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봉이다!"
중문관광단지를 벗어나 성산포항을 향해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 성산 일출봉이 포착되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 수학여행 때 방문하고는 꼭 10년 만에 보는 일출봉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성산 일출봉은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웰컴 투 성산포항!"
성산포항에 들어서자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성산포항에서 우도, 장흥으로 가는 여객선을 탑승할 수 있고, 잠수함, 체험낚시, 유람선 등을 즐길 수 있는 종합여객터미널이다.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나오니 뒷쪽에서 탄성이 들려왔다.
"우와! 신기하다!"
"헐! 구름모자를 쓰고 있어!"
"특전사도 울고 갈 완벽한 위장인데!"
갑자기 안개가 끼더니 성산 일출봉을 절묘하게 가렸다. 마치 자세히 보고 싶으면 직접 올라오라는 무언의 압력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10년 전 친구들과 마냥 신나서 뛰어올라갔을 때, 꽤나 힘들었던 기억이 났었기에 굳이 또 오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준비한 유람선!"
물론 걷는 것도 좋지만, 이번에는 유람선을 타고 구경하기로 하였다. 성산포유람선은 성산포항을 출발하여 성산 일출봉과 섬속의 섬, 우도팔경을 한번에 관광할 수 있다. 마침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도 함께 탑승하였다. 왁자지껄 쉬지않고 시끄럽게 떠드는 그들을 보자, 학창시절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치만 그들이 훨씬 행복해 보였다.
"우리 학교는 남고였어! 어흐흑흑ㅜㅜ"
"성산 일출봉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태운 유람선은 순식간에 성산 일출봉으로 직행하였다. 바다에서 만난 일출봉,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유람선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항해사 아저씨가 들려주는 관광안내이다. 걸쭉한 목소리의 항해사 아저씨는 관광포인트를 꼭 집어주시며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자! 마음에 안드시면 지금 내리셔도 좋습니다!"
"아낰ㅋㅋㅋㅋ! 바다 위잖아요!"
"여러분 멧돼지가 보이십니까?"
"멧...멧돼지요?"
바다 위에서 뜬금없이 멧돼지 타령을 하는 아저씨, 그러다 아저씨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분명히 멧돼지가 보였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여러분들도 분명히 멧돼지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다.
"저기 하얀 부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글쎄요? 깍힌 부분이 아닌가요?"
"바로 새의 배설물이랍니다!"
"헐! 신나게 쌌네요!"
"나는 선장이오!"
선장실로 들어가자 선장님께서 묵묵히 배를 운행하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다 보니, 항상 안전이 최우선 시 되어야 하기에 선장님은 전방을 주시하며 키에서 한시도 손을 떼지 않았다. 선장님의 바다같은 넓은 등을 보자 절로 안심이 되었다.
"우와! 우도다!"
어느새 유람선은 다음 목적지인 우도에 도착하였다. 사실 KBS 1박 2일을 보기 전까지는 우도에 관해서 잘 몰랐다. 성산포항에서 북동쪽으로 3.8㎞ 떨어진 해상에 위치한 우도는 면적 5.9㎢에 1,752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섬이다.
"이 곳이 우도팔경이옵니다!"
우도는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웠거나 머리를 내민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우도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 사실 크게 공감하지는 않았지만 얼핏 닮은 구석도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였다. 하지만 우도팔경의 아름다움은 절대 부인할 수 없었다.
"음메!"
"뭥미?"
"다음에 꼭 방문할게!"
모든 관광을 마치고 다시 성산포항으로 돌아가는 유람선 뒷편에서 우도를 바라보니 직접 방문하지 못한 게 영 마음에 거슬렸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우도에 놀려가기로 다짐하였다. 참고로 성산포항에서 우도로 가는 정기여객선은 1시간마다 있다고 하니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을 듯 하다
우도에서 한우를 구워 먹는 그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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