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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시간 후면 천안함 46용사의 영결식이 엄수된다. 지난 한달동안 국민들은 꿈많은 젊은 청춘들의 고귀한 희생에 눈물을 흘렀고, 진심으로 애도하였다.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군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남자라면 두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 오빠, 동생, 남자친구를 군에 빌려주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슴깊이 안타까워 하였고, 희생자 가족들과 같이 슬퍼하였다.
"그들은 모두 우리의 형제이자 든든한 아들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조국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 군복을 입게 되어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걱정은 훨씬 심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군복을 입어야만 하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여야만 한다. 위험하다고 다들 안간다면, 누가 우리나라를 지켜주겠는가?
"힘든 시기임에도 당당하게 입대한 그대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예전에는 자주 방문하였는데,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오랫만에 이기자 신병교육대 카페를 방문하였다. 전 군이 침통해있기에 카페 또한, 별다른 활동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나의 착각이었다. 그 곳에는 새로운 후배 장병들의 활동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차 있었다.
"내 조국은 내가 지킨다!"
불과 일주일 전에 입대한 햇병아리 같은 후배들의 모습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인상을 받았다. 걱정보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다.
훈련병 사진 밑에는 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댓글이 달려 있었다. 하나같이 밝게 격려하는 댓글이었지만, 정작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들을 군에 보내고 부모님은 단 하루도 편하게 주무시지 못한다. 정작 아들은 가족들이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정말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22개월, 길다면 여전히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이 서로에게 가장 애틋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한 통의 전화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고, 한 통의 편지가 힘이 되어 주고, 한 장의 사진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애국자이다!"
건강하게 키워주셔서 군에 입대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힘든 군생활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가족과 지인들, 그들 모두가 진정한 애국자이다.
전역하는 선배 전우들을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아니 오늘 영원히 떠나는 천안함 용사들을 보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후배들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든든하기만 하다.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본 적 없고, 알지 못하는 그들이지만, 단지 같은 부대, 같은 군인이라는 것 하나에 반갑고 마냥 좋기만 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 곳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 비록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이겠지만 항상 건강하고 밝게 생활하였으면 좋겠다. 오늘 떠나가는 용사들 또한, 같은 생각일 거라 확신하다. 누구보다도 조국을 사랑한 그들, 이제는 바다가 아니라, 높은 하늘에서 대한민국을 지켜줄 거라 믿는다. 하지만 간곡히 부탁한다.
"그러지 마십시오! 하늘에서는 모든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편하게 쉬십시오! 든든한 우리 후배들이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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