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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빨리 탑승하세요!"
다들 짐을 챙겨들고는 서둘러 배에 올라탔다. 다음 코스로는 제주씨월드가 자랑하는 마린리조트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햇살이든이라고도 하는데 동녘 햇살이 비치는 파라다이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린리조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선상 리조트라는 점이다.
"선상 리조트요?"
"바다 위에 떠있거든요!"
"에이! 말도 안돼요!"
"진...진짜다!"
마린리조트는 바다 위에서 호텔과 레스토랑, 체험낚시, 야간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1층에서는 낚시를 즐기고,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바로 레스토랑에 가져가서 회로 맛볼 수 있다. 물론, 레스토랑에서 편하게 시켜먹을 수도 있다.
"일단 가볍게 식사부터 하죠!"
"용궁에 온 거 같아요!"
이보다 푸짐한 점심이 또 있을까? 게다가 점심시간도 훌쩍 지났기에 다들 정신없이 식사를 하였다. 바다 위의 위치한 레스토랑이라서 그런걸까? 재료들은 모두 즉석에서 공수하여 요리한 것만 같았다. 배불리 먹고 후식까지 챙겨먹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신기해!"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에 탑재된 GPS로 현재 나의 위치를 확인해보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포인트는 정말 바다 한가운데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냥 신기해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객실 배정이 한창이었다.
"바다 위의 호텔은 어떻게 생겼을까?"
"오 마이 갓!"
세상에 이보다 아름다운 객실이 또 있을까? 통유리 너머로 시원한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마린리조트는 바지선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방향전환 및 이동이 가능하다. 고로 시시때때로 창 밖의 풍경이 바뀐다고 하였다. 방 안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우도와 성산 일출봉의 빼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로맨틱하지 않아요?"
달콤한 와인에 바다를 안주삼아 보내는 마린리조트만의 특별한 경험, 아마 평생 멋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듯 하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 곳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면 없는 아이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진정한 바다의 왕자를 만들 수 있다!"
"브라보!"
"낚시도 체험해봐야죠!"
갓난 아기였을 때, 부모님을 따라 잠시 울릉도에 거주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는 너무 어려서 낚시를 할 수가 없었다. 고로 처음 해보는 낚시였다. 낮에는 지렁이를 이용한 미끼 낚시를 하고, 야간에는 루어낚시를 한다고 하였다.
"귀여운 아가들!"
막 낚시를 시작할려고 할 때,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온 인원들이 선상 낚시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였다. 압구정고등학교에서 온 아이들은 한껏 멋을 내며 학창시절의 재밌는 추억을 만들기 위해 들떠 있었다. 두발자율화 덕분인지 아무리 봐도 대학생 같아 보였다.
하지만 도심에서만 자라서였을까? 미끼인 지렁이 앞에서는 천상 겁 많은 소녀들이었다.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고, 급기야 낚시대를 들고 이리저리 도망다니기에 바빴다.
"깍! 살려주세요!"
"후훗! 오빠만 믿어!"
이 순간만큼은 다들 카메라를 던져두고 학생들의 미끼를 낚시바늘에 열심히 끼워주었다. 제법 굵은 지렁이에서 느껴지는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낚시바늘에 꽂을 때마다 지렁이가 터지는 느낌은 그리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나는 꿋꿋하게(?) 촬영에 임하였다. 가끔은 용감한 아이들도 있었다.
"헐! 쟤는 맨 손으로 하고 있어!"
"아저씨는 뭐해요! 사진말고 미끼를 끼워주세요!"
"아저씨 아니야! 오빠야!"
"............"
"난 장갑끼고 할래!"
이미 곳곳에서 물고기를 잡아 올리기 시작하였다. 나보다 훨씬 어린 소녀부터 아주머니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쉽게 물고기를 잡아 올렸다. 그만큼 물 반, 고기 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낚시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측은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조급해 할 필요없어!"
"이제 조급해 해야 될 거 같은데? 벌써 어두워지고 있어요!"
"아낰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낚시는 세월을 낚는 거잖아요!"
"그러다 가츠님 늙어죽어요!"
"................"
"게임 오버!"
그렇게 마린리조트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새벽이 될 때까지 결국 나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객실로 돌아와 씻고 일행들과 회식을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이내 피곤해진 일행들은 하나 둘씩 잠자리로 들었다. 나도 잠을 청할려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손맛을 느끼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다. 그렇게 새벽낚시 팀을 꾸러 다시 내려갔다. 오기 발동!
"잡...잡았어! 레알 감동임! 흑흑!"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생애 첫 손맛을 느꼈다. 비록 큰 물고기는 아니었지만 낚시대를 통해 전해지는 짜릿한 손맛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모두가 잠든 새벽, 나만의 새벽낚시를 즐겼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인증샷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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