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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경주의 자랑!"
지난 주말 동생과 함께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보문야외공연장을 찾았다. 보문야외공연장에서는 경주시와 (재)경주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에서 주최, 주관하는 2010 보문야외상설국악공연이 한창이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보문야외상설국악공연은 10월 31일까지 매주 목, 금, 토, 일(9월은 토, 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다. 명색이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통신원인 나로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래야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걸그룹만 좋아하는 말년병장 동생은 가기 싫다며 투덜거렸다. 혼자 가도 상관은 없지만, 오랫만에 휴가나온 동생이기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온갖 옵션을 내걸며 회유하였다.
"같이 가자!"
"싫어!"
"맛있는 거 사줄게!"
"내가 사먹으면 돼!"
"가면 예쁜 누나들 짱 많아!"
"시동 걸어!"
"일단 취재요청부터 하고!"
공연장에 도착하자 스탭 분들이 공연 준비을 하느라 분주하였다. 그냥 자유롭게 사진찍으며 공연을 관람해도 무방하였지만 좀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스탭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오늘 공연하는 것들을 취재해도 되나요?"
"뉴규?"
"소리를 사랑하는 청년이옵니다!"
"오! 자네 마음에 드는군! 마음껏 취재하도록 하게!"
역시 예술을 하시는 분들은 무한감성인다. 흔쾌히 취재를 허락하였고 공연 내내 세심하게 배려해주시며 무한 친절을 베풀어 주셨다.
"자 이제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천년의 소리!"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에는 무용북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잠시후 무용북에는 아름다운 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등장하였다. 무용북을 중앙과 양 옆에 걸어놓고 추는 삼고무와 농악에 편성되는 소고잡이들이 추는 소고춤이 만나 천년을 이어가는 경쾌한 북소리를 이룬다.
"군인들도 울고 갈 완벽한 호흡!"
무용수들의 화려한 율동과 경쾌한 리듬이 관객의 신명을 자극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시작부터 뜨겁게 달구기 시작하였다. 투덜거리던 동생은 어느새 자리를 잡고 시종일관 진지하게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하였다.
"와우! 한쿡의 소리! 끝내줘요! 원더풀!"
관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외국인은 함께 온 지인에게 연신 원더풀을 외치며 좋아하였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까지 흐뭇해지는 순간이었다.
"포복절도 탈춤!"
이어지는 무대는 가면, 즉 탈을 얼굴에 쓰고 춤을 추는 탈춤이었다. 춤꾼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예로부터 풍자적인 내용을 담아 양반을 비판하거나 조롱하는 무용극의 형식이다. 자연스레 춤꾼들은 공연 내내 익살스런 춤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전통악기 가야금으로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가야금병창과 허튼춤으로도 불리는 입춤이 이어졌다. 오늘날의 병창은 판소리, 민요, 단가, 신민요 등 그 음률이 다양하다. 무대에서는 ‘심청가 中 화초타령’, ‘함양 양잠가’, ‘남도 방아타령’을 열창하였다.
"얼쑤! 흥이 절로 나는구나!"
실제 연주에는 사용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의 장구를 손에 들고 경쾌한 관현악 반주(이준호 曲 '축제 中 3악장') 에 맞춰 추는 창작 군무, 소요고는 장구의 다른 이름인 세요고(細要鼓)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상에 선녀가 내려온 거 마냥 아름다운 그녀들의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밖에도 전통 풍물굿과 관현악의 반주에 맞춰 추는 북춤으로 처음에는 진도북춤으로, 후반부에는 관현악 반주와 함께하는 경쾌한 가락과 율동으로 구성되어있는 독특한 군무인 천고와 한국 전통 춤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우봉 이매방’ 선생의 사풍정감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사풍정감은 학식 있고 고적한 선비들도 때로는 풍류에 흠뻑 젖어 그 흥을 즐긴다는 선비의 내면세계를 춤사위로 표출시킨 남성적인 기품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대미를 장식하는 부채춤!"
총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국악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다름아닌 부채춤이다. 김백봉 선생에 의해 탄생한 부채춤은 안무자에 따라 다양한 창작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민속무용 중 가장 화려한 춤답게 그녀들이 보여주는 율동에 맞춰 여러 가지로 변하는 부채의 모양이 실로 아름다웠다.
"어여와요!"
모든 공연이 마치고 무대 위에서는 관광객들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부모님 손잡고 온 어린 아이부터 파란눈의 외국인까지 모두 아름다운 한국의 소리에 매료되었다.
"김치!"
경주 보문관광단지 야외공연장으로 가면 국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분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야외에서 아름다운 우리의 소리를 만끽해보자!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펼쳐지는 국악 한마당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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