꼭 같이 방문할 거라는 굳은 다짐과 함께 말이다.
"해안절경을 내달리다!"
영흥도에는 장경리해수욕장, 용담리해수욕장, 십리포해수욕장 등 총 3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각각의 해수욕장마다 특징이 있다고 하였다.
장경리해수욕장은 노송지대 1만여평이 자리하고 있어 시원한 그늘 공간을 제공해준다고 하였으며 용담리해수욕장은 600m에 걸쳐 펼쳐져 있는 그림같은 백사장과 100여년 된 해송이 매력적이라고 하였다. 끝으로 십리포해수욕장은 왕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특이한 지역으로 밤이 되면 수평선 넘어 인천의 불빛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고 하였다
"나의 선택은 십리포해수욕장!"
사실 십리포해수욕장을 선택한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차를 타고 달리다 보니 나타난 곳이 바로 십리포해수욕장이었다.
섬의 북쪽 끝에 위치한 십리포해수욕장은 사진에서처럼 수백 년 된 소사나무 숲이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는 그늘을 제공해 주고 겨울에는 방품림 역할을 하는 전국 유일의 해변 괴수목 지역이다. 특히 약 4km의 왕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가는 십리포해수욕장만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하였다.
"자기 모해?"
"보석찾기 놀이!"
"에이! 자기가 나의 보석이잖아! 보석이 보석을 찾고 있네!"
"오빠! 진짜 그 멘트가 최선인 거니?"
"..........."
"보석 같은 십리포해수욕장!"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허기가 밀려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제법 큰 음식점이 있어 앞 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뛰어들어갔다.
"우와! 꽤나 유명한 곳인가봐!"
음식점 입구에는 각종 요리대회에서 받은 상장이 가득 놓여져 있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수 많은 상장이 아니라 해안이 한 눈에 보이는 창가였다. 잽싸게 자리를 잡고는 바지락칼국수와 회덮밥을 주문하였다.
"바로 이 맛이야!"
순식간에 회덮밥을 먹어치운 나는 급기야 여친님의 바지락칼국수를 노렸다. 다행히 대인배 여친님께서는 일용할 양식을 나에게 선뜻 나눠 주시며 큰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걸어왔던 해변가를 거슬러 올라가며 가을바다의 정취를 만끽하였다.
다음 편에서는 오늘날의 영흥대교와 선재대교가 있게 해준 영흥도의 랜드마크인 영흥화력발전소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본 글은 인천관광공사로부터 저작권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영흥도의 가을은 더욱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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