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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다음에 담도록 하겠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여미지식물원을 찾았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입장시간을 하여도 얼마 보지 못하고 나와야만 하였다. 결국 다음에 오기로 하고 여미지식물원 바로 옆에 위치한 천제연폭포로 발길을 돌렸다.
"천지연 아니죠! 천제연 맞습니다!"
제주도 관광코스에서 빠지는 않는 천제연 폭포, 간혹 천제연과 천지연을 같은 곳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둘은 다르다. 천제연폭포는 중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3단 폭포로 옥황상제를 모시는 선녀들이 밤 중에 목욕하러 내려온다하여 하느님의 연못이란 뜻으로 천제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지금부터 나무꾼 모드!"
"오빠 잡혀간다! 범죄야!"
"여기가 전설의 오작교인가!"
천제연폭포로 가기 전에 아치형의 큰 다리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민족 고유의 오작교 형태로 꾸민 선임교이다. 칠선녀교라고도 불리우는 선임교의 양쪽 옆면에는 칠선녀의 전설을 소재로 조각한 아름다운 칠선녀상이 있으며, 야간에는 100개 난간 사이에 34개의 석등에 불을 밝혀 칠선녀의 다리를 거니는 이들에게 색다른 분위기를 안겨준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천제연 폭포는 더욱 장관이다.
여친님과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놀고 있는데 문득 아쉬운 감이 들었다. 둘만의 여행이다 보니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복잡한 DSLR이다보니 쉽사리 부탁하기도 애매하였다. 기본 셋팅을 하여 건네드리지만 좀처럼 만족스런 사진을 얻을 수 없었다.
"셔터만 누르시면 되요!"
"찰칵!"
"............."
이마저도 아무도 없으면 부탁할 수도 없었다.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면 되지 않는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나는 전역과 동시에 어떠한 짐도 들고 다니지 않으리라 다짐하였다. 그러던 찰나 선임교에서 강렬한 포스를 풍기는 아저씨를 만났다.
"허허! 카메라 줘보시게!"
"아! 감사합니다!"
"자자 웃고! 이 쪽 보고! 포즈 취하고! 다시 다시 자리 잡고! 사랑해! 뽀뽀!"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잠시후 아저씨의 폴라로이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우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고성능 DSLR를 들고 다니면서 내 돈주고 사진을 찍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저씨의 친절함과 멋진 사진실력에 흔쾌히 돈을 지불할 수 있었다.
"오빠! 좀 배워! 구도가 다르잖아!"
"나도 맨날 여기서 사진만 찍으면 할 수 있어!"
"에이! 안될 거 같은데!"
"진짜 한번 해볼까?"
"폭포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제 2폭포에 도착하였다. 천제연 폭포는 총 3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울창한 난대림지대 사이로 3단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은 실로 장관인데 제 1폭포에서 떨어져 수심 21m의 못을 이루고, 이 물은 다시 제 2폭포, 제 3폭포를 거쳐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잠시 후 제 1폭포의 시원한 전경이 펼쳐졌다.
"저 시워한 물줄기를 보라!"
제 1폭포 앞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며 여유로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제1폭포가 떨어지는 절벽 동쪽의 암석동굴 천정에서는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물이 쏟아져 내리는데 예로부터 백중, 처서에 이 물을 맞으면 모든 병이 사라진다고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았으나 지금은 수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천제연 폭포 주변의 난대림 안에는 제주도에서도 가장 희귀한 식물의 일종인 솔잎난이 자생하며 담팔수, 구실잣밤나무, 조록나무, 참식나무, 가시나무류, 빗죽이나무, 감탕나무 등의 상록수와 푸조나무, 팽나무 등이 혼효림을 이루고 있다. 제 1폭포 서쪽 암벽에 있는 담팔수는 식물 지리학적 측면에서 학술가치가 매우 높아 지방기념물 제14호로 별도 지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몰라서 미처 사진을 담지 못하였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제연 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선임교로 돌아왔다. 다리를 건너는데 중앙에서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아니나다를까? 아저씨는 지나가는 커플을 붙잡고 열심히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었다. 똑딱이부터 DSLR까지 전 기종을 가리지 않고 촬영하시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식이 전해졌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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