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애절한 목소리의 주인공!"
때는 바야흐로 2006년 봄이었다. 지금이나 그 때나 사람들은 혹독했던 겨울의 추위를 훌훌 털어버리고 포근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즐거워하였다. 하지만 당시 나의 신분은 조국과 국민을 수호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육군 일병이었다.
게다가 우리 소대는 특수임무를 부여받고 이름 모를 강원도 산 꼭대기에서 위치한 비밀첩보부대 경계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한번 투입되면 2개월동안 산을 내려올 수 없었기에 유난히도 외로운 시기였다. 신이 버린 강원도답게 어린이날에도 하루종일 폭설과 맞서 싸우며 제설작업을 하였던 기억이 나로 하여금 몸서리치게 만든다.
"대한민국을 울린 그 여자의 고백! 사랑 안해!"
당시 사회와 통하는 유일한 창구는 오직 TV 뿐이었다. 오랜 공백 기간을 뒤로 하고 용기 내어 무대에 오른 백지영,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로 사랑 안해를 열창하였다. 내무실 안의 구닥다리 작은 TV에서 울려퍼지는 그녀의 목소리는 혈기왕성한 군인들마저도 집중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저마다 아픈 실연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게 아닐까?
매일 밤 야간 근무를 나가서 그녀가 부르는 사랑 안해를 쉴 새없이 중얼거리며 유난히도 추웠던 그 해 봄을 버텨내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는 잊혀져가는 기억 속의 그녀가 지금 나의 눈 앞에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듣고 싶었습 아니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그녀가 무대에 올라왔을 때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방송 속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전혀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TV화면에서는 그렇게 마르지 않아보였는데 실제 그녀의 모습은 바비인형이 따로 없었다.
최근 나가수 하차로 인해 마음 고생이 심하였을 법도 한데 멋진 음반을 위해서라고 하니 평소 당당한 성격의 소유자답게 멋진 활동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역시 당신이 짱이다!"
노래를 마치고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 곳은 어디일까? 눈치빠르신 분이라면 벌써 알아차렸겠지만 목동 SBS 사옥이다.
"생방송이 한창인 목동 SBS 사옥!
목동에 위치한 SBS 사옥에서 2011 한국민영방송대상 시상식이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2003년에 창랍된 한국민영방송협회는 SBS, KNN, TBC, KBC, TJB, UBC, JTV, CJB, GTB, KIBS로 총 10개 지상방송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공동으로 추친해오고 있다.
하지만 각자 놓여진 환경과 처지, 추구하는 방향 등 방송사간의 협력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회원사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힘을 모아 편성, 제작, 보도, 기술 등 다양한 분양에서 긴밀한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하였고 구성원 모두가 상호 협력하면서 땀과 열정을 쏟아 완성도 높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
한국민영방송대상은 한 해동안 방송 문화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방송인들의 열정과 노고를 잊지 않고 축하하는 자리이다.
"각계각층의 축하 인사!"
시상식에 앞서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홍재형 국회부의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시상식을 더욱 빛내주었다. 민영방송이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면 오히려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였다.
이에 민영방송 대표들은 국민들을 위해 과감한 혁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는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굳게 다짐하였다.
"다음은 특별상 시상이 있겠습니다!"
시상식은 총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네트워크 기자상, 네트워크 기술상, 네트워크 공로상, 특별상 부문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특히 특별상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2011 한국민영방송대상 특별상은 부산, 경남대표방송인 KNN 손명환 카메라 기자가 수상하였는데 시상식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하였다.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현장을 사랑한 이 시대 최고의 영상전문가였습니다!"
경남 산청이 고향인 故 손명환 기자는 1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빈 사나이였다. 살아 생전에 산사나이라고 불릴 정도로 산을 좋아하였으며 특히 산악 현장을 취재할 때는 전문 산악인을 능가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보여주었고, 그런 그가 만든 영상은 언제나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 남자의 보물 1호!"
작년 8월 태풍 뎬무가 몰려오는 현장을 취재하고자 바다로 나간 것이 그의 마지막 출동현장이 되었다. 거센 파도가 몰려오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생명보다 평생 함께하였던 카메라를 택한 그는 끝내 바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고 꼭 껴안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슬하에 1남 2녀를 둔 따뜻한 가장이자 너그러운 품성과 성실함, 영상기자로서의 탁월한 능력으로 3차례나 모범사원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과 KNN 창사 10주년 특별기획 어부사시사로 65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하며 항상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영상전문가였다.
다음은 후배 기자가 그를 그리며 작성한 글이다. ["손명환 선배, 이제 좀 쉬세요!!"]
이제 그의 작품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 특별상 시상이 끝나고도 한참동안이나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어지는 무대는 가수 휘성이 부릅니다!"
"가슴시린 사랑이야기!"
"세상에 가장 예쁜 거짓말 Goodbye Goodbye!"
"내가 휘성이다!"
백지영 무대에 이어 휘성까지 어쩜 평소 좋아하는 가수들만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의 무대가 끝나고 2011 한국민영방송 명예의 대상만이 남아 있었다.
참고로 최우수상은 TBC 대구방송 이학락 편성제작국 차장의 '시장, 소통을 말하다’가, 우수상은 JIBS 제주방송 정재엽 편성제작국 PD의 특집다큐 '온난화 대공습'과 JTV 전주방송 송의성 편성제작팀 PD의 '그대, 경기전에 가시거든'이 차지했다.
"21세기 블루칩 마그네슘!"
GTB 강원민방 이상준 보도국 기자의 GTB창사 9주년 보도특집 21세기 블루칩 '마그네슘'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였다. 세계 유명 자동차와 스마트폰 업계가 벌이는 경량화 전쟁과 중국의 마그네슘 원자재 무기화 등을 통해 마그네슘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을 제시한 다큐멘터리로 희금속과 마그네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제작되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상준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언제나 묵묵히 자신을 지원해준 마나님에 대한 사랑을 듬뿍 표현하며 전형적인 애처가였다.
"생방송의 묘미!"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행사였기에 어느 때보다 긴장감 넘치는 시상식이었다. 끝으로 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는 진정한 언론인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해 본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단 한 장의 사진, 짧은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오랜 시간 악천후에서 고생하는 그들의 투철한 직업정신을 열렬히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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