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옐! 종로5가에서 만나!"
"왜요?"
"뮤지컬 보러!"
"깍! 진짜?"
지난밤 종로5가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를 방문하였다. 얼마전 위드블로그에서 뮤지컬 서편제 초대권을 선물받았는데 그동안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비로소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빛나는 초대장!"
저녁 8시 공연이다보니 다소 시간이 여유로웠다. 1층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서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서편제하면 뭐니뭐니해도 김명곤 선생님께서 출연하신 영화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물론 영화도 이청준의 소설 서편제가 영상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영화 서편제는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영화사에 길이 남는 뛰어난 작품이라 평가 받고 있다.
"판소리를 재조명시킨 작품!"
지금은 크게 사랑받지 못하는 우리의 소리, 판소리를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어필시켜 준 작품이 서편제이다. 오늘은 서편제가 영화가 아닌 뮤지컬로 나에게 다가온다. 과연 영화처럼 무한한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걱정 반, 설레임 반이었다.
"도레미!"
두산아트센터 입구에는 화려한 조명의 피아노 건반이 걸을 때마다 피아노 소리를 내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좌측으로는 갤러리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현시(現視)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작품!"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임!"
옐은 집중하며 작품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감상하였다.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옐 덕분에 요즘 나도 덩달아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거 같다.
"입장해주세요!"
어느새 공연시간이 다 되었고, 티켓을 확인하고 공연장으로 입장하였다. 오늘은 순수하게 관람을 목적으로 온 것이기에 공연장 내부촬영은 불가하였다.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내 소리는 숨이 모자라다!"
공연이 펼쳐지는 연강홀은 무대와 관객의 거리가 실로 가까웠다. 게다가 조명, 음향 등 공연 환경은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무대 위에는 한지로 된 3중 8폭의 막이 겹겹이 펼쳐져 있었다. 공연을 하는 도중, 시시각각 움직이며 출연진과 소품을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등장시켜 주었다. 또한 한지에 비쳐지는 조명은 서편제의 분위기를 더욱 실감나게 해주었다.
"굳이 줄거리 설명이 필요없는 작품!"
서편제의 줄거리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많은 이들이 알고 있기에 생략하겠다. 뮤지컬을 보면서 단지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어떻게 재탄생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결코 돈이 아깝지 않은 무대이다.
오히려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이 가득한 무대였다. 무대 전체를 둥글게 돌아가는 회전바닥을 통해 소리꾼의 유랑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하였고 그들 뒤로 한지 병풍에는 형형색색의 조명과 이미지로 산과 들, 계절을 표현하였다.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수묵화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당연히 판소리가 메인이기에 무대 위에서는 구성진 판소리 무대가 자주 등장하였지만 의외로 발라드와 록 느낌의 노래가 양념처럼 가미되었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작곡가인 윤일상의 느낌이 듬뿍 배인 음악들은 강렬한 중독성을 보여주며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미친 존재감! 차지연!"
송화 역할은 배우 이자람, 차지연, 민은경이 번갈아가며 출연하는데 마침 오늘은 차지연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06년 라이온킹으로 데뷔하여 마리아 마리아, 드림걸즈, 선덕여왕 등에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린 그녀는 서편제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는 배우였다.
원래 전공이 고수이기도 한 그녀는 사실 국악인이 될 뻔한 사람이었다. 외할아버지께서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이신 송원 박오용 옹이시라고 한다. 차지연은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에게 북을 배웠고 어린 고수로 자라온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 서편제는 친정이나 다름없는 셈이었다.
뮤지컬 서편제의 압권은 마지막 장이었다. 차지연 혼자 장장 7분동안 부르는 심청가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서편제의 매력을 재확인시켜주는 부분이었다. 그렇게 무대가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가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들어가는 순간까지 배우 차지연은 복받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였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꽤나 여운이 남는 무대였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나는 혼자 소리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반응형
'가츠의 리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츠의 리뷰이야기, 혼자만 알고 싶은 리딩 시크릿 (76) | 2010.10.12 |
---|---|
2010 헤지스 컬쳐클럽 7기를 모집합니다 (37) | 2010.10.03 |
박지성이 선택한 면도기, 질레트 퓨전을 만나다! (100) | 2010.07.28 |
태터앤미디어에서 보내주신 So Cool, So Easy 여행영어 (75) | 2010.07.22 |
행복을 담은 여행스케치를 그리고 싶다! (67) | 2010.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