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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커스월드?"
다음 목적지는 서귀포시 동광리에 위치한 제주 서커스월드공연장이다. 예전 이름은 해피타운이라고도 하였다. 서커스공연장에 가니 문득 작년 국내 유일의 동춘서커스단이 문을 닫았다는 기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1925년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조선인 박동수가 30명의 조선 사람들을 모아 창단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이 바로 동춘서커스단이다.
전성기였던 1970년대에는 250명이 넘는 단원을 보유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며 영화배우 허장강, 장항선, 코미디언 서영춘, 이주일, 배삼룡, 남철, 남성남 씨 등 많은 스타가 동춘서커스단을 거쳐갔으며, 다들 한번쯤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보러 간 기억이 있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올 초부터 다시 부활을 하였지만 서커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에 여전히 어렵다고 하여 걱정이었다. 그러다 제주도에서 만난 서커스월드공연장, 어린시절 나의 추억을 되살려 줄 것만 같았다.
"이벤트는 나의 것!"
공연장 입구에는 이미 공연을 관람하고 간 사람들이 남긴 후기가 가득하였다. 매월 우수 후기를 선정하여 제주관광선물세트를 선물한다고 하였다. 내심 도전을 해볼까도 하였지만, 이내 포기하였다.
"나는 악필이잖아! 아마 못 알아볼거야!"
"옛날 생각이 나!"
공연장 객석에는 유난히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았다. 부모님 손 잡고 보러 온 아이들과 옛 추억을 그리며 구경오신 어르신들, 나 또한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다.
"이것은 공죽!"
아리따운 서커스 단원들이 나와 화려한 공죽공연으로 무대의 오프닝을 장식하였다. 공죽은 중국 전통 놀이기구의 하나로 마치 팽이와 요요의 합체버전이라 보면 되겠다. 그녀들의 화려한 공죽공연에 객석에서는 연신 탄성이 흘러 나왔다. TV에서도 종종 소개되었지만, 나는 하얼빈에서 유학할 때 처음 보았다.
당시 주말마다 번화가에 위치한 나이트클럽을 자주 방문하였는데, 특정 시간이 되면 특별 공연을 하였다. 주로 러시아 안무가들의 화끈한 무대가 소개되었지만, 가끔 공죽공연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그 때는 공죽공연이 반갑지 않았다.
"러시아 누나들이 훨씬 좋았어요!"
"사람돌리기!"
이름 그대로 사람을 돌리는 공연이다. 참고로 제주 서커스월드공연장에 출연하는 단원들은 모두 중국에서 건너 온 기예단원이다. 이미 각종 대회를 섭렵하고 제주도로 원정 온 에이스 중의 에이스였다.
"군대에서 저 스킬을 마스터하였다면 포상휴가는 원없이 나갔을텐데!"
"노노! 죄다 의무실 직행임!"
"정말 아름다워!"
다음 순서로는 비단천 공연이었다. 비단천을 가지고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들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남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공연인 거 같은데, 그들의 퍼포먼스에서 아름다움과 애절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무거운 사람은 절대 할 수 없겠는데?"
"일반인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사진으로만 보면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직접 보는 공연장에는 그저 아름다운 몸짓이었다. 물론 숙련된 기예단원들이기 가능한 것이다. 일반인들이 따라한다면 한 방에 훅 가지 않을까 싶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시길 바란다.
"이것도 군대에서 하면 포상휴가 갈 수 있겠는데요?"
"노노! 자살기도한다고 바로 영창 직행임!"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어!"
서커스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스릴 만점인 오토바이쇼였다. 처음에는 한 대가 들어가더니 마지막에는 총 7대가 원통 속에서 위험천만한 공연을 선보였다. 한 명이라도 실수한다면 대형사고로 이루어질 수 있기에 보는 내내 가슴을 졸이며 봐야만 했다.
"1시간이 금방이네요!"
총 공연시간은 1시간 남짓되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요즘 부쩍 무거워진 몸으로 인해 다이어트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데, 서커스로 단련된 단원들의 유연한 몸짓을 보니 운동 생각이 절로 드는 공연이었다. 모두 중국인들이기에 군대를 가지 않겠지만, 만약 한국인이라서 군대를 가게 된다면, 부대에서 인기폭발일 것이다.
"다이어트는 개뿔! 이제 밥먹으러 갑시다!"
"무슨 식당이 관광지 같아!"
중문 대포항에 위치한 자연산 활어회 전문점 해송이다. 이미 각종 매체와 인터넷에 자주 소개된 유명한 음식점이다 보니 음식을 접하기 전부터 기대만발이었다. 충분히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거나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 최고급 일식요리라니 행복 그 자체이다.
음식점 뒤편으로는 제주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올레 8코스와 연결되어 있었다. 올레 8코스를 걷는 관람객들은 해송을 쉽사리 지나치지 못할 거 같다. 그렇지만 워낙 인기 있는 음식점이기에 평일에도 예약은 필수이다.
"침묵이 흐른다!"
쉴 새 없이 떠들던 우리들도 이 시간만큼은 아무 말도 없었다. 누가 뺏어먹지도 않는데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말 없이 젓가락만 쉴 새 없이 놀렸다. 평소같으면 좀 더 신경써서 촬영을 했을텐데, 만사가 귀찮았다. 그저 눈 앞에 있는 싱싱한 회를 먹고 싶은 마음에 성실히 촬영에 임할 수 없었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예의가 아니죠!"
"이보다 더 푸짐할 순 없다!"
마지막으로 나온 알밥과 매운탕까지 싹 비운 다음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애연가에게는 필수인 식후땡을 하기 위해 가게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새 밖은 어둠으로 뒤덮혀 있었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명과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나를 반겨주었다. 그렇게 제주도에서의 첫날밤이 깊어져만 갔다. 성시경이 부릅니다.
떠나요 제주도 푸른밤 하늘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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